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뉴타운은 서초구 반포동 서쪽에 자리잡고 있다. 흑석동의 입지가 반포에 견주어도 제법 괜찮다는 의미에서 흑석동을 ‘서반포’라고 추켜세우기도 한다. 집값도 실제로 강세다. 흑석뉴타운에 2019년 입주한 ‘아크로리버하임(흑석7구역)’은 84㎡ 실거래가가 21억원까지 치솟아 아파트 가격 면에서도 강남권 바로 아래까지 올라왔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시작된 뉴타운 사업 중 흑석뉴타운은 용케도 살아 남아 현재는 강남권을 제외하고는 가장 주목 받는 지역이 됐다. 흑석뉴타운은 10개 구역으로 나눠, 전체 1만2000여가구 규모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중 6개 구역은 이미 입주했거나 일반분양을 마쳤다. 나머지 4개(1·2·9·11구역) 구역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조합원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지분 투자가 가능하다. 땅집고는 최근 사업시행 인가를 받은 11구역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9구역을 집중 취재했다.
■ 11구역 빠르면 2022년 착공, 2구역은 공공재개발로 분상제 예외
흑석11구역(8만9317㎡)은 지난 18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아파트 지하 5층~지상 16층, 25개 동, 1509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한강 쪽에 다른 단지가 있어 사업이 완성되더라도 한강 조망은 제한적이다. 일부 고층에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현재 구청에 조합원 권리가액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 업체 선정이 진행 중이며 6월에 조합원 동·호수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2022년 말 착공, 2025년 준공이 목표다. 조합원분 699가구와 임대물량 257가구를 제외한 553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으로 배정돼 있다.
현재 11구역에서 조합원 분양을 받을 수 있는 다세대 주택 매매 가격은 최소 13억~14억원(전용 33㎡·10평 기준) 선에 거래되고 있다. 아직 감정평가를 받기 전이라 조합원 권리가액이나 분담금이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투자한다면 전용 84㎡ 아파트를 1채를 받기 위해서는 분담금까지 포함해 총 투자금이 16억~17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낀 매물을 매입한다 해도 초기 투자금이 최소 10억원을 넘는다.
제법 투자금이 많지만, 현지에서는 매물을 구하기 쉽지 않다. 흑석역 인근 이왕성 모범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11구역은 1종주거지역이라 소형 주택 2채를 분양받을 수 있는 대지지분이 큰 20억원 대 매물이 다수”라며 “11구역 입지가 워낙 좋고 관리처분 인가 이후에는 분양권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초기 투자금이 비교적 적은 매물은 나오는 족족 팔려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점이 높은 수요자들은 내년 말쯤으로 예상되는 일반 분양을 기대하고 있다. 조합 안팎에선 흑석11구역 일반 분양가는 3.3㎡당 3500만원 정도로 예상한다. 전용 84㎡ 기준으로 12억원 정도다. 새 아파트 시세를 20억원으로 놓고 보면 현재 기준으로 8억원의 차익이 예상된다. 흑석11구역 관계자는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래미안원베일리’ 3.3㎡ (1평)당 분양가가 5668만원으로 책정되는 등 일반분양가가 상승하고 있다”면서 “이를 고려해서 현재 토지 가격을 감안해 3500만원 정도를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분양가는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 현 문재인 정부는 아파트 분양가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데, 부작용이 많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정권이 바뀌면 민간 택지에 대해서는 가격 통제 정책도 완화될 수 있다.
■ 흑석3·9·11구역 웃돈만 ‘12억’… 3·9구역은 조합원 지위 양도도 가능
흑석9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사업이 막바지에 이른 상태다. 다만 현재는 시공사 교체 문제로 사업이 정체 중이다. 2018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롯데건설이 수주전 당시 제안한 대안설계가 서울시 인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비대위가 지난해 5월 기존 조합 집행부를 해임하고, 8월 롯데건설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올해 5월 집행부를 다시 선발해 8월쯤 시공사를 다시 선정할 예정이다.
흑석9구역은 2017년 8·2대책 이전에 사업시행을 신청한 단지여서 조합원 입주권 전매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현재도 활발하게 조합원 매물이 거래되고 있고 가격도 오름세다. 전용 84㎡에 입주 가능한 다세대 주택은 조합원 분양가 7억4000만원에 웃돈 11억~12억원을 포함한 18억~19억원이다.
9구역의 변수로는 4·7 서울 시장 보궐 선거가 꼽힌다. 전임 시장이 불허한 대안 설계를 신임 시장이 허가할 경우 롯데건설과 계약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사업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야당 후보가 당선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높다.
흑석 2구역은 정부가 시행하는 공공재개발 1차 시업사업 후보자로 선정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재개발 사업을 반대하는 상가 소유주들이 많아 속도를 내지 못했는데, 공공재개발을 통해 소유주 2/3 또는 1/2의 동의로 재정비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분양가 상한제도 제외되면서 사업성이 높아질 전망이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실거주 목적이 아닌 외부인의 투자는 어렵다.
■ 아크로리버하임 84㎡ 20억원 돌파…“마·용·성 넘어설까”
현재 흑석뉴타운 최고 입지 아파트로는 ‘아크로리버하임(7구역·2018년 입주)’이 꼽힌다. 이 아파트 84㎡는 지난 1월 21억2000만원에 팔려 흑석뉴타운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현재로서는 흑석역에서 가장 가까운 단지인 데다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흑석역을 끼고 있는 2구역이 개발되기 전까지 7구역이 당분간 흑석 뉴타운 시세를 견인할 전망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연구소장은 “강남·서초구 주요 지역과 송파구 잠실동·용산 한강변 등을 일부를 제외하고는 흑석동보다 나은 입지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동작구 안에 대규모 상업시설 등 생활편의시설이 없고 3·9구역 등은 경사진 위치에 있어 생활하기 불편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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