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인데 이렇게나 다르게 생겼어?

뉴스 장귀용 기자
입력 2021.04.20 03:43
[땅집고] '봉담자이 라피네' 84C 주택형./GS건설


[땅집고] “예전에는 주택 크기 하나당 하나의 평면도를 그리면 됐는데 요즘은 1000가구 아파트면 평면이 기본 10개는 됩니다. 주택 크기가 똑같이 84㎡라도 주택형은 3~4개가 기본입니다. 획일적인 판상형 아파트가 사라지고, 소비자들의 취향도 다양해진 결과입니다.”(설계회사 범건축 박상호 부사장)

아파트 시장의 평면 수와 디자인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아파트는 ‘획일성’이 특징이었지만, 최근에 시장의 상황이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아파트에 산다고 해서 똑같은 집에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가족 수와 향, 동의 위치, 생활 방식에 따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평면은 제각각이다.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를 보면 “아파트는 똑같이 생긴 집을 한꺼번에 짓는 것”이라는 통념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달 분양을 앞둔 경기 화성시 동화지구 A-3블록에서 들어서는 ‘봉담 자이 라피네’는 총 750가구 규모의 아파트다. 주택크기는 59㎡·84㎡·100㎡·109㎡ 등 4개인데, 평면은 12개나 된다. 주력 주택형인 전용 84㎡의 경우 주택형이 7개나 된다. 84㎡ 주택 중에는 테라스형(일부 타입), 듀플렉스(복층)형도 있다. 이 단지를 분양하는 GS건설 관계자는 “과거에는 같은 면적 아파트 주택형을 하나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소비자의 폭 넓은 선택권을 위해 점차 여러가지 평면으로 구성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 84㎡ 주택에는 5베이 구조까지 등장했다. ‘베이’란 기둥과 기둥 사이의 한 구획을 가리키는 건축 용어다. 일상적으로는 주택에서 전면부에 배치한 방이나 거실의 수를 나타낸다. 같은 면적이라도 ‘베이’ 숫자가 많을수록 채광·통풍이 좋고, 발코니 확장을 통한 서비스 면적이 늘어나는 것이 장점이다. 통상 100㎡ 이상 주택에만 5베이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아파트에선 예외적으로 84㎡ 아파트에 5베이를 적용했다. 방3개와 거실에 자투리 공간으로 사용하는 ‘알파룸’까지 전면에 배치해 창문을 냈다.


[땅집고] '북수원 자이 렉스비아'의 74A 주택형은 4베이에 확장 옵션으로 4번째 침실도 만들 수 있다./GS건설


지난 3월에 분양한 ‘북수원자이 렉스비아(총 2607가구)’는 전용 59㎡주택의 평면을 5가지, 전용 84㎡ 3가지 평면을 내놨다. 또 ‘틈새 면적’으로 불리는 전용 74㎡도 3개 주택형을 포함시켜 다양한 주택형을 구성했다. 같은 전용면적이라도 주방과 거실 공간을 길게 배치한 주택형과 통풍을 극대화한 주택형 등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다. 전용 74㎡A의 경우 기본 4베이 구조에 확장 옵션을 통해 주방 옆으로 작은 방을 하나 더 만들 수 있다. 이 아파트는 최고 148.22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땅집고] 개방형 'LDK' 구조를 적용한 '힐스테이트 모종 네오루체'의 전용 84B 주택형 평면도./현대건설


수도권 외 지방 도시에서도 평면은 다양해지고 있다. 충남 아산시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모종 네오루체’ 전용 84㎡B 주택형은 최근 유행인 ‘개방형 LDK(Living-Dining-Kichen)’ 설계를 적용했다. LDK는 1955년 일본에서 주택 내부를 방과 거실·식당·부엌으로 나누어 독립성을 갖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다. LDK는 공간을 분리해 각각 방이 확실히 구분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집 안에서 소통이 줄어들고 거실과 부엌이 좁아보이게 만든다. 개방형 LDK는 부엌과 식당, 거실을 하나의 공간처럼 통합해서 공간을 넓어보이도록 만든 설계다. 넓어진 거실과 부엌이 마당 역할을 하면서 집 전체가 넓어 보이고 채광을 극대화할 수 있다.

청약실적을 살펴봐도 특정한 주택형에 수요가 몰리지 않고, 다양한 주택형에서 좋은 청약 성적을 올린 단지들이 많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4일 당첨자를 발표한 ‘오산 세교지구 호반 써밋 라테라스’는 208가구 규모의 단지이지만 주택형은 15개나 된다. 호반 써밋 라테라스는 최고 1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테라스 설계가 적용된 주택형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택건설 업계에선 실제 조사를 해 보면 아파트을 선택하더라도 소비자들의 취향과 가족 구성에 따라 선호하는 평면이 크게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최근 84㎡주택은 방을 4개씩 배치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자녀가 없는 부부들은 방은 3개 이하로 하고 거실을 크게 배치하는 것을 선호한다. 은퇴한 부부들은 세대구분형으로 아파트에서 월세를 받는 주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 양식 변화도 주택 평면에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최근에는 배달 문화에 익숙한 젊은 부부들은 부엌이 작아도 상관 없다는 성향이 강하고, 코로나로 재택 근무가 늘면서 성인이 된 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는 모든 방이 크면 좋겠고 한다”며 “건설사들도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평면을 다양화하는 추세는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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