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LH 결국 해체로…주택 공급 핵심 기능만 남기고 분리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1.05.23 17:28 수정 2021.05.24 06:06

[땅집고] 정부가 지난 3월 직원 땅 투기 의혹으로 논란이 거셌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분리·해체한다. 앞으로난 LH 전 직원의 재산을 등록해 실사용 목적이 아닌 부동산을 소유한 직원의 고위직 승진도 막는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LH를 자회사와 지주회사로 분리해 자회사에 주택 공급 핵심 기능만 남기고 나머지 기능을 모두 분리할 계획이다. 가칭 ‘주거복지공단’이라는 이름이 붙은 최상단 지주회사에는 주거복지 기능과 함께 LH 등 자회사를 견제하는 기능을 맡기고 주택관리 등 여타 기능은 별도 자회사를 설립한다.

[땅집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전경. / 조선DB


23일 국회와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부처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LH 혁신방안 초안을 마련해 더불어민주당과 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이번 주 중 LH 혁신 최종안 발표가 나올 전망이다.

혁신안 초안은 1개 지주회사에 LH 등 2~3개 자회사를 두는 구조로 구성하는 방안이다. 지주사는 자회사를 관리·감독한다. 3기 신도시 투기 등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보·권한의 집중을 막고 자회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지주사는 매입·전세임대와 임대주택 정책 등 비수익 주거복지 사업도 담당한다.

LH는 토지·주택·도시재생 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핵심 자회사로 개편한다. 사실상 2·4 대책 등 정부의 핵심 공급 대책을 담당할 기능을 제외하고 다른 부분을 모두 분리한 셈이다. LH가 정부의 공급대책 상 수도권 물량의 60% 이상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거복지와 토지·주택·도시재생을 제외한 주택관리나 상담, 사옥관리 등 비핵심 사업은 제2의 자회사로 분리한다. 주택관리를 따로 두고 이외 회사를 제3의 자회사로 두는 방안도 있다. 핵심 자회사인 LH가 토지 조성과 주택 건설 등 사업을 하는 가운데 기타 자회사가 LH를 지원하고, 이들 자회사가 올린 수익을 모회사로 보내 비수익 사업인 주거복지 기능을 지원하는 구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LH를 과감히 혁신하고 주택공급을 일관되게 추진하며 주거복지를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기조하에 LH 혁신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거복지 담당 회사를 모회사로 둬 지위를 격상하고 토지와 주택, 도시재생 기능을 통합해 주택 공급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LH 직원의 퇴직 후 취업제한 규정도 강화한다. 기존에 사장·부사장 등 3명에게만 적용되던 취업제한 규정은 2급 이상 재직자로 확대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퇴직자와 수의 계약을 금지하고 전 직원 재산을 등록해 실사용 목적이 아닌 부동산을 소유한 직원의 고위직 승진을 제한하기로 했다.

정부는 여당과 협의에 앞서 이런 내용의 초안과 함께 3~4개의 대안을 추가로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중, 늦어도 다음 주에는 관련 협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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