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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억 단위는 반올림"…'사사오입 종부세' 논란 확산

뉴스 전현희 기자
입력 2021.07.08 10:11 수정 2021.07.08 10:30
[땅집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2차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 방향을 논의했다./국회사진기자단


[땅집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기준을 공시가격 기준 상위 2% 로 한정하면서, 상위 2%의 기준을 억 단위 아래에서 반올림하는 법안을 당론으로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은 “세상에 세금을 사사오입(四捨五入·반올림) 하는 경우가 있냐”며 “종부세 사사오입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유동수 의원은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종부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상위 100분의 2에 해당하는 주택의 공시가격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에 대해 종부세를 매기기로 하면서 ‘억 단위 미만은 반올림하여 계산한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와 협의를 마친 사실상의 당론 법안”이라고 했다.

올해 상위 2% 주택은 공시가격 11억1000만~11억20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만일 ‘사사오입’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부과 기준은 11억원으로 내려간다. 이때 만약 공시가격 11억원짜리 아파트라면 엄밀히 따져 상위 2%에 들지 않지만, ‘사사오입’ 기준에 따라 종부세를 부담하게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대로 상위 2% 공시가격이 11억5000만원일 경우엔 부과 기준이 12억원으로 올라간다. 공시가격 11억 5000만원 전후로 상위 2% 안에 드는 일부 집주인은 ‘사사오입’ 기준에 따라 세금을 부담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계 수치대로 상위 2% 가격을 딱 끊어 종부세 기준을 정하게 되면 몇 만 원의 주택 가격 차이로 수백만 원의 세금이 차이가 나게 된다”며 “유사 가격대를 묶어놔야 세제로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개정안은 또 종부세 부과 기준을 3년마다 바꿀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공시가격 변동률이 전년 대비 10%가 넘을 정도로 집값이 출렁거릴 때는 바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은 매년 기준을 바꾸는 것을 주장했지만, 기획재정부가 “법적 안정성과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면 3년 주기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제시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반올림 조항이 법적 분쟁 소지가 있고 조세 저항을 유발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조선일보에 “종부세는 불특정 다수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수치로 소수점까지 정확하게 해줘야 저항감이 없다”며 “근소한 차이로 종부세 대상이 갈리면 불만이 터져 나오고 행정소송 등에 따른 국가적 비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매기는 공시가격의 투명성에 대한 논란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당은) 종부세를 상위 2%로 정해 국민들을 쪼갰다”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세금을 반올림한다는 것은 엄청난 조세 저항과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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