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김상호 하남시장 "반쪽짜리 GTX-D, 더 큰 역풍 불러올 것"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1.05.28 07:48 수정 2021.05.31 18:20

[지방자치단체장 이슈 인터뷰] ①김상호 하남시장 “교산지구, 역사문화 신도시로 만들 것”

김상호 하남시장.


[땅집고] 땅집고는 부동산·교통·지역경제 이슈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장 연쇄 인터뷰를 시작한다. 첫 인터뷰 대상자로 김상호 경기도 하남시장을 만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 시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우상호 의원 보좌관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거쳐 2018년 지방선거에서 하남시장에 당선됐다.

김 시장은 땅집고와 가진 인터뷰에서 “3기 신도시로 개발할 예정인 교산신도시 내 역사유적지를 최대한 발굴·보존해 광주향교~이성산성~유니온파크·타워~미사리 조정경기장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관광벨트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교산신도시는 3만3000가구 규모로 조성하는 신도시로, 오는 11월쯤 4000여 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하남 교산 3기 신도시를 어떻게 개발하려고 하는가?

“교산 신도시의 구상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첨단 자족도시’, 둘째는 ‘역사문화도시’, 셋째는 ‘공동체 정주(定住)도시’다. 교산신도시 내에 판교 부지의 1.4배에 달하는 첨단산업 융복합단지가 들어선다. 이곳을 4차산업의 기지로 삼아 미래가 있는 첨단기업을 유치·육성하는 터전으로 만들려고 한다.

교산지구는 삼국시대 이성산성, 조선시대 광주향교, 고려시대 선법사 등 많은 역사 유적지들이 있는 곳이다.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이런 유적지의 강점을 살려 역사문화지구 신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광주향교-이성산성-유니온파크·타워-미사리 조정경기장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관광벨트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마지막은 공동체 정주도시다. 과거에 신도시를 개발할 때는 원주민들을 내쫓는 개발 방식을 취했다. 이번 3기 신도시는 원주민 재정착율이 높아야 되고 원주민들이 하남 시내에서 이전 했다가 다시 재정착할 수 있는 이주대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

교산신도시 전경. /서준석 기자


- 문화재 발굴을 하기 시작하면 사업이 지연되기 마련이다. 그러면 역사문화지구로 개발하려는 하남시와 3기 신도시의 사업속도를 높이려는 중앙 정부 정책 방향이 충돌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하남 감일지역을 개발하면서 백제시대 귀족무덤이 52개가 나왔다. 지금 백제 박물관을 짓고 있다. 시기는 좀 연장됐지만 개발과 보존을 조화를 이루어 가면서 추진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교산신도시 역시 같은 접근을 취하고 있다. 다만 사업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 지금 초기부터 LH 가 ‘하남시 역사문화자원의 창의적인 활용’이라는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유적지를 가보면 역사유적을 쉽게 유리 밑에 지하에서도 볼 수 있고 상가건물도 위로도 유적이 있지 않나. 우리가 개발과 문화를 상충하는 이슈로 보지 않고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택공급정책은 주택공급정책대로, 문화재와 관련된 이슈는 거버넌스를 통해서 공통점을 찾아 가도록 하겠다.

- 하남시가 빠른 속도로 개발되면서 교통 이슈가 끊이지 않고 나온다. 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서 GTX-D 노선이 김포 장기~부천종합운동장 구간만 포함돼 논란이 있다. 원래 김포에서 하남까지 GTX-D 노선을 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발표 이후 하남시민들의 열망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GTX-D 노선은 균형발전·경제적 타당성·급행철도의 기능 세가지 측면에서 연장 김포에서 하남까지 연장이 되어야 한다. GTX-A·B·C 노선은 모두 경기 남부와 북부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GTX-D 만 동서를 연결한다 200만 경기 동부와 서부 시민들의 삶의 질, 균형 발전 차원에서 필요한 노선이다. 게다가 김포~하남 안은 경제적으로도 충분히 타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경기도 용역 결과 B/C가 1.02가 나왔다. GTX-A·B·C 노선은 평균 길이가 78㎞다. 반면 국토부가 발표한 김부선은 21㎞다. 광역급행철도서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한다고 볼 수 없다. 김포에서 하남까지 68㎞의 원안 노선이 적용되어야 급행철도선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국토부에서는 김포~여의도~용산 안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이 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포~여의도~용산 안은 반쪽자리 노선에 불과하다. 반쪽짜리가 된다면 정치적인 결정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적으로 땜빵식으로 조정이 된다면 향후에 더 큰 역풍에 휘말릴 것이라고 본다. 최근에 김포·부천·서울 강동 단체장들과 만나서 원안 노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국토부와 민주당에 요청했다. 국토부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김상호 하남시장을 비롯해 정하영 김포시장, 장덕천 부천시장,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지난 20일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GTX-D 노선의 동서 연결 확정을 촉구했다. /하남시


-위례신사선 하남 연장도 이번 4차 국가철도망에 포함 되지 않았다. 위례신도시 내에서 위례신사선 역을 이용하기 불편한 하남 지역주민들의 아쉬움을 클 것 같은데?

“인구 12만 위례 신도시 내에 지하철은 위례신사선 중앙역 하나 밖에 없다. 위례신사선 중앙역은 하남시 주민들이 이용하기에 거리가 있어 불편하다.(위례신도시는 경기 하남, 경기 성남, 서울 송파구 3개에 걸쳐 있다: 편집자) 하남 시민들은 송파와 성남 주민들과 똑같은 광역교통개선부담금을 내고도 교통복지에서 소외됐다. 위례중앙역에서 위례 하남 쪽으로 한 정거장을 연장하는 안이 2019년 경기도 연구용역에서도 B/C가 0.94로 1에 근접하게 나왔다. 위례 하남 시민들의 교통 주거권 차원에서도 정당성이 있기 때문에 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드시 추가가 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하남과 남양주를 잇는 한강교량 수석대교 신설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하남시가 신설에 대해 동의를 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는데?

“수석대교 신설로 미사지구 일대에서 교통체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하남시가 수선대교 신설에 동의를 했다는 발표가 나서 반발이 더 커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수석대교 신설은 미사 시민들의 비판과 참여로 대안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저희는 한강교량 신설에 따라 강변북로로 교통량 분산효과를 기대하고 9호선 연장 개통, 선동IC 개선(2022년), 강일IC 우회도로 개설(2023년·2차로), 올림픽대로 확장(2028년·10차로) 등의 보완대책을 추진하면서 미사강변도시의 교통 여건을 개선해 나가겠다.”

-하남시는 경기 31개 시·군 중 GRDP(지역 내 총생산)가 22위에 머물러 있다. 베드타운화를 막기 위한 대책은?

“하남시 세수 구조를 보면 재산세가 1,300억원이고 법인지방소득세가 250억원에 불과하다. 자족도시로 간다는 것은 법인지방소득세가 재산세보다 더 많은 도시를 뜻한다. 지방소득세 2000억원 시대를 여는 것이 목표다.

196만평의 교산 신도시 내에 첨단산업 융복합단지에 바이오 헬스,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 등의 4차 산업 관련 기업이 대거 들어올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검단산 옆 캠프 콜번 주한미군기지(8만평 부지), 하남 스타필드 옆 추진하고 있는 H2 프로젝트(5만평 부지) 등의 부지를 활용해 대형 병원·호텔과 같은 상업시설 입점 등 3대 거점을 통해서 하남시의 자족성을 높여 나가겠다.”

-미사리 조정경기장 이전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결론적으로 단기간에 바로 조정경기장 시설을 옮기자는 것은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국민체육진흥공단, 문체부와 함께 지혜를 모으자는 차원에서 제의했다. 그동안 조정경기장 사행사업으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소음 관련 민원도 많이 누적돼있다. 새로운 방식으로 문화산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론화를 시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며, 대체지 확보 등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겠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김상호 하남시장 인터뷰 영상으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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