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이 올해 전국 집값 상승률이 지난해 상승폭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전세보증금 역시 임대차 3법이 시행하면서 심화하고 있는 매물 잠김 효과로 지난해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건산연은 정부가 각종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 수요를 억제함과 동시에 시장에 주택 공급 신호를 주고 있긴 하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데다가 주택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집값 및 전세금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건산연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21년 하반기 건설·주택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고 올해 하반기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1.5%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발표했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1.6%, 지방은 1.3% 각각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연간 상승률로 보면 전국이 올해 5.5% 올라 지난해 상승률(5.4%)을 상회하고, 수도권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6.5% 오르며, 지방은 4.4%로 지난해(4.3%) 대비 상승폭을 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역대급 유동성이 부동산 자산으로 유입되면서 집값이 고점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라며 “매도인 입장에서는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유인이 없는 데다가, 다주택자 비율이나 증여 거래 추이를 감안하면 주택 수요보다 매물이 적은 상태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건산연은 앞으로도 매매시장 수요가 늘어날 요인이 있다고 봤다. 대선을 앞두고 최근 당정을 중심으로 부동산 규제 완화가 논의되고 있으며, 하반기 시작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주택 물량과 분양 가격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하반기 전세보증금은 2.3%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전세금 상승률이 5.0%로, 지난해(4.6%)보다 오름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분양 물량은 40만 가구로 지난해(35만 가구)보다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이며, 같은 기간 인허가 물량은 6% 늘어난 48만 가구로 추산됐다.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은 지난해 대비 1.7% 증가한 19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대 금액을 경신할 예정이다. 공공 발주는 역시 4.2% 증가한 54조3000억원으로 12년 만에 최고 수준이며, 민간 발주는 0.8% 증가한 143조1000억원으로 예상됐다. 건설 투자는 지난해 대비 1.6% 증가한 268조4000억원일 것으로 추산됐다.
건산연은 정부에 “경기회복을 위해 내년 상반기에 공공공사 부양책을 집중하고, 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확대하는 부동산 규제를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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