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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첫 '20억 아파트' 기록…'마래푸'도 넘어설까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1.06.03 03:42

[땅집고] 올 3월 입주한 서울 마포구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마포구에서 처음으로 매매가격 20억원(전용 84㎡)을 돌파했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 초역세권이다. 서울 도심 출퇴근이 편리한 것이 최대 강점이다. 이 아파트가 ‘마래푸’(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밀어내고 강북 대장주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비슷한 금액대 서울 핵심 아파트 대비 학군 선호도가 떨어지고 지난해 12월 20억원에 팔린 이후 5개월 넘도록 신고가 거래가 없어 일각에서는 ‘거품’ 논란도 나온다.

[땅집고]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단지 개요. /이지은 기자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서울 마포구 아현뉴타운 내 염리3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로 올 3월 말 입주를 시작했다. 이 일대에선 가장 신축이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 5번 출구 근처에 있다. 지하 5층~지상 최고 27층 18개동에 총 1694가구 규모다. 입주를 시작하기도 전인 지난해 12월 이 아파트 84㎡가 20억원에 실거래되면서 단숨에 강북권 최고가 단지로 떠올랐다. 서울 강남권·용산을 제외한 지역에서 이른바 ‘국평(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가 20억원을 넘긴 것은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2020년 12월·20억25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다.

■ 2호선 이대역 초역세권…명문 학군 갖추려면 기다려야

[땅집고]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교통 지도. /이지은 기자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2호선 이대역까지 걸어서 3분 정도 걸리는 초역세권 단지다. 이대역에서 시청역까지는 세 정거장(약 6분) 거리다. 시청·광화문 업무지구 직주근접(職住近接)은 최고라는 평을 받는다. 공덕역까지도 버스로 15분 정도면 도착한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시청역 6분 ▲여의도역 20분 ▲성수역 25분 ▲강남역 45분 등 서울 주요 지역으로 출퇴근하기도 수월하다.

단지 자체는 초역세권 입지지만, 동별로는 전철역 접근성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대단지인 데다 단지 내 약간 경사가 있다. 대로변 301~302동이나 단지 출입구 인근 101~106동에선 역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 반면 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110~113동의 경우 10분 정도는 걸어야 한다.

[땅집고] 서울 마포구 대흥동 일대에 유명 학원 분점들이 하나 둘 입점하고 있다. /한상혁 기자


자녀를 둔 입주민들은 통학 환경에도 만족하는 편이다. 동쪽에 한서초를 끼고 있는 ‘초품아’다. 숭문중·서울여중·숭문고·서울여고까지는 도보 10분 내외다. 최근 2~3년 단지에서 600~700m 떨어진 대흥역 일대에 대치동 유명 입시 학원들이 하나둘 분점을 내면서 학원가 조성이 한창이다. 입주자들 사이에선 이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학원 등 교육시설이 적지 않게 입점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퍼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아현뉴타운 학군이 대치동·목동 학군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마포프레스티지자이’를 비롯해 마포구·서대문구 신축 아파트 가격이 강북 최고가 수준으로 오르면서 이 일대에 젊은 고소득 거주자가 몰리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녀 교육 수준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앞으로 학군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땅집고]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동별 배치도. /GS건설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총 1694가구 대단지 아파트다. 아현뉴타운 중에서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 다음으로 크다. 주택형은 59·84·114㎡ 총 3개다(임대동 주택형 제외). 이 중 59㎡가 전체 가구수의 40%(656가구)를 차지하는 주력 주택형이다. 495가구는 3베이 판상형이며 나머지는 타워형이다. 84㎡ (370가구)는 188가구가 3베이, 114㎡는 총 65가구 모두 4베이 설계를 도입했다.

[땅집고]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샤워실에 비치된 다이슨 드라이기. /커뮤니티 캡쳐


[땅집고]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커뮤니티 시설. /커뮤니티 캡쳐


[땅집고]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수영장. /커뮤니티 캡쳐


입주자들은 “사전 점검 때부터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호텔 수준으로 조성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인만큼 실내수영장·사우나·피트니스센터·실내 골프연습장·카페테리아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다. 특히 내부 샤워실에 고가 가전 브랜드인 ‘다이슨’의 드라이어가 주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염리동 G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백범로(공덕·대흥역 근처)를 따라 학원들이 줄줄이 입점해 있어 학부모들이 통학 환경에는 만족하는 편”이라며 “다만 초등학교 학급당 인원 수가 최근 급증하면서 학부형들이 교육청에 민원을 많이 넣고 있다”고 했다.

■마포구 최초 20억 클럽…강북 대장주 ‘마래푸’도 넘나

[땅집고]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실거래가 추이. /이지은 기자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마포구에서 최초로 84㎡ 아파트 실거래가 기준 ‘20억 클럽’에 진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 아파트 84㎡가 지난해 12월 20억원에 팔리면서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현재 강북 대장주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최고가(올해 3월 19억원)보다 1억원이나 높은 금액에 팔린 것. 59㎡의 경우 아직 ‘마래푸’ 최고가를 뛰어넘지 못했다. 올해 1월 마포프레스티지자이가 16억3000만원,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16억5000만원에 각각 거래했다.

2018년 분양 당시 주택형별 분양가는 ▲59㎡ 4억6800만~8억3700만원 ▲84㎡ 5억8600만~10억원 ▲114㎡ 9억200만~13억1800만원이었다. 현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등록된 호가는59㎡가 15억5000만~17억원, 84㎡ 20억~28억원 등으로 분양가의 2~3배 넘게 올라 있다.

[땅집고] 서울 마포구 염리동 아파트 매매 및 전세금 추이. /이지은 기자


하지만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오른 것 아니냐’는 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지난해 12월 최고가 20억원을 기록한 이후 5개월 넘도록 이 금액을 뛰어넘는 거래가 없다. 특히 바로 옆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기존 대단지들과 비교했을 때 입지 차이가 거의 없는데도 호가가 너무 올라 있어 거래가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매매 가능한 매물은 전용 84㎡ 1건, 59㎡ 2건 정도뿐이다.

전세금도 강남 수준이다. 이달 기준 59㎡가 7억~11억원, 84㎡가 9억4000만~14억5000만원 정도다. 염리동 일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주택이 융자를 끼고있는지 여부에 따라 전세보증금 호가 차이가 나는 편인데, 전세금이 웬만한 강북 아파트 매매가 수준이라 계약이 활발하지는 않다.

땅집고 자문단 관계자는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매물 자체가 부족하고, 집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단지 집값도 하락세를 타진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20억원을 넘어서는 거래가 나오기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인지도상 아직까지 마래푸가 마포구 대장주라는 느낌이 더 강한데도 호가가 수억원 더 저렴하게 나와 있다”면서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집값이 시장 기대치 이상으로 뛰어버린다면 수요가 이탈해 거래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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