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2~3년 서울뿐 아니라 수원지역 아파트값도 너무 많이 올라서 젊은층은 물론이고 자금이 부족한 중·장년층도 주거형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최근 나오는 투룸(two-room) 오피스텔은 내부 구조가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어서 실수요자 관심이 많습니다.”(수원역 웰리지 더시티·더파크 오피스텔 분양회사 관계자)
최근 정부의 규제 정책과 집값 상승으로 오피스텔 시장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투자금이 적어 수익형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원룸형 오피스텔은 찬밥 신세다. 가격이 떨어지고 매물도 쏟아진다. 정부 규제로 주거형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되면서 자칫하면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 2개 이상 주거용 오피스텔은 오히려 몸값이 뛰고 있다. 주택 수에 포함되는 것은 똑같지만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 웬만한 신혼부부나 자녀 1~2명 딸린 직장인은 신규 아파트 청약에 도전해도 청약 가점이 낮아 당첨을 꿈꾸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결국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는 방2개 이상 오피스텔이 대체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원룸형 오피스텔은 아예 분양 시장에서 사라지다시피하고 있다. 찾는 소비자들이 없어 분양하면 미분양이 뻔하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분양 시장에 나오는 오피스텔은 대부분 투룸형 이상이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역 인근에서 분양하는 수원역 웰리지 더시티·더파크 오피스텔 분양회사 관계자는 “젊은층이나 무주택자는 투룸형 오피스텔을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수원도 최근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투룸형 오피스텔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수원역세권 1지구에 짓는 이 오피스텔은 더시티(7-6블록) 85실, 더파크(2-1블록) 95실 등 2동(棟)으로 이뤄지는데 모든 오피스텔이 침실 두 개를 가진 주거형 오피스텔(이른바 아파텔)이다.
투룸 오피스텔은 실내 구조가 아파트와 별 차이가 없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수원역 주변 ‘센트라우스’ 아파트의 경우 전용 59㎡가 지난 4월 6억4500만원에 팔렸는데, 더시티 오피스텔 분양가는 57㎡가 4억4000만원대로 아파트 가격의 70% 수준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인기 있는 투룸 오피스텔의 경우 침실 2개, 전용 60~85㎡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건설사들이 오피스텔을 공급할 때 중소형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로 설계한다”고 했다.
■ 수도권 아파텔 수요 늘어…‘구조는 아파트, 가격은 낮게’
투룸 오피스텔 선호 현상은 서울·수도권 요지에서 두드러진다. 아파트값이 비싼 곳일수록 투룸 오피스텔을 선택했을 때 얻는 편익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용 60~85㎡ 기준 서울 오피스텔의 평균 매매가격은 4억8890만원으로 아파트(9억1712만원)의 53% 수준이다. 수도권 오피스텔 평균가는 3억6896만원으로 아파트(5억9681만원)의 61%다. 반면 지방에선 오피스텔(2억4870만원)과 아파트(2억5173만원)의 평균 매매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청약 가점이 낮아 아파트 당첨이 힘든 실수요자 사이에서 투룸 오피스텔 인기가 높다. 실제 이달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오피스텔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323실 모집에 2만6783명이 청약해 평균 82.92대 1로 마감했다. 최고 경쟁률은 84㎡A타입으로 224대 1이었다. 침실 3개를 포함하는 3베이 판상형으로 아파트와 비슷한 설계를 적용해 인기가 높았다.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에 분양한 ‘더 지엘’ 오피스텔은 420실 모집에 5877명이 접수, 평균 13.99대 1로 마감했다. 침실 2개를 포함하는 60㎡가 83.71대 1로 가장 높았다.
■ LTV·청약 규제 적어…아파트보다 서비스 면적은 작아
투룸 오피스텔 주 수요층은 종잣돈이 부족한 신혼부부와 20~30세대다.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서울 기준 아파트 담보인정비율(LTV)이 40%에 그치는 반면 오피스텔은 분양가의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자금 마련이 수월하다.
투룸 오피스텔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청약 규제가 덜하는 것. 주거용 오피스텔은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 통장없어도 신청할 수 있다. 현재 전용 85 ㎡ 이하 새 아파트가 100% 가점제로 분양하는 점을 감안하면 청약 진입장벽이 낮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청약시 주택 수 여부를 따지지 않고, 거주지역 제한도 없다. 다만, 아파트와 비교할 때 전용 면적이 같더라도 발코니 확장에 따른 서비스 면적은 아파트가 유리하다.
오피스텔은 재건축하기 어려워 아파트보다 불리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제 이런 주장에 동의하는 전문가는 없다. 이미 최근에 짓는 아파트는 용적률이 한도까지 꽉차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지금 분양하는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어차피 현재 기준이 유지되는 한 재건축이 불가능하기는 똑같다”고 말한다.
심형석 미국 IAU 교수는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투룸 오피스텔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정부가 오피스텔에 대해서도 청약자격 제한이나 중도금 대출 제한 같은 규제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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