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말이 됩니까"…무려 52% 폭등한 상계주공 공시가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1.03.17 03:09

[땅집고]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6단지(전용 49㎡)에 사는 김모씨는 16일 인터넷에 공개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이 아파트 공시가격이 지난해 2억5900만원에서 3억9600만원으로 52%나 오른 것. 당초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노원구의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은 34%였다. 김씨는 “강북에 있는 소형 주택이어서 공시가격 상승률이 평균보다 낮을 걸로 생각했다”면서 “시세가 겨우 6억원대인 아파트를 대상으로 1년 만에 50% 이상 올리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지역 상당수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당초 정부가 발표한 올해 서울 평균 상승률(19%)보다 적게는 10%포인트, 많게는 20~30%포인트까지 더 많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정부가 평균 상승률에 아파트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훨씬 낮은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반발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이른바 물타기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 서울 대부분 아파트 평균 상승률보다 높아

[땅집고]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와 공시가격 변화 비교./국토교통부, 한상혁 기자


땅집고가 16일 공개된 개별 아파트 공시가격을 살펴본 결과, 정부가 발표한 자치구별 평균 상승률을 뛰어넘는 단지가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은 19.9%였다. 구별로는 노원구가 34%로 가장 높았고, 가장 낮은 곳은 서초구(13%)였다.

서울 도봉구 창동 주공3단지 전용 49㎡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은 3억3300만원이었다. 지난해(2억4100만원)대비 38% 급등했다. 정부가 발표한 도봉구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26%)은 물론, 지난 1년간 실거래가 상승률(31%)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아파트는 2019년 말 4억8950만원에, 2020년말 6억4500만원에 팔렸다.

금천구 시흥동 벽산5단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아파트 전용 84㎡ 올해 공시가격은 3억7200만원으로 역시 38% 올랐다. 금천구 평균 상승률(22%)보다 1.5배 정도 더 뛰었다. 이 기간 실거래가 상승률(25%)과 비교해도 더 높게 상승했다.

노원구도 비슷했다. 개별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이 평균 상승률보다 높았다. 상계주공 6단지 전용 49㎡는 공시가격이 지난해 2억5900만원에서 올해 3억9600만원으로 52% 급등했다. 이 기간 실거래가 상승률(30%)보다도 훨씬 높았다.

[땅집고] 서울 각 구별 2021년 공시가격 상승률과 2020년 한해 집값 상승률. 집값 변동률보다 공시가격 상승률이 훨씬 높았다./장귀용 기자


다만, 일부 고가 아파트의 경우 정부가 발표한 평균 상승률보다 공시가격이 덜 오르기도 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 푸르지오’ 전용 59㎡는 올해 공시가격이 9억3900만원으로, 작년보다 18% 올랐다. 올해 마포구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은 20.3%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강남구 평균 상승률보다 덜 올랐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올해 공시가격이 17억1600만원으로, 작년보다 11% 상승했다. 올해 강남구 평균 상승률은 14%였다.

■“연립·다세대 포함해 평균 상승률 낮아진 것”

전문가들은 개별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이 평균보다 높은 경우가 속출하는 이유에 대해 정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다세대주택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서울 공동주택 중 아파트는 172만 가구(66%), 연립주택은 11만 가구(4.2%), 다세대주택은 77만 가구(29%)다. 연립·다세대주택이 전체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데, 대부분 공시가격이 아파트보다 낮고 지난해 집값도 거의 오르지 않았다.

[땅집고] 서울과 세종시의 2020년 말 기준 아파트 가격 중위값과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위값./한국부동산원, 국토교통부.


세종시 공시가격이 올해 70% 폭등하면서 전국에서 중위가격 기준 가장 비싼 지역으로 이름을 올린 것 역시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세종시는 2019년 기준 아파트가 11만3000가구(98%)로 사실상 ‘아파트 도시’다. 연립주택은 1100가구, 다세대주택은 1500가구에 그쳤다. 세종시나 서울이나 동일 가격대의 아파트 공시가격은 비슷하게 올랐지만, 아파트가 대부분인 세종시 전체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아파트 공시가격이 많이 올라도 연립·다세대주택 공시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았다면 평균 공시가격은 낮아진다”며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이 19% 올랐다지만 실질적으로 보유세 부담이 높은 아파트만 놓고 보면 실제 체감 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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