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미분양 주택도 사실상 ‘제로(0)’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에는 장기 미분양 주택이 60가구 이상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서울의 미분양 주택이 총 65가구로 지난달(71가구)보다 6가구 감소했다.
미분양으로 남은 65가구 주택은 어떤 주택일까. 집값과 전·월세가 동시에 폭등해 아수라장이 된 서울에서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주택은 어떤 주택인지 땅집고가 취재했다. 그 결과 현재 서울에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아파트는 ‘초소형 원룸’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아파트이긴 하지만 통상적인 개념의 ‘아파트’와는 다소 차이가 있고, 소형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에 더 가까운 주택이다.
서울시 통계상으로 6월 미분양 주택 65가구 중 64가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다. 아파트와 도시형 생활주택 총 3곳(47가구)에서 발생했다. 단지는 ▲구로구 오류동 다원리치타운(17가구) ▲강동구 천호동 현진리버파크(9가구) ▲길동 경지아리움(38가구)다. 이 중 17가구는 도시형 생활주택 ‘다원리치타운’이고 아파트는 ▲강동구 천호동 현진리버파크(9가구) ▲길동 경지아리움(38가구) 총 47가구다. 아파트 미분양 47가구는 전부 13~14㎡ 크기 원룸 주택형이었다.
전달 미분양 주택(71가구)에서 소진된 6가구 역시 모두 도시형 생활주택인 ‘다원리치타운’ 매물로, 36㎡(1가구)·37㎡(3가구)·40㎡(1가구)·44㎡(1가구) 주택형이 소진됐다. 원룸 아파트보다 2룸 이상의 빌라 매수세가 더 높았던 셈이다.
아파트에 해당하는 천호동 ‘현진리버파크’나 길동 ‘경지아리움’의 경우 사실상 오피스텔이나 빌라 원룸과 큰 차이가 없다. 통상 원룸형 주택은 실거주자들이 매입하기보단, 임대사업자 또는 투자자들이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분양은 남은 주택의 가격은 주변 시세와 입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길동 ‘경지아리움’ 14㎡은 현재 시세가 2억2000만원 수준인데, 주변 도시형 생활주택 가격은 1억2000만~1억5000만원 정도에 매물이 나와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서민들이 직접 거주할 목적으로 구입할 만한 방 2개 이상의 미분양 아파트가 많았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1월까지는 서울에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116가구 있었다. 하지만 작년 2월 91가구로 줄어든 이후 급감해 작년 6월엔 58가구로 반토막이 났고, 현재까지 초소형 원룸 아파트 47가구만 남은 상태다. 작년 10월 이후엔 방이 2개 이상인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1가구도 없었다.
원룸형 아파트가 미분양으로 남은 데에는 정부의 규제도 원인이다. 현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주거형 오피스텔도 주택 수에 넣어 중과세한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들은 집을 한 채만 남기고 팔거나, 자식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룸형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절대적인 가격 상승폭은 작으면서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러다보니 원룸형 아파트나 도시형 생활주택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이런 상품을 외면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미분양 주택 중 유일하게 ‘준공 전 미분양 주택’은 광진구 자양동에 8월 중 입주를 앞둔 ‘자양호반써밋플레이스’ 84㎡ 단 1가구인데, 이 주택은 이미 계약이 끝났고, 통계상으로만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조합 관계자는 “통계에는 포함됐지만, 현재 팔려서 거래할 수 없다”고 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경영과 교수)는 “오피스텔도 방이 2개 이상인 경우는 실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어 사실상 서울에선 미분양 아파트는 한 채도 남아 있지 않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실거주, 투자, 세금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초소형 원룸 아파트만 미분양으로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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