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강동구 길동에서 최근 분양한 ‘엘리아트 강동’ 오피스텔은 99실 규모다. 성동구 용답동 ‘장한평역 퀀텀뷰’ 역시 99실로 짓는다. 양천구 신정동에서 공급된 ‘더 넥스트 목동’ 역시 마찬가지로 99실로 이뤄졌다.

최근 오피스텔 분양이 활발한 가운데 수도권 오피스텔이 대부분 ‘99실’ 규모로 지어져 관심이 쏠린다. 오피스텔도 아파트처럼 대체로 규모가 클수록 인기가 많지만 100실을 넘는 오피스텔은 찾기 어렵다. 약속한 듯 99실짜리 오피스텔이 분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동산 업계에서는 99실 오피스텔이 대세로 떠오른 이유를 “전매 제한을 받지 않는 오피스텔의 최대 규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에서 분양하는 100실 이상 오피스텔은 소유권이전등기일 전까지 전매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전매제한을 받지 않는 99실 규모의 오피스텔이 ‘틈새 시장’으로 등장한 것.

건축물분양법 시행령이 100실 이상 오피스텔의 전매제한을 규정한 것은 2008년부터다. 하지만 이 법은 투기과열지구를 대상으로 한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근까지 실제로 적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다 2018년 1월23일 이 시행령 개정으로 투기과열지구뿐 아니라 조정대상지역에까지 100실 이상 전매 제한 규정이 생겼다. 여기에 지난해 6·17 대책으로 수도권 대부분이 조정대상지역이 되면서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까지 ‘99실 오피스텔’이 늘어나게 됐다.

이로 인해 최근 ‘99실’ 오피스텔 단지들은 전매 제한이 없어 계약 후 바로 분양권을 팔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한다. 강동구 ‘엘리아트 강동’이나 성동구 용답동 ‘장한평역 퀀텀뷰’ 등이 “전매제한 없는 오피스텔”임을 내세우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인 수원 권선구에서 분양한 ‘호매실 루리안’ 등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과 함께 계약지원금과 취득세 지원까지 내세웠다.

소비자들이 전매가 가능한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만큼 건설사 입장에서는 미분양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아파트의 경우 준공연한이 길어져도 거래가 잘 이뤄지지만, 오피스텔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은 특히 분양 받은 직후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분양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최근 규제지역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은 미달 성적을 받은 경우가 많다.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인 시흥시에서 분양한 594실 규모의 시화 MTV 마리나큐브 오피스텔도 단 52가구만 분양을 신청해 모든 타입 미분양됐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오피스텔은 공급 과잉과 세금 규제 강화 때문에 분양 완판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행사 입장에서는 미분양 단지라는 꼬리표가 붙을수록 계약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분양 규모를 줄이더라도 99실 오피스텔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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