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땅 샀는데 배나무가 있다면…이것도 내 것?

뉴스 글=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입력 2021.05.06 04:19

[GO부자에게 물어봐] 땅 샀는데 농작물 자라고 있다면…이것도 내 것?

/지지옥션


[땅집고] 곧 정년 퇴직을 앞둔 직장인 A 씨. 은퇴하면 고향에 내려가 전원생활을 하는 것이 오랜 꿈이어서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땅을 보러 다니고 있다. 마침 집을 짓고 마당에는 텃밭을 가꾸기 적합한 토지를 찾았다. 도로와 가까운 데다 권리분석 결과 별 문제가없었다. 그런데 현장답사를 갔더니 땅에 배추·무·배나무 등 농작물과 수목 수십 그루가 빽빽하게 심어진 상태였다. A씨는 이 땅을 사면 농작물과 수목도 함께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A씨 경우처럼 매입하려는 토지에 농작물·수목·광물·석재 등이 발견될 수 있다. 현행 민법은 정당한 범위 안에서 이들 물건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한다. 이 중 농작물은 토지의 일부라고 보기 때문에 토지 소유자에게 농작물 소유권도 귀속된다. 그런데 문제는 토지 소유자가 아닌 제 3자가 무단으로 농작물을 기르기도 한다는 것. 이 경우 농작물 소유권은 토지 소유자가 아니라 경작한 사람에게 있다. 즉 남의 땅에 허락없이 농작물을 심더라도 법적으로 해당 농작물은 토지 소유주가 아닌 당초 경작한 사람에게 귀속된다는 뜻이다.

수목은 조금 다르다. 토지와 건물처럼 (입목)등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목등기를 하거나 해당 수목의 소유권을 제 3자가 알 수 있도록 표시(명인방법)했다면 토지와는 별개 부동산이라고 본다. 이 경우 토지 소유자가 수목에 대한 권한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토지 사용료는 청구 가능하다.


그런데 땅이 경매와 얽혀있다면, 경매 방법에 따라 농작물 소유권이 달라진다. 경매는 채권자가 법원에 신청해 판결에 따라 개시하는 ‘강제경매’, 채무자 부동산에 대한 담보를 가진 채권자가 재판을 거치지 않고 진행하는 ‘임의경매’ 등 두 가지로 나뉜다. 경매 대상 토지를 평가할 때 원칙적으로 입목등기하지 않은 수목은 토지 일부로 간주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토지와 함께 경매로 넘어간다. 당연히 해당 수목의 가액을 포함해 감정평가한다. 다만 입목등기나 명인방법을 갖춘 수목이라면 토지 평가에서 제외한다.

강제경매에선 매각허가결정이 내려질 당시 농작물이나 수목이 수확기라면 기존 토지 소유자가 소유권을 갖는다. 경매 절차가 끝나기 전 농작물 수확이 불가피한 만큼, 농작물은 경매 대상에서 제외한다. 반면 수확기가 아닌 경우 해당 농작물 소유권은 경매 매수자에게 넘어간다.

임의경매에선 농작물이 매수인 소유가 된다. 민법에 따르면 저당권 효력은 해당 부동산으로부터 수취한 과실이나 수취 가능한 과실까지 적용되기 때문이다. 만약 매수인이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할 경우 인도명령을 신청하면 된다. 이후 강제집행을 거쳐 소유권을 넘겨받는 식이다.


지하수와 온천수는 토지의 일부라고 본다. 토지 소유자가 땅에서 나온 지하수와 온천수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토지에 묻힌 자연석도 토지 소유권에 포함하지만, 자연석을 조각해서 만든 석불이나 비석은 토지와 별도로 간주한다. 채굴 전인 지하 광물은 국가가 배타적 채굴취득허가권을 갖기 때문에, 미채굴 광물에 대해서는 토지소유자의 소유권 행사가 제한되고 있다. /글=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편집=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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