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남부의 인구 밀집지역인 관악구가 주택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관악구 곳곳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관악구 주요 지역을 남북으로 연결하며 열악한 교통환경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가 높은 경전철 신림선은 내년 상반기 개통을 앞두고 있다.
관악구는 도로 교통이 열악하고 낡은 주택이 많고, 소규모 다세대·아파트가 뒤섞인 난개발로 인해 그동안 주거지로서 선호도가 낮았다. 하지만 위치만 볼 때 지하철 2호선으로 강남과 바로 연결되는 지역이다. 하지만 위치만 볼 때 지하철 2호선으로 강남과 바로 연결되는 지역이다. 정비사업을 통해 주거 환경이 개선되면 수요도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높다. 땅집고는 관악구의 주요 개발 지역의 현황과 개발 전망을 시리즈로 분석한다.
[관악구의 변신] ④관악구 대표 교통 오지 난곡동, 난곡선으로 빛 보나
서울 관악구 남쪽인 난곡동·미성동 일대는 관악산 자락을 낀 주택가로, 1960년대부터 무허가 판자촌이 형성되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불렸던 곳이다. 관악구 여러 지역 중에서도 대지 경사가 가장 가파르고 낙후한 주택이 밀집한 곳으로 유명하다. 관악구 핵심 교통수단인 지하철 2호선까지 거리가 1~3km 떨어져있는 데다 도로가 좁아 버스를 이용하기도 불편한 곳이 많다.
이 일대에서 추진 중인 ‘난곡선 경전철’은 관악구 남부지역의 입지를 크게 변화시킬 전망이다. 난곡선은 서울 관악구 난향동 난향초교에서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공원까지 남북 4.08km 구간을 연결하는 경전철로 총 5개 역이 들어선다. 보라매공원역에서 신림선 경전철과 만나 영등포구 여의도동 샛강역(전철9호선)까지 이어진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로 이르면 2026년 개통할 예정이다.
현재는 난곡선 종점역(예정) 인근인 난향초교에서 2호선 신대방역까지 가려면 버스로 20분 넘게 이동해야 하고 출퇴근 시간엔 30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난곡선 경전철이 놓이면 10분 이내에 도착 가능하다. 신대방사거리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해 강남까지 기존에는 총 1시간 정도가 걸렸지만 난곡선이 놓이면 약 40분으로 이동 시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 난곡선 호재에 반년 사이 집값 1억원 급등
난곡선의 정차역 위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난곡초교, 난곡우체국, 난곡사거리 인근에 각각 신설역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난곡선 예정 신설역 주변에 있는 기존 아파트나 빌라 등은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 동안 역세권에 있는 주요 아파트들 중심으로 약 1억원 넘게 집값이 급등했다.
난곡선 종점역이 될 난향동 난향초교 일대에는 총 3000여 가구 규모 ‘관악산 휴먼시아1~3단지(2008년 준공)’와 ‘신림푸르지오2차(2007년 입주·349가구)’가 대표적인 단지로 꼽힌다. 지난 5월 ‘신림푸르지오2차’ 아파트는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말(7억5000만원)과 비교해 1억2000만원 뛰었다. ‘관악휴먼시아2단지’ 84㎡는 8억1500만원(10층)에 거래돼 역시 올해에만 1억원 넘게 올랐다.
난곡초교와 난곡우체국 인근은 현재 교통이 불편하고 주거환경이 열악한 편이어서 관악구에서도 아파트값이 저렴한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난곡초교 인근 ‘신림건영2차(1988년 입주)’ 아파트는 73㎡는 지난 1월 4억9000만원에서 5월 5억7000만원으로 올랐다. 종점역에서 1정거장 떨어진 난곡초교 인근 ‘신림건영2차(1988년 입주)’ 아파트는 73㎡는 지난 1월 4억9000만원에서 5월 5억7000만원으로 올랐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난곡선은 관악구에 놓이는 신림선, 서부선 경전철 등과 함께 실현될 경우 지역 일대 교통 개선 효과가 큰 편에 속한다”며 “현재 교통이 워낙 열악하기 때문에 경전철 개통만으로도 주택가 전반의 입지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난곡동 일대는 난곡선 외에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계획이 없어서 관악구의 다른 개발 지역과 비교했을 때 큰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무리라는 시각이 있다. 유일하게 공공방식의 개발 사업이 추진 중인 ‘미성건영1차’의 공공재건축 시범사업 후보지로 꼽혔지만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개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난곡선이 착공하기까지 넘어야할 과정도 많다. 앞으로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마쳐야 착공이 확정되는데, 지금까지 경전철 사업의 사례를 보면 중간에 무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 소장은 “난곡선이 개통하더라도 관악구의 미니신도시급 개발인 신림뉴타운이나 봉천동 재개발 단지만큼 주거 환경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관악구 내에서 상대적인 가격 오름폭이 제한적이고 변수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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