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부모님과 살던 집 헐고 올린 아주 특별한 5층 상가주택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1.06.01 08:16 수정 2021.06.01 17:44

지난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삼전동. 노후 빌라가 밀집한 주택가에 밝은 회색 시멘트 벽돌로 마감한 5층 상가주택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1~2층은 상가, 2층 일부부터 5층까지는 주택이었다. 언뜻 보기엔 평범한 상가주택처럼 보였다. 하지만 곳곳에 특별한 설계 기법이 숨어있다.

먼저 1층과 2층에는 건물 외부로 이어지는 노출 계단을 활용했다. 바로 옆 건물과 붙은 북측 공간은 답답함을 없애기 위해 1층 상가부터 집주인이 사는 5층까지 수직으로 뻥뚫린 중정(中庭)을 조성했다. 옥상에도 이색적인 공간이 있다. 신축 건물에 어울리지 않게 낡은 적벽돌을 쌓아 올려 다락을 만든 것.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 들어선 지상 5층 상가주택(가운데). 기존 오래된 단독주택(위쪽)을 헐고 신축했다. 북쪽 고층부에는 사선 제한을 감안해 외부와 통하는 테라스와 중정을 만들었다(아래쪽). /리슈건축사사무소


이 건물은 땅집고 파트너사인 리슈건축 홍만식 대표가 설계했다. 홍 대표는 “주변에 상가가 많지 않아 상권이 잘 형성된 곳은 아니었지만 유동 인구가 많아 손님을 끌어들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필요했다”며 “테라스와 중정을 두어 건물의 개방감을 살리면서 채광 효과를 끌어올려 건축주와 세입자 모두 만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오는 15일 개강할 땅집고 건축주대학 18기 과정에서 ‘입지와 수지분석을 고려한 수익형 빌딩의 기획과 설계 노하우’에 대해 강의한다.

◇9호선 가까워 수요 충분…상가·임대주택 배치

건축주는 2019년 6월 홍 대표를 찾아 기존 단독주택을 헐고 상가주택을 신축하고 싶다고 했다. 원래 건축주의 부모는 이 집을 유치원으로 운영하면서 꼭대기층에 직접 살았다. 건축주는 “4~5년 전에 부모님이 유치원 운영을 접으면서 건물 대부분이 비어있었다”면서 “상가와 임대주택을 배치해 월세 수익을 거두면서 꼭대기층에는 부모님이 살 수 있도록 꾸몄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대표는 먼저 상가주택을 지어도 성공할 수 있는 입지인지부터 따져봤다. 삼전동 일대는 노후 주택이 대부분이다. 신축 주택은 거의 없고, 상가도 찾아보기 힘들다. 홍 대표는 “지하철 9호선 석촌고분역을 걸어서 다닐 수 있고, 약 1㎞ 떨어진 곳에는 롯데월드몰과 석촌호수도 있다”면서 “주거나 상가 임대 수요는 많은데 주변에 신축 임대주택이나 예쁜 카페도 없어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였다”고 했다.

홍 대표는 일단 건폐율과 용적률 등을 감안해 주택 규모는 5층으로 계획했다. 1~2층은 상가로 활용하되, 1층 일부는 필로티로 꾸며 주차장을 넣었다. 2층 일부 공간부터 4층까지는 임대주택(9가구)을 넣고, 5층은 건축주 부모 집으로 배치했다.

홍 대표는 상가의 경우 1층과 2층을 합쳐 약 59평, 임대주택은 1.5룸 1가구와 2룸 5가구, 3룸 3가구 등 총 9가구를 넣었다. 현지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상가는 점포당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00만~200만원 정도에 임대가 가능할 것 같다”면서 “임대주택은 주변에 신축이 별로 없어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주변 임대주택은 2룸 기준 보증금 5000만원에 월 100만원이며 3룸은 보증금 1억원에 월 130만원 선이다.

◇테라스·중정으로 개방감 끌어올려

홍 대표는 상가주택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특별한 공간을 구상했다. 우선 옆 건물에 접한 북쪽 고층부는 사선 제한을 감안해 외부와 통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테라스와 중정(中庭)이다. 꼭대기층 주택 남쪽 한가운데와 북측 양끝에 오픈 테라스를 조성했다. 건축주 부모는 이 공간을 마당처럼 쓸 수 있다.

4층 임대주택 세대에도 테라스를 만들었다. 북측 1층 일부 공간엔 중정을 조성했다. 이 중정은 3층까지 수직으로 뻥 뚫려 있어 하루 종일 햇빛이 들어온다. 홍 대표는 “건축주의 옛 집에 있던 마당이 신축 건물에서 사라질 수도 있었는데, 테라스가 마당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중정은 임대 면적에 포함되지 않지만 상가와 주택에서 모두 바라볼 수 있는 점이 매력”이라고 했다. 상가는 1층과 2층을 잇는 노출 계단을 도입해 외부에서도 접근하기 쉽게 만들었다.

건축주는 수십년간 가족끼리 추억이 쌓인 옛 건물의 흔적이 남길 바랐다. 홍 대표는 건축주 바람대로 옛 건물 외벽에 쓰인 적벽돌을 그대로 보관했다가 건축주 부모가 사는 꼭대기층 외벽과 출입구 일부에 적벽돌을 가공해 재활용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땅집고 파트너 참여

지난달 말 공사를 마친 이 건물은 신축에 약 1년 2개월 걸렸다. 건축부터 시공까지 땅집고 건축주대학 파트너사가 모두 참여했다. 건물 설계는 홍 대표가 맡았고 쿤스트종합건설이 시공했다. 온라인 CM(건설사업관리)사인 하우스플래너가 실시간으로 현장 모니터링을 하면서 투명하고 안전하게 건축를 진행했다. 홍 대표는 “손발이 잘 맞는 땅집고 파트너사와 협업하면서 현장 모니터링 시스템을 잘 활용한 덕분에 건축주가 원하는 사항이 건물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었다”고 했다.


<졸업생 1000명 넘어선 ‘돈 버는 건축주대학’ 18기 수강생 모집>

예비 건축주를 성공으로 이끄는 멘토 역할을 해 온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이 18기 과정을 개설하고 수강생을 모집합니다. 건축주대학은 단순한 집 짓기 기초 교육이나 건축 인문학 강의가 아니라 ‘돈 버는 건축’ 노하우를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건축주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소양과 실무 지식을 쌓고, 실제 건축 때 건축가나 시공사 현장소장과 의사소통하는 방법도 알려드립니다. 2017년 개설한 건축주대학은 국내 첫 실전형 건축 강좌로 지금까지 1000여 명이 넘는 건축주가 수강했습니다. 수강생 중에는 실제 건축에 나선 분도 적지 않습니다. 수강생들이 주변 건축주에게 수강을 권하는 경우가 많고, 강의 개설 때마다 조기 마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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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과정·모집 정원

-중소 규모 수익형 빌딩 A·B반(각각 20명 안팎)

▶교육 일시

-2021년 6월 15일~7월 13일

▶수강료: 180만원

▶할인 혜택

-부부 등록 시 250만원

▶커리큘럼 확인·할인 혜택·수강 신청: 땅집고건축 홈페이지 (www.zipgobuild.com)

▶문의: 건축주대학 운영사무국 (02)724-6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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