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세종시 땅과 아파트가 외지인 원정 투자자들의 최대 먹잇감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세종시 땅을 산 10명 중 7명이 외지인이었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세종시 아파트 역시 올 들어 외지인 매입 건수가 지난해 5배 이상으로 폭증하고 있다. 정부청사 이전 등 호재가 많고 서울·수도권보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에서 건축물을 제외한 순수 토지 거래량은 1만6130필지다. 이 중 세종시 외 거주자가 매입한 땅은 1만786필지(66.9%)였다. 10명 중 7명 정도가 외지인이었던 셈이다.
외지인 매입량은 2018년(1만223필지) 처음 1만 필지를 넘었고, 2019년 8558필지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거래량에는 증여, 교환, 판결 등도 포함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일반적으로 외지인 매입 비율이 30%를 넘으면 지역민이 아닌 외부 투자 수요 유입이 뚜렷하다고 판단한다”며 “외지인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것은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다주택자들이 정부의 주택 시장 규제로 사실상 더는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에서 행정 수도 이전 호재가 있는 세종시 토지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시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지만, 토지 거래에는 대출 규제나 양도소득세 중과, 전매 제한 등이 없다.
외지인이 사들인 아파트도 급증했다. 2012년 385건에서 한 해도 빠짐없이 늘어 지난해에는 5269건이 됐다. 이는 2019년(2628건)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올 들어서도 1월에 205건으로, 작년 월 평균(40.5건)의 5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처럼 세종시에 외지인 원정 투자가 집중되는 것은 여전히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으로 지난해 44.93% 올라 전국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세종시는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도 12.38% 올라 시도별 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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