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층별로 용도를 분리한 정육면체 ‘르릭 하우스(Röhrig House)’
[땅집고] 독일 진치히 라인강 유역에 건축스튜디오 헤트벡이 조성한 전원마을이 있다. ‘르릭 하우스(Röhrig House)’는 이 중 한 작품이다. 건축가는 이 집을 정육면체 형태로 계획했고 외관은 노출콘크리트로 마감했다. 덕분에 다소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정육면체 집이 나름대로 개성을 갖췄다.
◆ 건축개요
건축사무소 : 스튜디오 헤트벡(Studio Hertweck)
위치 : 독일, 진치히
연면적 : 182㎡
시공기간 : 2016~2020년
사진작가 : 빌트파크/베이트 란트베어, 콜론(Bildpark/Veit Landwehr, Cologne)
◆건축가가 이 집을 지은 의도는…
이 집은 산비탈 경사지에 자리잡은 4층 주택으로 층별로 기능을 철저히 분리한 것이 특징이다. 주 출입구는 1층에 있다. 건축가는 1층에 차고와 창고를 배치했다. 야외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2~4층이 건축주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이다. 건축주 부부와 자녀 간 개인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기 위해 생활 공간을 분리했다. 가족 생활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설비를 한쪽에 몰아넣은 것도 특징이다.
■ 자녀 공간과 부부 공간 분리
2층에는 자녀를 위한 공간을 배치했다. 자녀가 사용하는 침실과 화장실이 있다. 건축주 부부를 위한 침실과 욕실은 4층에 배치했다. 4층에는 오피스 공간도 있는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꾸몄다.
3층에는 거실이 있다. 거실은 야외 테라스와 정원으로 연결된다. 야외 테라스에서는 계곡을 조망할 수 있다. 정원은 야외 계단과 이어진다. 계단은 건물 우측에 있고 2층부터 4층까지 연결된다. 야외 계단과 옥상 테라스에서도 마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 설비를 한 공간에 몰아넣은 건물
건축주는 내·외부 모두 넓은 공간을 확보하길 원했다. 이를 고려해 건축가는 건물 중앙 기둥에 집 안에 사용한 모든 설비(수도관·환기구·전기 등)를 몰아넣었다. 덕분에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