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광진구 구의동 동서울터미널 부지 매각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면서 광진구 일대가 개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그런데, 정작 동서울터미널이 개발되면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구의동 일대 집값은 꿈쩍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동서울PFV는 올해 안에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동서울터미널 부지 매입 잔금을 완납하고 개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세계동서울PFV는 신세계프라퍼티(85%)와 한진중공업(10%), KDB산업은행(5%)이 지분 참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동서울PFV의 대주주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개발 사업에 큰 타격은 없다는 분석이다. 후보군으로 점쳐지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이나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매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 소유주인 한진중공업이 지난 2월 입점 상인들 대상 명도소송에서 이겨 명도 리스크도 말끔해졌다.
동서울터미널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변 집값도 꿈틀대고 있다. 광진구는 한강변에 붙어있는 광장동과 구의동, 자양동 집값이 가장 비싸다. 특히 학군이 좋은 광장동이 대장주로 꼽히는데, 최근 재건축과 리모델링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집값이 많이 뛰었다.
실제로 재건축 추진에 적극적인 극동 1‧2차 아파트는 가격 급등으로 매물을 구하기 쉽지 않다. 1차 전용 84㎡ 호가는 19억원에 달한다. 2차도 지난 3월 17억3000만원에 거래된 후 현재 호가는 18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재건축 시 주민 분담금은 2억~3억원으로 예상된다. 광장동에서는 2012년 준공한 광장힐스테이트 전용 84㎡가 올 3월 19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정작 동서울터미널이 있는 구의동은 오히려 집값이 정체된 모습이다. 구의동 대장주 아파트인 현대프라임(1592가구)은 전용 84㎡가 지난 2월 16억원에 거래된 이후 지금까지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 지난 3월 16억3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5월까지도 여전히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전용 59㎡의 경우 올 4월 11억3000만원에서 5월 10억500만원(1층)으로 오히려 실거래가격이 떨어졌다.
호재에도 불구하고 구의동 아파트값이 요지부동인 배경이 있다. 바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만든 ‘35층룰’이다. 구의동 일대 아파트는 기존 용적율이 300% 넘는 곳이 많지만, 대부분 500%까지 높일 수 있는 준주거지역이다. 이 때문에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최대 난관인 용적률에는 큰 영향이 없다. 문제는 35층 층수 제한이다. 기존 아파트 층수가 21~31층인 구의동 아파트에게는 치명적인 셈이다.
광진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광장동은 재건축과 리모델링 기대감에 투자자가 들어오면서 집값이 크게 뛰었지만, 구의동은 오히려 실수요자 위주로만 거래된다”고 했다. 최근에는 자양동 일대 재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자양동으로 발길을 돌리는 수요자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의동 주민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보궐선거 당시 한강변 35층 높이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강변 35층 높이 규제는 서울시장이 마음만 먹으면 풀 수도 있기 때문에 구의동 일대 재건축 가능성도 남아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구의동 일대는 2호선 강변역을 끼고 있어 35층룰만 풀린다면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활기를 띠면서 집값도 뛸 가능성이 큰 곳”이라며 “실거주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만큼 구의동 일대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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