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10년 전만 해도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아파트에는 단기 투자자가 몰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똘똘한 한 채에는 ‘평생 보유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실수요자가 크게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이 최근 열린 ‘2021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에서 ‘대한민국 아파트, 얼마나 더 오를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아파트를 구입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크게 증가한 데다, 아직도 시장엔 유동자금이 풍부해 당분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며 “그렇다고 모든 아파트 가격이 다 오르는 것은 아니기에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실수요자들이 어떤 아파트를 선호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했다. 김 소장은 강연에서 앞으로도 꾸준히 가격이 오를 만한 아파트를 고르는 요령을 소개했다.
■ “노후 단지는 재건축 가능성 보장돼야 오른다”
김 소장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 자료를 인용해 “5년 내 이사를 계획한다는 사람들의 이유 중 1순위가 ‘새 아파트에 살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그는 “과거엔 ‘직장이 가까운 곳에 살기 위해’ 이사한다고 하는 경우가 더 많았지만, 수도권에서는 최근 몇년 간 새 아파트에 대한 열망이 높아졌다”며 “지금 사야 할 아파트는 ‘새 아파트’ 또는 새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있는 ‘재건축·재개발 대상 주택’”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주택도 무조건 가격이 오른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김 소장은 재건축 연한을 채운 노후 단지라도 재건축 가능성이 분명해질 때 가격이 오른다고 했다. 그는 “약 30년 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종로구에 있는 낙원아파트는 분양가가 비슷했지만 30여 년이 지난 현재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가치가 월등히 높다”며 “두 아파트의 희비가 엇갈린 이유는 ‘재건축 가능성 여부’였다”고 했다.
김 소장은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반포주공1단지는 2000년대 비슷한 시세를 형성하다가 어느 순간 반포주공1단지가 훨씬 높은 가격에 팔렸다”며 “재건축 안전진단을 더 먼저 통과해 재정비 사업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압구정 아파트가 수십억 원씩 가격이 급등한 이유도, 조합설립인가를 서두른 데 원인이 있다”고 했다. 압구정 현대7차 전용245㎡는 이달 초 80억원에 거래돼 1년 전보다 약 13억원 상승했다. 김 소장은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우리나라에서 입지가 가장 우수한 곳으로 재건축을 완료하면 평당 2억원은 무조건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 “별내·다산, 왕숙지구에 타격입을 것”
새 아파트 인기가 높아진다고 해서 무조건 투자해도 괜찮다는 의미는 아니다. 김 소장은 “새 아파트는 단지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향후 가치가 결정될 수 있다”며 “서울의 경우 워낙 새 아파트가 부족해 구입해도 가격이 떨어질 위험은 낮지만, 수도권 외곽지역은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수도권 외곽의 경우 신축 단지 주변에 새 아파트가 거의 없다면 그 아파트는 사도 된다”며 “그러나 정부가 단지 주변에 대규모 택지개발을 하는 경우 물량이 증가해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1기 신도시인 일산이 대표적 사례다. 1990년대 초반 입주한 일산은 2000년대 이후 파주 운정신도시를 비롯해 고양 덕양구 삼송·원흥·지축·향동·덕은지구, 3기 신도시 고양 창릉까지 꾸준히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며 10년간 집값이 정체했다. 김 소장은 “남양주 대표 신도시인 별내와 다산도 최근까지 꾸준히 집값이 올랐는데, 주변에 6만 가구 규모 3기 신도시 왕숙지구가 들어선다”며 “별내와 다산 집값은 영향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방은 역세권 따질 필요없어…일자리 많은 지역이 최고”
김 소장은 “서울과 달리 지방에선 이사하는 주된 이유가 ‘새 아파트’나 ‘인프라’보다 ‘직주근접’(職住近接) 요인이 더 컸다”며 “이는 지방에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일자리가 많지 않은 지방에서 아파트를 볼 때 역세권 등 인프라를 따지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라며 “지방에선 일자리가 많은 지역일수록 집값이 높다”고 했다. 대표적인 지역으로 세종시를 꼽았다.
수도권에서도 일자리는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그는 “경기권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통해 강남으로 직결되는 지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강남엔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가 건립돼 향후 3만 명이 근무할 예정이고, 영동대로 복합개발, 잠실종합운동장 리모델링 같은 사업으로 향후 5만 명 정도 인구가 더 증가할 전망”이라며 “강남 주택 규모로는 이 수요를 모두 떠안기 힘들어 주변 도시로 수요가 분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GTX-A 노선 종점역 중 이미 집값이 많이 오른 수원이나 동탄신도시보다 3.3㎡(1평)당 매매가격이 1000만원 초반에 머무른 파주 운정, 양주 덕정신도시가 향후 집값이 상승 잠재력이 더 있는 지역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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