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분양권 1년 내 팔아야 양도세 특례" 투자자 날벼락

뉴스 장귀용 기자
입력 2021.04.15 04:02
[땅집고]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일시적 1가구 2주택 유권해석 변경 대상에 대한 개념도. /장귀용 기자


[땅집고] 무주택자였던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2016년 9월 경기도 성남시에서 A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6개월 후인 2017년 3월, 직장에서 더 가까운 남양주시에 B아파트 분양권을 매입했다. 김씨는 분양권 2개를 보유한 셈이었다.

2019년 6월 A 아파트가 먼저 준공했고, 뒤이어 지난해1월 B아파트가 완공했다. 김씨는 B아파트에 입주했고, A 아파트는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특례가 적용되는 2023년 1월 이전까지 처분하기로 마음 먹었다. 당초 국세청이 “B 주택 취득 후 3년 이내까지 A 아파트를 처분하면 양도세 특례를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기 때문이다.

아무 문제가 없을 줄 알았던 김씨는 최근 세무사로부터 깜짝 놀랄 이야기를 들었다. 국세청이 최근 “김씨 같은 경우 기존 A아파트를 B아파트 취득(등기) 후 1년 내에 처분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는 것. 이게 사실이라면 김씨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적용돼 2억원 가까운 양도세를 내야 한다. 김씨는 “A아파트를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면 남는 게 거의 없어 양도세 내려고 빚을 져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15일 세무회계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일시적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특례와 관련해, 조정대상지역에서 분양권 2개를 매입해 주택으로 보유하고 있던 수요자에 대해 종전 주택 처분 기한을 3년이 아닌 1년으로 단축하는 것으로 유권해석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납세자들 문의에 “기존 주택 취득 시점에 따라 3년 또는 2년 이내에 처분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1년 이내 처분해야 한다”거나 “아직 규정이 불확실하며 기획재정부 유권 해석이 나오는 것을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기재부 역시 “국세청 요청으로 현재 유권 해석을 검토 중이다. 최대한 합리적인 방향으로 결정할 예정이며, 4월 중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땅집고]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155조. 이번 유권해석에서는 분양권이 해당 조항에 나와있는 '신규 주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에 해당되는지가 쟁점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


현재 조정대상지역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는 2019년 12·16대책에 따라 두번째 주택 취득 후 1년 이내에 기존 주택을 팔아야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소득세법 시행령 부칙 2항 2호에는 이 같은 규제 시행 전 주택 취득자를 위한 예외 규정이 있다. 조정대상지역에 ‘종전의 주택을 보유한 1세대’가 대책 이전에 신규 주택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 처분 기한을 대책 이전 규정대로 적용한다. 2019년 12월 16일 이전에 취득한 주택은 두번째 주택 취득 후 2년, 2018년 9월13일 이전 취득했다면 3년 내에 처분하면 일시적 2주택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

최근 기재부는 시행령 부칙 중 ‘종전의 주택을 보유한 1세대’라는 부분에 대한 유권 해석을 변경하는 중이다. 즉, 분양권을 매입한 경우도 종전 주택 보유자로 인정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분양권은 주택이 아닌 만큼 ‘분양권 소유자’에게는 비과세 특례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그렇게 되면 두번째 주택 취득(등기) 시기와 상관없이 취득 후 1년 내에 종전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땅집고] 일시적 1가구 2주택 양도세 비과세 대상. /장귀용 기자


문제는 김씨처럼 이미 두번째 주택 취득 후 종전 주택 보유기간이 1년을 넘어간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일시적 2주택자인 이모씨는 “인터넷과 단체 카톡방 등을 통해 600여명이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국세청과 기재부가 그동안 3년으로 처분기간을 안내해 온 만큼 이를 마음대로 바꿔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간 법령 해석 자료를 바탕으로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세무사들은 법률은 소급 적용이 불가능하지만, 유권해석이나 예규는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유권 해석이 바뀔 경우 양도세를 피하기 어렵다고 예상한다. 박영범 YB세무컨설팅 대표세무사는 “유권 해석이 바뀌면 입주권이나 분양권으로 종전 주택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양도세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며 “결국 세법을 너무 자주 바꾸면서 국세청과 세무서 직원조차도 정확하게 답할 수 없을 만큼 세법을 누더기로 만들어 놓아서 생긴 일”라고 말했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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