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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까지 손 뻗었다…20대 '부모 찬스'로 내집마련 러시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1.08.09 09:25 수정 2021.08.09 11:08

[땅집고] 서울에서 20대 이하 아파트 매수 비중이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급등하고 전세금마저 크게 뛰자 빚을 내서라도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젊은 층이 많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 통계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거래 4240건 가운데 2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5.5%(233건)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원이 해당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9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땅집고] 서울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역세권 아파트인 '영등포 푸르지오'./네이버 지도


2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작년 10월(5.1%) 처음으로 5%를 넘겼고, 이후 작년 12월 5.3%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올해 1월(5.1%)과 2월(4.2%)은 하향 곡선을 그렸다. 그러다가 ▲3월 4.5% ▲4월 5.2% ▲5월 5.4% ▲6월 5.5%를 보이며 최근 2개월은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 자치구 별로 20대 이하 매수 비중은 영등포구(11.6%)가 10%를 넘겨 가장 높았고, ▲종로구(9.7%) ▲강남구(8.0%) ▲금천구(7.8%) 등의 순이었다. ▲서대문구(7.5%) ▲도봉구(7.4%) ▲구로·중랑구(7.1%) ▲서초구(6.5%) ▲노원구(6.1%) ▲관악구(6.6%) ▲강동구(5.5%) 등도 평균을 웃돌았다.

이전까지는 아파트값이 저렴한 외곽 지역과 오피스가 밀집한 도심 지역에서 20대 이하 매수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 등에서도 거래가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강남구의 경우 20대 이하 매수 비중이 3월 1.8%에서 4월 4.2%로 오른 뒤 5월 7.2%로 급등했고 6월 8.0%로 더 오르면서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85㎡) 가격이 이 평균 10억원을 넘긴 상황에서 소득이 없거나 자산이 많지 않은 10대·20대가 강남에 아파트를 마련하는 것은 부모의 도움 없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고소득을 올리는 20대라도 '부모 찬스' 없이 금융기관 대출만으로는 서울 집값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는 "자산이 부족한 20대가 서울에 아파트를 사려면 일단 대출을 최대한 끌어 목돈을 만들고 전세 낀 물건을 갭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부모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땅집고] 불필요한 탈세·편법 논란을 피하려 합법적인 증여를 선택하는 다주택자가 늘고 있다./조선DB


이른바 ‘부모 찬스’에는 각종 편법도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자녀에게 집을 사주려 부모가 자식과 차용증을 쓰고 공증까지 한 뒤 매달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증여세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언젠가 고가주택을 증여 또는 상속해야 하는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세대 분리된 자녀에게 증여를 하는 것이 종부세를 아끼는 길이라는 인식이 공유된 것 같다"며 "자산가들이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더 오르기 전에 빨리 증여하는 것도 이득이라고 판단하고 증여를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모찬스를 이용해 서울에 집을 마련하거나 증여로 고가의 아파트를 물려받는 20대도 있지만, 부모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어 전세 보증금 마련하기에도 벅찬 경우가 더 많다"며 "불법행위에 대한 감시 강화와 함께 충분한 주택 공급을 통해 집값 안정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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