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아파트 ‘필레스트레데트 77-79’(Pilestredet 77-79)
[땅집고] 노르웨이 필레스트레데트 지역에 아파트 ‘필레스트레데트 77-79(Pilestredet 77-79)’가 있다. 이 단지는 77·78·79 등 총 3동으로 구성됐다. 3동 중 5층짜리 2동은 사각기둥 모양이고 6층짜리 1동은 귀퉁이가 잘린 삼각기둥 모양이다. 건물 외형은 3동이 모두 다르지만 창문 위치와 모양이 같아 건물 간 통일감이 생겼다.
◆ 건축개요
건축가 : 라이울프 람스타드 아키텍터(Reiulf Ramstad Arkitekter)
위치 : 노르웨이, 오슬로
연면적 : 7100㎡
준공 : 2020년
사진작가 : 이바르 크발(Ivar Kvaal), 라이울프 람스타드 아키텍터(Reiulf Ramstad Arkitekter)
◆ 건축가가 이 집을 지은 의도는…
이 아파트 주변에는 1800~1900년대 지은 집들이 자리잡고 있다. 건축가는 주변 환경과 조화를 고려해 고전적인 멋을 살리면서도 도시의 세련됨을 추구하고자 했다. 아파트 외관과 실내공간으로 통하는 복도에서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 아파트 복도를 잇는 계단에는 이 아파트의 조형적 특징을 담았다.
■ 현대과 전통이 공존하는 아파트
건축가는 이 아파트 외관을 직접 구워 제작한 벽돌로 마감했다. 수제 벽돌을 사용해 표면에 제각각 다른 질감이 표현됐다. 공장식으로 만든 재료가 아니라 전통적인 건축물같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아파트 내부에는 현대적인 건축 재료를 사용했다. 현관으로 통하는 복도 벽면은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했고 난간은 유리로 만들었다.
■ 조형적 특징을 강조한 계단
이 아파트만의 독특한 건축적 특징은 목재로 된 계단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건축가는 층과 층 사이 복도를 잇는 계단 밑면을 삼각형 면으로 이어붙였는데 구겨진 종이를 연상시킨다.
실내 중앙에 배치한 목재 계단 위로 천창(天窓)을 내서 채광이 잘 될 수 있도록 했다. 천창에서 쏟아지는 햇빛 때문에 생긴 그림자가 계단의 조형적 특징을 더 돋보이게 한다.
■ 테라스·복층 등 다양한 내부 구조 갖춰
필레스트레데트 77-79에는 주택형이 다양하다. 침실과 거실 겸 주방만 있는 주택, 테라스를 포함한 주택, 복층 주택 등이다. 낮은 층은 주로 중소형으로 구성했고 높은 층은 중대형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