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아파트 공사비와 관련한 정보를 비공개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김국현 수석부장판사)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가 LH를 상대로 “아파트 공사비 관련 정보 공개를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경실련은 2019년 4월 LH가 공급한 아파트 10여곳에 대한 설계공사비 내역서·도급 내역서·하도급 내역서·원하도급 대비표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LH로부터 공개를 거부당하고 이의 신청 역시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당시 LH는 정보 비공개 사유로 “해당 자료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이라고 했다.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감사·감독·검사·입찰 계약과 관련해 공정한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 정보는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은 아니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공사계약 감사·감독·검사는 통상 각종 시방서나 설계 도면에 따라 이뤄진다. 공사비용 기초 자료인 설계공사비 내역서와 원·하도급업체가 산출한 공정별 시공 단가 내용 등이 기재된 도급 내역서가 공개되더라도, 공사계약 감사·감독·검사 업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했다. 원고가 정보 공개를 청구한 10여개 아파트 건설 공사는 모두 끝났고 2009~2018년 입주도 완료해 입찰 계약 과정에 있는 사항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정보가 공개되면 공사비 산출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고, 공공기관의 주택정책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경실련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대상으로 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해, 1심 일부 승소 판결을 받고 현재 2심 진행 중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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