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더 터졌다…서민 비빌 만했던 6억 이하 아파트값 폭발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1.07.22 03:15

[땅집고] “현재 6억원 이하에 나와있는 아파트 매물이 한 건도 없습니다. 6억원 이하로 나오면 사겠다는 사람은 줄을 서고 있어서 나오는 대로 곧장 팔리고 있어요.”(서울 노원구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서울에서 ‘매매가격 6억원 이하’ 아파트 씨가 마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서울 집값이 크게 올라 저가 주택이라도 내 집 마련하겠다는 수요자가 줄을 선데다, 고가 주택과 달리 6억원 이하 주택은 여전히 세금·대출 규제 우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매수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확대도 6억원 이하 주택에 적용됨에 따라 이 같은 추세가 더 강화될 전망이다.

[땅집고] 이달부터 적용된 개인별 대출 규제. / 손희문 기자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월 초 서울에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가 25만9785가구에서 지난달 말 17만6186가구로 32.2% 감소했다. 광진구의 경우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가 829가구에서 188가구로 줄어 감소율이 77.3%에 달했다. 은평구(-58.6%), 동작구(-54.6%), 강동구(-53.9%)도 시세 6억원 이하의 아파트가 절반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시세 6억원 이하 서울 아파트 비중은 20.2%에서 14.4%로 5.8%포인트 떨어졌다.

정부는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6억원 이하 주택에만 각종 대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 2.7%대 금리로 30년 대출이 가능한 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 주택(연소득 8500만원 이하)에만 가능하다. 무주택 서민이 투기과열지구에서 6억원 이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LTV를 완화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달부터는 투기과열지구에서 LTV 우대가 기존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더 늘어난다. 6억원 이하 주택을 매매할 때 최대 60%까지 대출이 가능해진 것. 이에 따라 보금자리론의 가구당 대출 한도도 3억원에서 3억6000만원으로 높아졌다.

이달부터 강화된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6억원 이하 주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담보대출 규제는 규제 지역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 DSR 40%를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전까지 투기과열지구 9억원 초과 주택에 적용되다가 범위가 확대됐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 40%를 넘지 못한다는 것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땅집고]서울 시중 은행 모습. / 조선DB


이에 따라 이달 1일 이후 서울 중저가 아파트가 이전 거래가격보다 5000만원 이상씩 급등해 거래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청암2단지’ 59㎡는 지난 1월 5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달 1일 6억원에 팔려 매매가격이 5000만원 상승했다. 금천구 가산동 삼익아파트 59㎡는 지난 3월 5억2500만원에서 6800만원 오른 5억9300만원에 거래됐고, 구로구 고척동 경남2 단지 같은 주택형 역시 지난 1월 5억3000만원에서 6000만원 올라 이달 5억9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땅집고] 올해 7월 서울에서 거래된 59㎡ 9채 중 4채가 올초보다 약 5000만원 이상 올라 6억원대에 가격이 형성됐다.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 집값 상승 기대심리 팽배…“규제해도 안 먹힌다”

전문가들은 7월부터 시행된 대출 규제처럼 6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집중된 규제는 오히려 서민이 접근 가능한 6억원 이하 아파트 집값을 끌어올리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집값이 계속 오르다보니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서민들은 6억원 이하에 집중된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DSR처럼 6억원 초과 주택 대상으로 한 규제가 계속되면,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도 풍선 효과를 노리고 6억원 이하 주택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DSR 규제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1억원 이상 대출시)에는 적용되지만 전세 대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높은 전세금을 바탕으로 한 이른바 갭 투자자들도 저가 주택 매수에 가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상반기 주택가격을 주도한 지역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서울 외곽지역이었는데, 이번 규제로 외곽지역 6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이 더 탄력을 받는 국면”이라며 “지금까지 서울 외곽에 그나마 6억원 이하 주택이 많이 분포했는데, 하반기엔 이마저도 찾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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