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및 각종 교통 호재로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값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강남 일대 초고가 아파트 실거래가격도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며 주택 가격 천장을 높이고 있다. 지난 2·4대책 발표이후 다소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집값이 다시 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최근 8주 연속 0.1%대 상승률을 이어가며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2월 첫째 주까지 0.06%에서 0.10%까지 매주 상승 폭을 키우다가 수도권 3기 신도시 추가 공급 계획이 담긴 2·4 대책 발표 이후 오름폭이 줄었다. 4월 첫째 주엔 0.05%까지 안정됐다. 하지만 4월 이후 매주 상승 폭을 키우며 지난주에는 0.15% 올라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주택동향 통계에 따르면 강남구의 1㎡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2335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2년 전(1770만원)보다 564만원 올라 상승액 기준으로도 서울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국민주택 규모인 85㎡ 아파트로 따지면 2년 사이 약 15억원에서 19억8000만원으로 5억원 가깝게 올랐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8차 210㎡는 지난 9일 66억원(15층)에 팔려 2년 전(43억8000만원·15층)보다 무려 22억2000만원 올랐다. 1년 전(47억8000만원·5층)과 비교하면 18억2000만원 올랐다

강남구에 이어 서초구의 1㎡당 아파트값이 2074만원, 송파구가 1699만원으로 조사돼 강남 3구가 1~3위를 모두 차지했다. 송파구는 2년 전(1181만원)과 비교하면 85㎡ 아파트값이 10억원에서 14억4000만원 수준으로 올랐고, 서초구는 2년 사이 13억2000만원에서 17억6000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상승액 기준으로 보면 송파구는 2위, 서초구는 4위다.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값도 많이 올랐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 중심으로 상승했다.

KB의 1㎡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올 상반기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크게 뛴 지역은 도봉구로, 6개월 동안 상승률이 17.5%에 달했다. 이어 노원구(16.1%), 동작구(12.9%), 구로구(11.7%), 강동구(11.4%) 등의 순으로,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상계주공6단지 58㎡는 지난 6일 9억원(12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작년 12월(6억5천만∼7억4천만원) 이후 6개월 만에 1억6000만~2억5000만원 올랐다.

마포구(10.7%), 관악구(10.5%), 양천구(10.3%), 성동·강서구(10.2%) 등도 10% 넘게 상승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의 한강변·재건축 추진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가격 천장을 크게 높여 놓자 비강남권 아파트값이 아직 저렴하다고 느껴지는 착시현상이 있다”며 “여기에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값이 서울에 못지않게 오르면서 서울 집값이 더 오를 여력이 있다는 심리가 작용해 중저가 아파트값이 가격 키 맞추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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