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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몰려가자 미친듯 폭등…서울 집값 꼴등의 반란

뉴스 손희문 기자
입력 2021.07.12 12:08
[땅집고] 서울 노원구와 도봉구 일대 아파트. /조선DB


[땅집고] 지난 1년간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가파르게 뛴 지역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었다. “지금 아니면 집 못 산다”는 이른바 패닉바잉 현상이 거세지며 중저가 아파트가 많았던 이 지역에 매수세가 쏠린 것. 재건축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각종 개발 호재가 많은 것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서울에서 3.3㎡(평)당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곳은 도봉구였다. 작년 6월 2135만원에서 지난달 3011만원으로 41% 상승했다. 도봉구는 1년 전만 해도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아파트값이 저렴했다. 하지만 지난달엔 은평구(2981만원), 강북구(2920만원), 중랑구(2813만원), 금천구(2661만원)를 제치고 21위에 올랐다.

도봉구 창동 주공17단지 전용면적 49.94㎡는 지난달 1일 최고가인 6억4700만원(3층)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지난해 6월 18일 4억원(5층)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2억5000만원 가까이 오른 셈. 방학동 ‘우성아파트2’ 전용 84.98㎡는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3억5500만원에 팔렸는데, 올해 5월에는 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도봉구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도봉구에서는 창동뿐 아니라 쌍문동, 방학동에서도 재건축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땅집고]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땅집고


같은 기간 노원구는 3.3㎡당 2471만원에서 3464만원으로 40% 올라 두 번째로 상승률이 높았다. 노원구 아파트값은 작년 6월 서울 25개 구 가운데 20위였으나, 지난달엔 17위에 올랐다. 노원구는 강서구(3610만원), 동대문구(3568만원), 서대문구(3509만원), 성북구(3488만원)와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이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전용 58㎡는 지난달 8억7000만원에 팔려, 1년 전(6억1500만원)보다 2억5000만원 급등했다. 월계동 한진한화그랑빌 전용 84.97㎡는 지난달 17일 10억5000만원(16층)에 팔려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6월 10일 같은 면적 15층이 8억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약 1년 새 2억5000만원 뛴 것.

강북구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1년간 31% 올라(2237만원→2920만원) 서울에서 세 번째로 상승률이 높았다.

[땅집고] 서울 6억원 이하 아파트 수 변화./손희문 기자


노도강 아파트 가격이 오른 데는 저렴한 중소형 아파트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시세 6억원 이하 서울 아파트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분의 2 이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노·도·강 아파트값 상승세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강남권과 도심부 고가 주택에 집중된 것에 따른 풍선효과"라며 "서울 아파트값이 대폭 상승하면서 구매력에 한계를 느낀 중산층과 서민층이 상대적으로 싼 중저가 아파트 매수에 뛰어든 결과”라고 했다.

☞[관련기사] 文정부4년, 서울에6억이하 중저가 아파트60만가구 사라졌다

이 같은 패닉바잉은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5090건 중 20대 이하 매수비중은 5.4%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였다. 30대도 36.7%로 매수 비중 1위였다. 30대 이하 젊은층 거래비중을 합산하면 42.1%에 달한다.

[땅집고] 최근 수도권에서 빌라 매매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빌라 밀집지역. /장귀용 기자


전문가들은 패닉바잉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무주택자라면 매수 희망 아파트 몇 곳을 정해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가 급매물이 나오면 사는 방식이 괜찮지만, 패닉바잉은 금물”면서 “빌라 매물까지 묻지마 매수가 관찰되는데 서울 집값이 역대 최장기간 상승한 만큼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윤주선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은 근본적으로 10여 년 전부터 이어진 공급 중단 영향이 크다”며 “앞으로 민간 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는 시그널을 줘 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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