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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폭탄'에 휘청…치솟던 성남 전세금 순식간에 추락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1.07.21 02:54
[땅집고] 최근 3개월 성남시 분당구 전세금 주간 상승률. /한국부동산원


[땅집고] 최근 전국적으로 전세금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유독 경기도 성남시 전세금 하락세가 두드러져 주목된다. 지난 5월 이후 분당구의 1990년대 입주 아파트와 판교 주변 비역세권 단지 중심으로 전세금이 많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대장지구에 5000가구 넘는 신규 아파트가 한꺼번에 입주하는 이른바 ‘입주 폭탄’이 터지면서 주변 전세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땅집고] 올해 판교 대장지구 입주 아파트. /손희문 기자


■ 판교 대장지구에 10곳, 3833가구 대거 입주

성남시에는 올해 분당구 중심으로 아파트 13개 단지, 총 6771 가구가 입주한다. 이는 지난해(5132가구)에 비해 33% 늘어난 것. 특히 올 초 집들이를 시작한 판교 대장지구에서만 연말까지 10개 단지, 총 3833가구가 대거 입주에 들어간다.

대장지구는 판교신도시에서 남쪽으로 3km 떨어진 분당구 대장동 일대에 조성한 도시개발지구다. 지난 5~6월에만 7개 단지, 총 3559가구가 입주했다. 지난 5월 첫 입주한 ▲판교퍼스트힐푸르지오(529가구, 1·2블록) ▲힐스테이트판교엘포레(251가구, 4블록) ▲판교더샵포레스트(448가구, 11·12블록)를 시작으로 나머지 단지도 오는 11월까지 입주할 예정이다.

[땅집고] 판교 대장지구 위치도. /조선DB


대장지구에 신규 아파트가 쏟아지면서 분당구 전체 아파트 전세금을 끌어내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분당구 아파트 전세금은 올 3월 중순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장지구가 본격 입주하기 직전인 지난 4월부터 이달 20일까지 누적 변동률은 -0.57%로 수도권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매매가격도 상승 폭이 확연히 줄었다. 올 초부터 지난 3월까지는 매달 평균 0.3% 안팎 상승률을 보였지만, 4월부터 현재까지 0.1% 내외로 주춤한 상황이다.

대장지구와 생활권이 겹치면서 역세권에서 먼 단지 중심으로 전세금이 빠지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 인근 분당구 삼평동 ‘봇들마을1단지 판교신미주’ 83㎡(이하 전용면적)는 올 초만해도 8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달에는 6000만원 하락한 8억원에 계약됐다. 현재는 7억2000만~8억3000만원에 매물로 나와있다. ‘봇들마을4단지 휴먼시아’ 85㎡도 올 초 8억3000만원에서 지난달 7억4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대장지구는 지하철역이 없는 것이 큰 단점이지만 용인~서울고속도로를 이용한 도로 교통은 좋은 편이다. 현지에서는 분당구 일대 전세 세입자들이 교통이 다소 불편해도 새 아파트인데다 주거 환경이 쾌적한 대장지구로 옮겨가면서 분당구 전세금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한다. 삼평동 J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입주가 한창인 대장지구 84㎡ 아파트 전세금 평균이 6억5000만~7억원대로, 분당구 일대 구축 아파트 전세금보다 저렴하다”며 “분당구 일대 집주인들이 전세를 내놔도 물건이 나가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했다.

분당신도시 정자동에서는 준공 25~30년 안팎 아파트 전세금이 하락세다. 정자동 ‘상록임광보성’ 84㎡는 전세난이 한창이던 작년 말에는 9억원까지 계약됐지만, 지난달 7억4000만원, 현재 7억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정든우성6단지’도 48㎡가 지난해 말 4억5000만원에 계약됐지만, 이달까지 계약된 총 24건 중 이 금액을 넘어서는 전세 계약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세 매물 호가는 4억~4억2000만원 선이다.

다만 상반기에 5000여 가구 입주 물량이 쏟아진 만큼, 하반기에는 전세금 하방 압력이 지속되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분당구 전세금은 7월 첫째주 0.21% 하락에서 둘째주 0.07% 상승으로 돌아섰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성남시의 하반기 입주 물량이 2000여 가구로 상반기(4734가구)대비 반토막으로 줄어 전세금 하락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며 “다만 내년 이후 입주 물량이 2022년 7000여 가구, 2023년 3500여 가구로 많은 편이어서 장기적으로는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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