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LH직원들과 똑 닮은 땅 매입법…민주당에 번진 투기 의혹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1.03.11 10:03 수정 2021.03.11 11:25


[땅집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토지 투기 의혹이 논란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가족들이 신도시 등 신규 택지 개발 지역의 토지를 매입했던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지분 쪼개기’ 등 LH 직원들의 토지 매입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땅집고] 더불어민주당 김경만 의원./김경만 의원 블로그

10일 국회의원 정기 재산신고 등에 따르면 민주당 김경만 의원(비례대표)은 배우자 명의로 2016~2018년 개발 호재가 있던 경기 시흥시 일대 땅을 쪼개기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의원 아내 배모씨는 2016년 10월 장현동 일대 임야 99㎡를 매입했다. 이후 2018년 11월 장현동 임야 66㎡를 추가 취득, 총 50평가량의 임야를 소유하게 됐다. 두 번 모두 지분 일부만 매입했다. 해당 지역은 3기 신도시가 예정된 시흥시 과림동으로부터 약 5km 떨어져 있는 지역이자, 공공택지지구인 시흥 장현지구와 인접한 야산이다. 이 때문에 배 씨가 투기 목적으로 이른바 '지분 쪼개기' 방식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배우자가 교회 지인의 권유로 매수한 것으로, 신도시 예정지와는 전혀 무관하고 당시 본인은 국회의원 신분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작년 3월쯤 부동산에 매각을 요청했지만, 아직 거래가 성사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어떤 조건도 없이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처분에 나설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광주서구을)도 2015년 10월 경기 화성시 신규 택지개발지구와 인접한 그린벨트 지역 토지 3492㎡(약 1058평)를 4억7520만원에 매입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땅은 도로와 연결돼 있지 않은 맹지(盲地)여서 개발 가능성을 미리 알지 않았다면 취득하기 어려운 땅이다.

[땅집고]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 /이덕훈 기자

양 최고위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해당 토지는 논란이 되고 있는 신도시와는 전혀 무관하고, 주변 토지 거래도 거의 없어 시세 산정 자체가 어려운 땅”이라며 “삼성 임원으로 승진할 때 구매한 땅으로, 은퇴 후 전원주택을 짓고 노후를 대비하려는 차원에서 지인의 추천으로 해당 임야를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구입했다”고 했다.

또 “공직 영입 전 구매했던 땅으로 공직에 들어오기로 결정하면서부터 수차례 매매를 시도했지만, 거래 자체가 워낙 없다 보니 매매에 실패했고 어떤 시세 차익도 목표한 바 없다”고 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의 지도부로서 LH 사태 논란으로 국민이 공분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 부득이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비례대표) 모친이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경기 광명시 가학동 인근 토지 9421㎡(약 2850평) 가운데 일부인 66㎡(약 20평)를 지분공유 형태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명시 가학동은 지난달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곳이다. 양이 의원 모친이 이 땅을 사들인 시점은 이보다 앞선 2019년이라 사전에 개발정보를 알고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양이 의원은 정치인은 아니었다.

논란이 커지자 양이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혼자 살고 계신 어머니께서 인근에 임야를 소유하고 계신 사실을 알지 못했고, 3기 신도시 예정 부지 인근인 것도 몰랐다"며 "소유하신 부동산을 처분하기로 했지만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한상혁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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