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LH직원들 움직인 그때부터 광명시흥 토지시장 들썩

뉴스 전현희 기자
입력 2021.03.08 09:05 수정 2021.03.08 11:53
[땅집고] LH 직원들이 사들인 경기 시흥시 무지내동 소재 농지 일대의 모습./뉴시스


[땅집고] 2017년부터 경기 광명·시흥 일대 토지 거래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은 정부가 3기신도시 조성계획을 발표한 2018년 직전 년도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광명시 순수토지(건축물을 제외한 토지) 거래량은 지난해 2520필지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거래량은 매매뿐 아니라 증여, 교환, 판결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광명시 순수토지 거래량은 2016년 893필지로 1000 필지를 밑돌았다가 2017년 1036필지, 2018년 1665필지, 2019년 1715필지, 2020년 2520필지로 급증세를 보였다.

시흥시 순수토지 거래량은 2017년 9243필지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후 2018년 8111필지, 2019년 8246필지, 2020년 7352필지로 거래량이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2006~2016년 평균 거래량(3539필지)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많았다.

광명·시흥 토지 거래 시장이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들썩인 정황을 고려할 때 LH 직원의 개인 일탈을 넘어 조직적인 투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LH 직원들이 처음으로 토지 매매를 하게 된 시점은 2017년 8월이었다. 당시 거래된 광명시 전체 순수토지는 138필지로, 전달(78필지) 대비 거래량이 76.9% 증가했다. LH 소속 A 직원은 2017년 8월 광명시 옥길동 밭에 이어 2018년 4월과 2020년 2월 각각 시흥시 무지내동과 과림동에 있는 논을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명시와 시흥시에서 각각 토지 거래가 가장 많았던 2020년과 2017년은 서울 거주자가 이들 지역에서 각각 가장 많은 토지를 산 해이기도 하다. 서울 거주자의 광명시 토지 거래는 지난해 702필지, 시흥시 토지 거래는 2017년 2248필지로 각각 연간 역대 최다였다. 광명시흥지구에 땅을 산 LH 직원 상당수는 서울 강남권 거주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명시와 시흥시 토지 거래에서 서울 거주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2018년에 가장 높았다. 2018년은 정부가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밝힌 해인데 광명시흥지구가 가장 유력한 신도시 후보로 거론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광명 전체 토지 거래량 1665필지 중 서울 거주자의 거래가 33.1%(551필지)에 달했다. 특히 2월(45.7%), 3월(42.3%), 4월(42.4%)과 8월(50.0%)은 서울 거주자의 광명 땅 거래 비중이 유달리 높았다.

시흥은 2018년 전체 토지 거래량 8111필지 중 24.4%(1980필지)를 서울 거주자가 사들였다. 그해 3월에는 서울시민의 시흥 토지 거래 비중이 31.2%까지 치솟으면서 월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8년은 광명이 3필지 가운데 1필지, 시흥이 4필지 중 1필지꼴로 서울 거주자의 거래 비중이 높았던 셈이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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