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리포트] 5호선 개통 효과? 고덕지구 턱밑까지 온 하남 미사지구 집값
[땅집고] “예전에는 미사지구와 고덕지구 집값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죠. 5호선이 개통하고 상권도 자리잡으면서 사실상 바로 옆 동네가 됐습니다.”(하남 미사강변도시 A공인중개사)
최근 3년간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경기 하남 미사지구가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와 집값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입주 초기만 해도 서울 접근성이 크게 부족했지만, 지하철 5호선 연장 개통 이후로 ‘행정구역만 다를 뿐 별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미사지구에 계획된 교통 호재가 전부 현실화하면 격차는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일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하남 미사지구 내 84㎡(이하 전용면적) 아파트 매매가는 작년 말 이후 10억 원대를 돌파했다. 올 4월 기준 미사역 인근 아파트 84㎡는 10억2000만원 수준이다. 이웃한 고덕지구(13억5000만원)와 비교하면 75% 수준이다.
미사지구는 첫 입주한 2013년부터 대부분 아파트 입주가 완료된 2019년만해도 고덕지구에 비해 아파트 가격이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2019년 9월 아파트 평균 시세는 고덕지구가 11억600만원, 미사지구는 6억2000만원으로 53%에 그쳤다.
미사지구는 입주 초기인 2013년만 해도 교통 여건이 고덕지구나 상일지구와 비교하기 힘들었다. 지하철 5호선 연장선, 일명 ‘하남선’ 사업이 첫 삽조차 뜨지 못해 지하철 불모지였던 것. 서울로 가려면 버스를 타고 30분 이상 이동해야 했다. 전국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고덕지구 일대 집값이 크게 뛰었지만 하남 미사지구에는 남의 잔치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미사지구에 5호선 연장선이 개통하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5호선 연장선은 지난해 8월 1단계 구간(상일동역∼미사역∼하남풍산역 4.7㎞)에 이어 올해 3월 2단계 구간(하남풍산역∼하남시청∼하남검단산역 3.0㎞)도 운행이 시작됐다. 멀게만 느껴졌던 고덕과 미사지구가 지하철 3개역 거리의 이웃 동네가 된 것.
미사지구에 학원가와 상가 등 생활 편의시설이 속속 들어서면서 두 지역간 격차는 더 빠르게 좁혀졌다. 미사지구 최고가 아파트인 ‘미사강변 센트럴자이’(2017년 2월 준공)는 지난해 전 주택형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넘겼다. 132.94㎡(28층)는 올 1월 21억8500만원에 손바뀜하기도 했다.
미사지구는 교통 호재가 잇따르고 있어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월 하남시는 지하철 9호선 미사 연장선이 ‘남양주 왕숙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시는 오는 2028년 개통 목표로 후속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 노선은 지난 22일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도 포함돼 실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다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의 하남 연결이 사실상 무산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GTX-D 노선은 김포와 부천을 잇는 것으로 정해졌다. 하남 시민들은 “축소안이 오히려 교통 불편을 악화시키고 서울 집값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집단 행동에 나설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미사역 인근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GTX-D 노선에 대한 주민 불만이 크지만 그나마 9호선 연장 계획이 있어 집값 상승 기대감은 여전하다”며 “지금은 주택 가격 상승에 주목하고 있지만 앞으로 증가하는 유동인구를 감안하면 상업시설 가격도 고덕지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사지구 집값 기대감이 높다고해도 학군에서 고덕지구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고덕과 미사지구 집값은 어느 정도 선에서 격차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하남(경기)=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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