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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최악인데…'학군 수요'에 전세시장 초긴장

뉴스 장귀용 기자
입력 2021.08.03 03:37
[땅집고]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6단지는 이달 23일 전용 95㎡가 12억원에 전세 계약됐다. /박기홍 기자


[땅집고]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6단지. 이 아파트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95㎡(이하 전용면적) 기준 6억7000만~8억원에 전셋집을 구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10억원 이하 매물은 아예 나오지 않는다. 지난 7월23일 이 주택형은 12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현재 호가도 12억원 수준으로 올랐다. 목동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해마다 이맘때면 새 학기에 맞춰 목동 이사 수요가 늘어나긴 하는데, 올해는 유독 심하다”며 “전세 내놓는 집주인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을 고려해 이전 보증금보다 50% 이상 높은 금액을 부르는게 다반사”라고 말했다.

작년 7월 임대차 3법 도입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급등하는 가운데 이른바 ‘8월 전세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임대차3법 이후 전셋집을 내놓는 집주인이 크게 줄고, 올해부터 입주 물량도 감소하는 상황에서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전세 상승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탓이다. 해마다 8월은 여름 방학을 이용해 학군 선호 지역으로 이사하려는 학부모가 늘어나는 시기로, 올해는 유독 그 여파가 크게 나타나면서 전세 구하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학군 이사 수요에 목동 아파트 전세금 급등

지난달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전주 대비 0.16% 올랐다. 서울의 주간 전세 상승률은 올해 4월 0.03% 수준으로 안정되는 듯 보였지만, 7월 첫주부터 0.11%, 0.13%, 0.15%, 0.16% 등으로 점차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4주차 상승률은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 첫주(0.17%)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았다.

[땅집고] 1986년부터 올해까지 월간 평균 전세상승률 추이. /KB부동산


전문가들은 8월 들어 서울 전세금 상승세가 더욱 가파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통상 연중 전세 상승률이 가장 높은 시기는 새 학기가 시작하는 2~3월과 8~9월이다. 특히 목동이나 강남 등 학군 선호 지역으로 이사하려는 학부모가 많아 인기 학교로 배정받을 수 있는 지역의 아파트는 품귀 현상을 빚기도 한다.

실제로 목동이 속한 양천구의 경우 7월 하순부터 전세금 상승세가 뚜렷하다. 양천구 전세금 상승률은 7월 셋째 주 0.25%로 전주(0.07%)대비 3배 이상 뛰어올랐다. 넷째 주에도 0.29%로 상승폭을 키우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역시 학군 수요가 많은 노원구와 서초구도 각각 0.23% 상승률을 기록했다.

■ 입주량 줄어드는데 재건축 이주까지 겹쳐

올 한 해는 임대차3법에 따라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른 상황에서 아파트 입주도 감소하는 탓에 전세금 상승률이 유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 7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률은 7.51%로 최악의 전세난이 벌어졌던 2011년(연간 13.4%)의 상승률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서울 서초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재건축 단지 이주로 인한 국지적 전세난마저 심각하다. 서초구에서는 반포주공1단지3주구가 전세난 우려로 이주시기를 9월로 늦추기로 했다. 학군 이주와 겹치면 지역에 따라 전세 품귀 현상이 더 심해질 우려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주로 인한 전세금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3법이 오히려 전세난을 부추길 우려가 높다고 지적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8월에는 학군 전세 수요가 더 증가하는데 이렇게 집을 옮기는 사람이 많아지면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 신규 계약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된다”며 “당장에 임대차보호법으로 전세 안정을 시키기는 어려운 만큼 전세난 해소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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