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수도권 집값 지형도] ②10년간 서울 아파트값 순위, 어떻게 변했나
[땅집고] 지난 10년간 서울 25개구 아파트 3.3㎡(1평)당 평균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발했던 성동구와 서대문구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양천구는 10년 새 집값 순위가 4계단 하락했다.
땅집고와 부동산114는 2010년3월과 올 3월 수도권 61개 모든 시·군·구의 아파트 3.3㎡(1평)당 매매가격을 비교 분석했다.
조사 결과 서울의 평당 아파트 매매가 순위는 뉴타운과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신축 대단지가 많이 들어선 지역 순위가 큰 폭으로 올랐다. 성동구(왕십리뉴타운)가 12 위에서 6 위로 6계단 상승했고, 서대문구(북아현·가재울뉴타운)가 18위에서 14 위로 올랐다. 강동구(7위→ 6위)는 고덕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동작구(13위→12 위)도 흑석뉴타운과 노량진 뉴타운이 각각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 교통 요지 성동구, 신축 아파트 효과로 12위→6위
서울 평당 아파트 매매가 1~4위는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순으로 2010년과 2021년 사이에 변동이 없었다. 6위였던 강동구가 5위로 1계단 올랐다.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구는 성동구로 서울 내 집값 순위가 2010년 12위에서 2021년 6위로 올라섰다. 평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1634만원에서 3864만원으로, 상승률이 136%에 달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성동구는 서울 광화문·시청, 강남권 출퇴근이 모두 편리해 직장인이 선호하는 주거지”라며 “왕십리 뉴타운뿐 아니라 한강변 금호·옥수동까지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며 집값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성동구 왕십리 뉴타운은 2002년 은평뉴타운·길음뉴타운과 함께 시범 뉴타운으로 지정된 곳이다. 2016년 총 5379 가구의 신축 아파트가 들어섰다. ‘센트라스’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2월 18억원에 거래가 이뤄져 4년만에 2배 이상 상승했다. 성동구에서 가장 가격이 비싼 단지는 한강변에 자리 잡은 옥수동 ‘옥수파크힐스’,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등으로 현재 시세는 18억~18억8000만원 정도다.
■ 북아현 등 뉴타운 들어선 서대문구 14위로 상승
서대문구는 10년 전 18위(평당 1242만원)에서 14위(평당 2921만원)로 순위가 많이 올랐다. 서대문구는 용산·광화문·여의도 등 중심업무지구와 가깝다. 대단지 아파트가 드물었지만 도심 접근성이 좋은 북아현동 일대에서 뉴타운 사업이 진행하면서 집값이 크게 올랐다. 북아현 뉴타운에 2017년 입주한 ‘e편한세상 신촌’이 서대문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일대 시세를 견인하고 있다. ‘e편한세상신촌’ 2단지 전용 84㎡는 지난 2월 18억원에 팔렸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일대에서 가재울 뉴타운 사업이 막바지 단계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6구역이 입주를 마쳤고 7구역은 조합설립신청, 8·9구역은 공사 중이다. 가재울뉴타운은 북아현뉴타운에 비해 도심으로 이동하는 교통편이 부족하지만 경전철 서부선이 2028년 개통하면 여의도역으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고 신촌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다.
■ 목동 재건축 막힌 양천구, 9위로 밀려나
동작구 역시 흑석뉴타운과 노량진뉴타운 등 두 곳에서 뉴타운 사업이 진행 중이다. 11년 전 15위(평당 1540만원)에서 13위(평당 3349만원)로 순위가 상승했다. 이 중 2005년 서울시 3차 뉴타운 사업지구로 선정된 흑석뉴타운은 서울 뉴타운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다. 강남과 여의도가 가까워 출퇴근 여건이 좋아서다.
흑석뉴타운은 현재 10개 구역 중 4~8구역 등 5개 구역이 입주를 마쳤다. 7구역에 2018년 입주한 ‘아크로리버하임’이 동작구 최고가 아파트다. 전용 84㎡가 지난 1월 21억2000만원에 팔려 강남 3구를 제외한 지역의 일반 아파트 중에서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고덕동에 일대 재건축 아파트가 줄줄이 입주한 강동구는 10년 전 집값 순위 7위에서 올해 6위로 한계단 더 올랐다. ‘강남3구’에 강동구를 포함해 ‘강남 4구’로 바꿔 부르는 경우도 있다. 강동구 신축 단지 중 최고가로 꼽히는 ‘고덕 그라시움’은 전용 84㎡ 기준 18억원 정도에 매물이 나와 있다.
■ GTX 신설역·정비사업 앞둔 지역 순위 변화 주목
아파트는 낡았는데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한 지역은 지난 10년간 순위가 정체하거나 하락했다. 대표적인 지역이 목동을 끼고 있는 양천구다. 학군이 장점인 양천구는 10년 전만 해도 평당 매매가격 2023만원으로 수도권 전체에서 6위였다. 하지만 재건축이 지지부진하면서 현재는 강동구(4018만원)보다 낮은 10위(3733만원)로 밀려났다.
하지만 재건축을 통해 대규모 신축 단지로 탈바꿈할 경우 향후 10년 이내에 순위가 대폭 오를 가능성이 크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목동 아파트는 입주 30년차인데도 마포 등 강북 주요 신축과 가격이 비슷한 만큼 재건축을 완료하면 단숨에 비 강남 최고가 아파트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재건축 추진 중인 여의도가 있는 영등포구와 아파트 비율이 높은 노원구 순위도 향후 10년에는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된다.
수도권 교통 환경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이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도 점점 서울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 금천구의 경우 지난 10년 새 집값 순위가 36위에서 29위로 올랐는데, ‘롯데캐슬 골드파크’ 등 대단지 아파트 입주와 함께 GTX·신안산선 착공에 따른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경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노후 주거지가 밀집해 있으면서 GTX가 지나는 동대문구 청량리(GTX-C), 은평구 연신내(GTX-A) 등에서 정비 사업이 활발해 이들 지역에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 순위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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