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땅집고 디스아파트] 올해 서울 강남4구 첫 분양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땅집고] 흔히 서울 ‘강남4구’로 불리는 강동구에서 올해 첫 아파트가 분양한다. 오는 3월 4일 1순위 청약을 받는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다. 고덕·강일동 일대에 조성하는 신도시인 고덕강일지구에 지하 2층~지상 27층 6동에 780가구다. 이 중 491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고덕강일지구에서 가장 좋은 입지로 꼽히는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청약을 기다리는 수요자가 적지 않다. 84㎡(이하 전용면적) 기준으로 최고 분양가가 8억9900만원으로 중도금 대출도 가능하다. 주변 단지와 비교하면 5억원 정도 저렴해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과 두 달 전 근처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 평당 분양가가 223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 정도 높다는 불만도 나온다.
■ “9호선 샘터공원역 역세권 단지될 것”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고덕강일지구 1지구에 들어선다. 고덕강일지구 총 3개 지구 중 강남 업무지구와 가장 가까우면서 지하철 이용도 비교적 편리한 입지라는 평가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5호선 상일동역이다. 걸어서 15분 정도 걸려 역세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5호선 배차 간격이 다른 노선보다 길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출퇴근 시간 배차간격은 5~10분 정도로 짧은 편이지만, 평일 오후 1~5시나 공휴일에는 최대 20~25분까지 길어진다. 상일동역을 포함하는 5호선 하남풍산행 본선과 마천행 지선이 강동역 선로를 번갈아 쓰기 때문이다.
상일동역보다 더 가까운 곳에 9호선 4단계 연장 샘터공원역이 2026년쯤 개통할 예정이다. 단지에서 샘터공원역까지 걸어서 10분쯤 걸린다. 9호선 4단계 연장노선은 현재 9호선 종착역인 중앙보훈병원역에서 길동생태공원역~한영고역~고덕역(5호선 환승)~고덕강일1지구 샘터공원역까지 총 4.12㎞를 잇는다. 개통하면 고속터미널·종합운동장 등 강남권 주요 지역이나 여의도까지 환승 없이 갈 수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시공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를 위한 1차 입찰에 이어 이달 2차 입찰까지 연달아 유찰되면서 개통 지연 가능성이 높다.
학군도 준수하다는 평가다. 초등학교는 단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고덕초를 배정받는다. 반경 2㎞ 안에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한영고·한영외고·배재고 등이 있다. 고덕역과 명일역 일대에 조성된 학원가도 차로 10~15분 정도면 도착한다.
■ 한강변에 짓지만 한강 안보여…내부 구조는 희한해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한강변에 있는 고덕강일지구 1지구에 짓는다. 다만 한강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부지에 들어서기 때문에 ‘한강뷰’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분양회사 관계자는 “한강에서 가장 가까운 106동과 한강까지 거리가 1.5㎞ 정도로 ‘한강뷰 아파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택형은 84㎡와 101㎡다. 그런데 주택형별 타입이 너무 많고, 일부 주택형은 희한한 설계가 적용돼 논란을 빚고 있다. 예를 들어 84㎡는 총 23개 타입이 있다. 이 중 복층(復層)이 10개, 벽이 곡선으로 된 주택도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이 단지 시공사를 선정할 때 ‘다양한 수요에 맞는 공동주택 유형’이라는 현상 공모를 통한 설계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특이한 평면은 향후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같은 주택형이라도 어떤 타입을 배정받느냐에 따라 층수도 크게 차이난다. 예를 들어 84㎡로만 구성하는 101동에선 A타입과 B타입은 최고 25층에 배정되지만, 나머지는 최고층이 ▲SA타입 6층 ▲SD 타입 5층 ▲SC타입 4층 ▲SB타입 3층에 그친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외부인과 공유해야 한다는 점도 청약자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입주자모집공고문에 ‘본 아파트는 건축심의 조건에 따라 일부 주민공동시설을 외부에 개방 예정입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개방시설은 어린이집, 전시실, 공유주방, 공유공방, 사회적기업, 창업지원센터, 워크스페이스, 유기농카페, 바이크스테이션 등이다.
■ 당첨되면 ‘5억 로또’ 기대…“분양가 비싸다” 불만도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3.3㎡(1평)당 평균 분양가는 2430만원이다. 작년 12월 근처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강일 리슈빌’ 분양가(평당 223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평당 200만원 비싸다. 하지만 주변 아파트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저렴하다. 84㎡ 기준으로 바로 옆에 2011년 입주한 ‘고덕리엔파크1단지’(605가구)’ 최고 호가(14억원)보다 5억원 이상 낮다.
‘고덕강일 제일풍경채’ 분양가는 500m 떨어진 5호선 상일동역 역세권 ‘고덕그라시움’의 이달 초 최고 실거래가(18억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현재는 ‘그라시움’ 입지가 훨씬 좋다는 평가이지만, 앞으로 9호선이 개통하면 집값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주택형별로 84㎡가 8억1470만~8억9990만원으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대부분 무상옵션으로 제공하는 신발장(180만~380만원)·침실 붙박이장(150만~200만원) 등이 유상 옵션이어서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유상옵션을 포함한 금액이 9억원을 넘어도 순분양가는 9억원을 넘지 않아 중도금 대출은 가능하다. 101㎡ 분양가는 9억5640만~10억8660만원이다.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분양가상한제 대상 아파트에 적용하는 5년 의무거주 요건을 피했다. 규제 하루 전인 이달 18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앞으로 새 아파트 분양가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분양 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이 ‘로또’라는 인식이 사그러들 기미가 전혀 없어 이 단지 청약 경쟁률도 높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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