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땅집고 디스아파트] 주변 시세 뛰어넘는 분양가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
DL이앤씨가 오는 12일부터 제주시 연동 293-46번지와 292-53번지에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 1·2단지’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총 2개동에 15층 규모로 1단지 102가구, 2단지 102가구로 총 204가구가 일반분양한다. 입주는 2023년 6월로 예정됐다. 특별공급 없이 12일부터 1순위 청약이 시작된다.
이 단지는 대한한공 제주 사택 부지를 매각해 개발하는 아파트다. 제주시내의 중심에 있어 제주국제공항이 3km거리로 가깝고 주변에 제주도청·신제주초·제주중앙중 등 행정 및 교육시설이 밀집해 제주도에서 인프라가 가장 우수한 단지로 꼽힌다. 또 이 일대에는 보기 드문 브랜드 아파트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가 제주도 아파트 중 역대 최고가 수준으로 높다. 제주도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 지역도 아니어서 분양가 규제가 전혀 없는 탓이다. 가장 작은 주택형인 84㎡ 분양 최고가가 9억원이 넘는다. 제주도 내 신축 단지들의 주택 가격 평균 (6억~7억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특히 제주도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제주도 거주자만 청약이 가능(제주도 1년 이상 거주자에 우선 공급)하기 때문에 높은 청약 경쟁률을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 아무리 브랜드 건설사라지만…분양가가 제주 ‘신고가’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은 제주도의 각종 행정기관과 업무시설이 몰려있는 중심지다. 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밀집했다. 단지 북측으로 삼다공원과 제주도청, 제주교육청, 경찰청이 있고 반경 2km 이내에 드림타워, 제주 한라병원, 신라면세점제주점, 이마트, 롯데마트, 신제주우체국 등이 있다.
제주 중심지이긴하지만 시공능력순위 10위권 안에 드는 브랜드 건설사 신축 단지는 극히 드물다. 지은 지 10년 이내 신축 단지 중에는 노형동에 2014년 1월 입주한 ‘노형 아이파크’가 유일하고 지난 1년간 브랜드 건설사가 분양한 아파트가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 1·2단지’의 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 단지의 주택형별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으로 ▲84㎡ 9억4830만원 ▲145㎡ 14억3410만원 ▲154㎡는 15억6410만원이다. 이 단지가 분양하기 직전 지난 3월 제주시 노형동에 분양한 ‘이안 더 프리미스 노형’ 154㎡ 분양가는 8억8000만원이었다. 직전 분양가보다 약 2배 가까이 가격이 상승한 셈이다. ‘이안 더 프리미스 노형’의 청약 1순위 경쟁률은 최고 2.55대 1(전용 69㎡B)에 그쳤고, 전용 154㎡는 1순위에서 미달됐다.
시세와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다. 이 단지로부터 900m 떨어진 노형동 ‘노형2차 아이파크’의 실거래 최고가인 9억원을 훌쩍 넘는다. 연동과 노형동 신축단지 84㎡ 평균 거래 가격은 6억~7억원대에 그친다. 주변 단지 신고가보다 4000만원 비싼 금액에 분양가가 책정되자 규제가 없다고 너무 비싸게 가격을 높인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 남향 위주 배치, 4베이 판상형으로 주변 아파트보다 선호도 높아
주택은 남향 위주다. 주택형은 전면에 거실과 방을 배치하는 4베이(Bay) 구조다. 집이 넓어보이고 맞통풍이 가능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인근 신축 아파트인 ‘노형 아이파크 2차’, ‘노형 해모로루엔(2019년 11월 입주)’ 84㎡가 3베이인 데 반해 평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평가다.
층수가 최고 15층으로 낮고 대부분의 주택이 바다 반대 방향인 남쪽을 향해 있어 바다 조망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단지 내에는 카페라운지, 주민회의실, 피트니스 클럽, 스크린골프장 등의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발코니 확장 비용은 분양가에 포함돼 무상으로 제공된다. 그밖에 헤링본 바닥재, 빌트인 냉장고,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인덕션 등 유상옵션 가격까지 합하면 약 2000만원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다.
반경 1km 이내에 신광초등학교, 신제주초등학교, 제주중앙중학교, 남녕고등학교 등의 교육시설이 있다.
■ 중도금 대출 가능하고 전매제한도 없지만…“미분양 또는 가격 정체할 가능성도”
제주도가 비 규제지역이기 때문에 분양가는 비싸지만 전매제한이 없다. 당첨 후 계약금(10%)을 낸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유롭게 분양권 양도가 가능하다.
단, 분양가가 9억원이 넘기 때문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중도금 집단 대출은 불가능하다. 시행사는 시행사 보증으로 중도금(50%)를 무이자로 제공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지만, 비 규제지역의 경우 가구당 중도금 대출이 2건으로 제한돼 일부 청약자들은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할 수 있다.
분양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분양가가 제주 신축단지 아파트 시세보다 2억원 이상 비싸기 때문에 제주도 수요자들로서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며 “시행사가 중도금 집단 대출 혜택도 제공하고 비규제지역이라 각종 부동산 규제에선 자유롭지만 제주도민만 청약이 가능해 초기 미분양이 발생하거나 가격이 오랜 기간 정체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했다. /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