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상권] 공실 넘치는 송도 커넬워크…준공 12년째 “아직 분양 중”
[땅집고] “송도처럼 차량 중심 도시는 도보 상권이 자리잡기 힘들다. 커넬워크는 주차도 불편해 아파트와 가깝지만 고객 발길이 끊어졌다.”(인천 송도신도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지난 7일 자동차로 연수구청을 지나 송도국제교를 건너자 왕복 8차로 도로 옆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1공구 북쪽으로 들어서자 ‘커넬워크’ 상가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단지 입구 1층부터 텅 빈 점포가 많았고, 분양과 임대문의를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에 나붙어 있었다.
인천의 신흥 부촌(富村)인 송도국제도시가 각종 교통 호재로 지난 2~3년간 집값이 급등했지만 상가 시장에는 불황의 그늘이 깊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커넬워크다. 땅집고가 2년여만에 다시 찾은 커넬워크는 여전히 장기 공실에 허덕이면서 부진 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커넬워크는 최고 5층 총 4개동에 353실 건물이다. 1~2층은 상가, 3~5층은 오피스텔로 2009년 10월 완공했다. 당초 송도국제도시 랜드마크 상가로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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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2배 급등…커넬워크는 아직도 공실
상가 대부분은 주인을 찾지 못해 비어있었다. 이랜드리테일이 한 때 커넬워크 상가70%가 넘는 260여실을 임차해 사용했지만 지금 모두 철수했다. 봄·여름·가을·겨울 등 4개동 모두 1층 점포는 절반 정도가 텅 비었다.
커넬워크는 2009년 첫 분양 당시 큰 기대를 모았다. 이 상가가 위치한 1공구는 송도국제도시의 대표적인 주거 밀집지역이다. 아파트 14개 단지와 주상복합 14개 등 총 1만1000여가구로 현재 송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산다. 이랜드가 ‘NC큐브’와 함께 브랜드 상가를 입점시켜 초기 상권을 형성했다. 여기에 전 국가대표 피겨선수 김연아씨가 상가 3실을 매입한 것이 알려지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상권 형성이 더디고 실적도 부진해지면서 이랜드는 10년 만인 2019년 8월 NC큐브 철수를 결정했다. 이랜드는 인천대입구역과 지하로 연결되는 이랜드몰(2023년 예정)에 집중하기로 했다. 점포 대부분을 차지하던 이랜드 브랜드가 떠나자 커넬워크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분양이나 임대문의도 끊어졌다.
커넬워크 상가 시세는 최초 분양가보다 30% 이상 떨어졌다. 그래도 매수자가없다. 현재 커넬워크 1층 상가 매물은 3.3㎡(1평) 당 1500만~2000만원 수준이다. 2층은 평당 650만~700만원에 나와 있다. 2009년 3월 첫 분양 당시 커넬워크 상가 분양가는 1층 기준 3.3㎡당 2100만~2900만원, 2층은 3.3㎡당 1000만~1100만원 선이었다.
송도국제도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제2경인선 등 교통 호재가 이어지면서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2011년 당시 전용 84㎡ 기준 3억4000만원이던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현재 8억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특히 지난 3월 마지막 주 송도 아파트 가격은 0.98% 급등해 2012년 5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커낼워크는 왜 망했나?
전문가들은 커넬워크가 위치와 교통 편의성 측면에서 처음부터 잘못 설계됐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커넬워크 입지를 냉정히 따져보면 지하철역도 멀고, 도보나 자동차 이용도 모두 불편한 최악의 입지”라며 “개발 주체나 투자자 모두 배후에 아파트가 많고 입주민 소득 수준이 높다는 장밋빛 전망에 단점을 전혀 보지 못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송도국제도시는 도심 내 주요 도로가 왕복 7~8차로다. 이면도로 역시 왕복 4차로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 이용은 편리하지만 가까운 거리여도 걸어다니기는 불편하다. 예컨대 1공구 아파트 중 가장 남쪽 ‘송도자이하버뷰 2단지’에서 커넬워크를 가려면 왕복4차로 도로를 4번이나 건너야 한다. 중간에도 걷기 좋은 산책로나 보도가 아닌 아파트 3개 단지를 지나야 한다. 횡단보도 신호 대기시간까지 포함하면 커낼워크까지 15분쯤 걸린다.
여기에 경쟁 상권이 계속 생겨나는 것도 악재다. 인천 지하철 1호선 테크노파크역 바로 인근에 대형 쇼핑몰들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는 것. 7공구에는 흔히 ‘송현아’로 불리는 ‘송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2016년 입점했고, 바로 옆에 홈플러스까지 들어서면서 송도의 상가 이용객 대부분을 흡수했다. 내년에는 인천대입구역세권에 롯데몰 개점이 예정돼 있다. 송도국제도시 주민 김모(44)씨는 “15분 걸어서 스트리트형 상가를 이용하는 것보다 차로 8분 정도 이동해서 온갖 브랜드가 한 건물 안에 다 있는 대형 쇼핑몰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고 했다.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는 “입지와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가는 대형 쇼핑몰이 제공하지 못하는 ‘킬러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송도(인천)=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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