[땅집고] “3년 동안 수도권 전 지역을 꼼꼼히 임장(臨場·현장을 직접 다니는 것) 하고 나니 입지가 좋은 데 비해 가격이 저평가된 곳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2014년에는 1기 신도시가 그랬고, 지금도 지하철 분당선 주변 지역은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생각해요.”
‘너나위’란 필명으로 활동하는 김병철 작가는 최근 유튜브 땅집고TV에 출연해 자신의 부동산 투자 경험담과 성공하는 투자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평범한 월급쟁이에서 부동산으로 70억원대 자산가가 된 이야기를 담은 책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를 2019년 출간했고, 현재는 유튜브 채널 ‘월급쟁이 부자들 TV’를 운영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7년 전인 2014년 당시 아홉 살 자녀를 둔 40대 중반 회사 선배들이 정리해고 당하는 모습을 보고 부동산 투자 공부를 시작했다. 회사만 다녀서는 노후를 준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회사는 야근이 잦아 매일 오후 11시에 퇴근했는데, 부동산 공부 시간을 확보하려고 저녁 6시에 퇴근할 수 있는 곳으로 직장을 옮겼다. 이때 연봉은1500만원 정도 줄었다. 미래를 위한 준비에 이 정도 위험 감수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 책에서 임장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마침 옮긴 회사가 서울 강남에 있었는데, 강남에서 대중 교통으로 이동해 관심있는 부동산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3년간 강남에서 30분~1시간 내외로 이동할 수 있는 수도권 지역은 전부 돌아다닌 것 같다. 임장에서는 상권, 학교, 학원가 같은 편의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점이 입점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 3년간 지역별 특징과 가격을 전부 파악하고 숙지했더니 머릿속에 주요 30개 지역의 순위가 매겨졌다.”
☞[관련 영상 보기] 전세가율만 봐도 집 사야할때 보인다
-실제로 투자한 지역은 어떻게 선정했나.
“비슷한 입지 여건을 갖춘 곳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골랐다. 수도권 1기 신도시가 대표적이다. 특히 분당이 내가 생각한 조건에 딱 맞았다. 당시 서울 강서구와 분당 집값이 비슷했다. 강남 접근성만 놓고 보면 분당이 강서구보다 더 비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분당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받고 있다고 판단했다. 판교신도시와 동탄신도시에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다 보니 가격이 눌려있던 것이다.”
-그럼 지금 저평가된 지역은 어디라고 보나?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지금도 내가 했던 방식으로 어떤 지역이 저평가돼 있는지 판단 기준을 세울 수 있다. 지하철 분당선 인근 지역 중 아직 저평가된 지역이 있다고 본다. 투자에 앞서 반드시 현장을 찾아 눈으로 확인하고 결정하기 바란다.”
-집을 살지, 말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있다면?
“집값은 저렴할 때 사는 게 좋다. 집값이 저렴한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전세금은 실사용 가치가 반영된 금액이다. 같은 지역이나 같은 아파트에서 전세금이 매매가에 비해 높은 시기가 있다면, 해당 지역과 아파트가 실제 가치에 비해 저렴하다는 뜻이다. 앞으로 더 비싸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지금은 집을 사도 되는 시기인가?
“최근 임대차3법이나 신규 주택 공급 부족 등 다양한 이유로 전세금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전세가율이 80%를 웃돌았던 2016년과 비교했을 때 현재 전세가율은 낮다. 그만큼 일정부분 고평가된 것은 맞지만, 향후 10년 집값을 내다봤을 때 지금 사도 괜찮다고 본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화량이 늘고 물가가 오를수 밖에 없어서다.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 집값이 폭락했다. 하지만 현재 수도권 아파트는 전부 2008년 이전 고점 가격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2008년 당시에 이른바 ‘꼭지’를 잡았다고 해도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분명히 자산이 늘어났을 것이다.”
-집을 산다면 대출을 얼마나 받는 게 좋을까.
“매월 저축액의 절반 정도를 이자 상환에 쓰는 정도가 적당하다. 예를 들어 매월 150만원을 저축한다면 이자로 75만원 정도 지출하는 수준으로 결정하는 것을 권한다. 다만 현재는 과도하게 빚을 내서 살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 단기적으로 조정될 시기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집을 살 때 하락장에서 내가 부채에 대한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만 대출을 받아야 한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