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분양시장이 높은 초기 분양률을 기록하면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근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는 대구를 비롯한 일부 지방에서는 기대감이 내려앉는 양상도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발표한 8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이 HSSI 전망치 100을 웃돌았다. HSSI는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주택사업을 영위하는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상대로 매달 조사한다. 전망치가 100이상이면 긍정적이고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구체적인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109.5)·인천(103.3)·경기(106.6) 등 수도권의 분양시장이 여전히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100.0), 대전(105.0), 세종(105.8) 등 광역시들과 기타 지방들도 HSSI 100 이상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분양시장의 호조세는 실제 성적에서도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 아파트 초기 분양률 동향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지방의 지난 2분기(4∼6월) 민간아파트의 초기분양률은 96.1%다. HUG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10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합친 2분기 초기 분양률도 98.3%를 기록하며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초기 분양률은 분양 후 3~6개월 내 계약비율을 말한다.
반면, 대구 등 일부 지방에서는 초기 분양 성적과 전망치가 모두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대구의 지난 2분기 초기분양률은 98.6%로 지난 1분기보다 소폭 내려앉았다.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미분양 주택이 5월과 6월 1000가구 이상 나온 데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4월 86가구에서 5월 130가구, 6월 144가구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HSSI 전망치도 75.8로 지난달(89.2)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외에 경남(72.2)과 제주(75.0)의 분양경기도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전국적으로 분양 경기가 긍정적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공급이 많았던 대구 등 일부지역에서는 미분양 리스크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사전 대비책을 마련해 시장에 올 수 있는 악영향을 줄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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