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Data)로 보는 부동산] ⑨ 서울 권역별 직주근접 경쟁력 추이(feat. 출근시간대 하차인원 상위 20개역 분석)
[땅집고] 부동산에 있어 기본적으로 직주근접(職住近接·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움)의 입지와 역세권의 가치는 지금도 높게 평가받고 있지만,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핵심지와 비핵심지 간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는 이웃나라 일본은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20대 여성의 고용률이 남성을 추월하면서 육아의 편의성을 위해 직장과 가까운 주거지는 더욱 각광받게 될 전망이다.
더구나 일본의 부동산 서적을 참고해보면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할수록 ‘역세권’이라는 개념은 이전보다 역에서 더욱 근접한 지역으로 좁아진다. 고령층이 도보로 다닐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동일한 역세권 내에서도 역에서 더욱 가까운 곳일수록 선호도는 더욱 높아지게 된다. 역세권의 가치가 비(非) 역세권에 비해 더욱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직주근접·역세권 아파트 단지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출근시간대 하차인원이 많은 역을 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조사가 될 것이다. 출근시간대 하차인원이 많은 역이라는 것은 해당 역 주변에 직장이 몰려있다는 의미다. 하차인원이 많은 역과 가깝거나, 접근성이 뛰어난 주택은 앞으로도 그 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위의 표는 서울의 출근시간대 하차인원 상위 20개역을 매년(최근 7년간) 3월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결과다. 참고로 출근시간대는 오전 6시~10시 시간대로 잡았다. 이를 보기 쉽게 나타내기 위해 이번에는 해당 역의 연도별 순위 추이를 나타내봤다. 아래 표를 참조해보자.
파란색으로 표시한 역은 5년전 대비 순위가 2계단 이상 상승한 역이며, 빨간색으로 표시한 역은 5년 전 대비 순위가 2계단 이상 하락한 역이다. 즉, ▲여의도 ▲구로디지털단지 ▲성수역은 출근시간대 하차 인원 순위가 높아지고 있는 역이며, 해당 역 주변에서 근무하는 인원이 다른 곳에 비해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해당 역에 대한 접근성이 우수한 주거지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여의도·구로디지털단지는 모두 서남권에 위치한 역이고 가산디지털단지도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어 서남권의 직주근접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겠다.
빨간색으로 칠해진 역은 출근시간대 하차인원 순위가 낮아지고 있는 역이다. ▲서울역 ▲시청 ▲교대 ▲종각 ▲고속터미널역이 이에 해당하며, 이 중 서울역, 교대, 고속터미널은 코로나19로 인한 유동 인구 감소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충무로와 종로3가도 각각 2018년, 2020년까지 출근시간대 하차인원 20위 안에 들어있었으나 나란히 2019년, 2021년부터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강북 도심권의 직주근접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서울내 5대 권역(동남·서남·도심·동북·서북)의 사업체 근로자 수를 아파트 수로 나눠보면 (아파트 1채당 근로자수) 여전히 도심권이 가장 높은 숫자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도심권 아파트의 희소성은 높다고 판단해 볼 수 있다. 올해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1채당 근로자수는 평균 3명인데 반해, 서울 도심권의 아파트 1채당 근로자수는 평균 10명 꼴로 나타났다.
매년 3월 출근시간대 하차인원 데이터를 비교한다면 직주근접 지역의 경쟁력 변화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부동산 입지 분석 및 선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글=삼토시(강승우), 정리=손희문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