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북가좌6구역에 '아크로' 승부수…문제는 공사비 +1000억?

뉴스 장귀용 기자
입력 2021.08.04 03:09
[땅집고] DL이앤씨는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재건축 시공사 입찰 제안서에 단지 단독 브랜드인 '드레브372'를 제안하면서 자사의 최고급 브랜드인 '아크로'를 적용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추가했다. 다만 아크로를 적용할 경우 공사비 재협상을 해야한다고 명시해 '미끼용 공약'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장귀용 기자


[땅집고]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이 치열한 수주경쟁을 펼치고 있는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장에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강남권 고급 아파트에 사용하는 브랜드인 ‘아크로(ACRO)’를 적용할 수 있다고 조합측에 제안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경쟁사인 롯데건설이 고급 브랜드인 ‘르엘(LEEL)’을 적용하겠다고 하자 DL이앤씨가 ‘맞불작전’을 펼친 것으로 해석된다.

북가좌 6구역은 북가좌동 372-1일대 노후 단독·다가구 주택을 헐고 아파트 1970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올해 서울 재건축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DL이앤씨는 북가좌6구역 입찰제안서에 원래 제안인 단지 브랜드 ‘드레브372’ 외에 수주 후 조합원들이 원할 경우 ‘아크로’를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수주 후 재협상을 통해 아크로 브랜드에 맞춘 공사비 증액을 전제로 한 제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업체에선 DL측이 “구체적인 가격 산출 관련 자료도 없어 ‘미끼용 공약’을 던진 것”이라고 평가 절하한다.

[땅집고]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위치도. /장귀용 기자


실제로 DL이앤씨가 조합측에 제안한 ‘아크로’ 브랜드 적용 제안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안서에 따르면 DL이앤씨는 “브랜드 기준에 맞춰 공사비 등을 재협상할 경우 아크로 브랜드를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을 뿐이다. 공사비 증액 범위나 브랜드명 외에 마감재 등 달라지는 요소와 가격은 나와 있지 않다.

업계에선 아크로 브랜드를 달기 위해 북가좌 6구역 사업을 강남권 재건축 단지 수준으로 공사하려면 조합에서 부담해야할 금액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는 ‘드레브372’를 적용한 제안서에 3.3㎡(1평) 당 공사비를 494만원을 제시했다. 총 공사비는 5351억원 규모다. 아크로 브랜드가 적용된 강남권 단지들의 평당 공사비는 아크로리버파크가 590만원, 아크로리버뷰 신반포가 523만원에 달한다. 올해 3월 새롭게 수주한 부산 우동1구역에서는 ‘아크로’ 브랜드 적용과 함께 평당 609만원의 공사비가 책정됐다. 만약 580만~600만원대로 공사비가 올라가게 되면 증액되는 공사비가 1000억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한 조합원은 “고급 브랜인 아크로를 달면 좋기야 하지만, 시공사가 같은 값에 공사를 하겠다는 것도 조합이 1000억원이라는 돈을 더 내야 하면 좀 다른 문제”라며 “시공사 선정 전에 브랜드에 따른 공사비가 얼마나 되는지 명확하게 알려주면 조합원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측은 북가좌6구역에서 자사의 고급 브랜드인 ‘르엘’을 사용하면서 평당 488만원 공사비로 총 4936억원(대안기준)을 제시했다. DL측 보다 공사비가 400억원 이상 낮다. 여기에 아크로 브랜드를 사용하기 위해 공사비를 증액하면 공사비 차이는 더 커진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투명하게 브랜드와 시공비를 공개하지 않으면, 나중에 조합과 시공사가 결국 소송전을 벌이며 갈등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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