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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보다 싸고 8년간 안 쫓겨나는 전셋집이 있다고?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1.05.25 03:52

[땅집고] 이달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공급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동탄호수공원 리슈빌’. 총 609가구 모집에 1만229명이 청약해 경쟁률 16.8대 1을 기록했다. 서울에선 올 1월 중랑구 망우동 ‘서울신내역 시티프라디움’ 민간임대주택 495가구에 청약통장 3599개가 몰려 최고 33.18대 1의 경쟁률로 청약 마감했다.

최근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4년여 동안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전세난까지 심화하면서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진 까닭이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 도시공사 등 공공이 소유한 토지를 공공기관과 민간 건설사가 함께 개발해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초기 임대료가 주변 임대료 시세의 85~95%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하고, 2년 단위로 재계약하면서 최장 8년간 쫓겨날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임대차 3법’으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인기

지난해까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주택 수요자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민간임대주택으로 입주자를 모집한 ‘e편한세상 창원 파크센트럴’은 7개 주택형 중 2개 주택형이 미달됐고, ‘평택고덕 어울림스퀘어’도 경쟁률 1대 1을 겨우 채웠다.

문제는 임대료가 저렴해도 소위 ‘반전세’(보증금+월세)에 가까운 계약 형태여서 초기 부담이 크다는 것.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보증금과 월세를 함께 내야 한다. 임대 후 분양전환하는 조건도 아니어서 세입자 입장에선 ‘월세만 내고 끝난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건설사 역시 수익성이 담보되는 사업은 아니라는 판단에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땅집고] 수도권 평당 평균 전세금 변동 추이. /이지은 기자


하지만 지난해 7월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통과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고 보증금도 폭등하자,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에 눈길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어난 것. 부동산114 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평균 전세가격은 3.3㎡(1평)당 1135만원으로, 임대차3법 시행 전인 지난해 6월(950만원) 대비 19.4%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서울 18.63%(1631만원→1935만원) ▲경기 25.99%(904만원→1139만원) ▲인천 16.97%(754만→882만원) 등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기존 아파트 임대료가 계속 오르는 반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임대료는 시세 대비 95%(청년·신혼부부·고령자 등 특별공급 대상자는 85%)로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한다. 브랜드 건설사가 짓는 대단지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이어서 실질적으로는 이보다 더 낮은 임대료를 주고 거주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일반 전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길어야 4년 살고 쫓겨날 위험에 처한 반면, 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 세입자들은 최장 8년까지는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정부 규제와 함께 새 아파트 공급이 급감하면서 청약 자격을 갖추기 어렵고, 당첨은 더 어려워진 것도 민간임대주택에 눈을 돌리는 요인이다. 공공지원민간임대는 만 19세 이상 무주택자라면 청약통장 보유 여부와 관계 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고, 거주지나 재당첨 제한도 없다. 주택 가액 요건을 채운다면 월세 세액 공제(연간 임대료의 10%)도 받을 수 있다.

■올해 ‘평택역 SK뷰’ 등 줄줄이 공급…청약경쟁률 높을 듯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수요가 늘어나자, 그동안 관심이 없던 건설사들도 하나 둘 공급을 서두르는 추세다. 전세난이 유독 심한 서울이나 수도권이 많다. 전세 물량이 갈수록 귀해지는 상황이어서 올해 공급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땅집고] 경기 평택시 고평지구에 들어서는 '평택역SK뷰'. /이지은 기자


이달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는 경기 평택시 통북동 고평지구에 ‘평택역 SK 뷰’를 선보인다. 지하 1층~지상 27층 14개동 1328가구 대단지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일반공급 기준 임대료가 ▲72㎡B 보증금 1억2585만원에 월세 36만7000원 ▲84㎡ 보증금 1억3787만원에 월세 40만2000원 등으로, 주변 임대료 시세의 70% 수준으로 정해졌다. 오는 31일부터 이틀 동안 청약홈에서 특별공급과 일반공급 청약을 받는다.

​비슷한 시기 인근 평택시 안중읍에는 ‘안중역 지엔하임 스테이’가 들어선다. 지상 최고 25층 10개 동, 총 834가구다. 최장 10년 동안 거주 가능한 민간임대아파트로, 근처에 서해선 복선전철 안중역이 2022년 개통할 예정이다. 경기 파주시 운정지구 A-15블록에는 우미건설이 ‘파주 운정 우미린 더퍼스트’를 공급한다. 지상 28층, 총 846가구로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 59·69·84㎡ 등 중소형을 포함한다.

​분양회사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워낙 불안정하다보니 ‘영끌’해서 무리하게 내 집 마련하는 대신 민간임대주택에 살면서 목돈을 만든 뒤 추후 주택 매수를 노려보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며 “다만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경우 임대차계약 기간이 종료해도 분양 전환은 하지 않는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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