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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9단지] 가까운 전철역만 4개…좁은 동 간격에 집 안은 컴컴

뉴스 전현희 기자
입력 2021.02.24 04:40

[땅집고 입주단지 분석]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9단지’

[땅집고]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9단지 주출입구. 이달 16일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전현희 기자


[땅집고] 지난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오자 깔끔한 외관의 15층짜리 신축 아파트가 줄줄이 나왔다. 5분 정도 걸어가자 아파트 출입구에 대형 이삿짐 트럭이 드나들고 있었다. 지난 16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마곡9단지’다.


[땅집고] 마곡9단지는 입주가 시작되면서 이삿짐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 /전현희 기자


‘마곡 9단지’는 지하 2층~지상 16층 19동에 1529가구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은 공공분양 아파트로 강서구 마곡 도시개발사업지구에서 2015년 이후 5년 만에 들어선 신축 단지다. 2023년 분양할 10-2단지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곡지구 마지막 대단지다. 지하철 5호선 마곡역과 송정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마곡지구 내 상업시설과 업무지구가 가깝다. 다만 마곡9단지 일부 동은 동 간격이 좁다. 단지 가운데 동 저층은 일조권을 침해받고 일부 동에서는 걸어가기 힘든 거리에 초등학교를 배정받는다.

■ 5년 만에 입주하는 신축…지하철 5·9호선 도보 이용

마곡지구는 원래 논밭이 대부분이었고 김포공항이 가까워 낙후됐던 지역이다.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이던 2007년 도시개발사업지구로 지정해 산업기반 R&D(연구개발) 단지 조성을 발표했다. 부지 면적이366만5783㎡에 달한다. 2009년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됐다. 지금도 기업 입주가 계속되고 있어 주거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사이언스파크, 롯데중앙연구소를 비롯한 마이스(MICE) 복합단지, 코오롱미래기술원 등을 건설하고 있다.

[땅집고] 마곡9단지 인근 아파트와 입주기업, 편의시설. /전현희 기자


마곡 9단지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지하철 5호선 마곡역과 송정역이 있다. 9호선 신방화역은 도보 10분, 공항철도 마곡나루역은 도보 15분이면 닿는다. 5호선을 이용해 여의도 업무지구를 30분 만에 갈 수 있다. 신방화역에서 강남까지 환승없이 한 번에 갈 수 있다. 다만 소요시간은 55분쯤 된다. 9단지 동쪽에 이대서울병원이 있다. 세무서·강서구청 등 공공기관도 단지 바로 앞에 있다.

■ 동 간격 좁아 일부 저층은 일조권 침해 우려

마곡9단지는 건너편에 공항초등학교가 있다. 하지만 마곡9단지 901~907동만 이 학교에 배정받을 수 있다. 나머지 908~917동은 단지에서 1㎞ 정도 떨어진 송정초등학교에 배정받는다. 성인 기준 걸어서 15분쯤 걸린다. 체감상 초등학생이 통학하기에는 다소 멀다.

[땅집고] 마곡9단지 908~919동 입주민 자녀는 단지에서 1km 정도 떨어진 송정초등학교에 배정받는다. /전현희 기자


마곡9단지는 대지면적 6만9122㎡, 건폐율 29.27%다. 김포공항 때문에 고도 제한(해발 57m)이 있어 최고 높이가 16층이지만 일부 동은 간격이 성인 기준 15걸음이 채 되지 않는다. 동 간격이 좁아 906~910동을 제외한 동에서는 저층은 물론 중간층에서도 집 안에 햇볕이 제대로 들지 않는다. 앞뒤 동은 집안 내부도 들여다보여 사생활 침해 우려도 제기된다.

공공분양 아파트이지만 도서관, 어린이집, 경로당, 피트니스센터 등 민간 아파트와 비슷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다만 골프장·사우나 등 특화 시설은 없다. 눈에 띄는 조경시설도 없다. 입주자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내부 인테리어가 민간 분양 아파트에 비해 세련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땅집고] 동과 동사이 간격이 좁아 일부 동의 저층 주택은 햇볕이 잘 들지 않는다. /전현희 기자


■ 10년간 전매 못해…전용 84㎡ 전세 8억 호가

마곡 9단지는 공공분양 단지여서 10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인근 아파트 시세는 전용 84㎡ 기준 11억~13억7500만원이다. 마곡9단지 바로 앞 마곡8단지는 지난 1월 11억원에 팔렸는데 2015년 분양가가 5억135만~5억7926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분양가 대비 두 배 가량 올랐다. 마곡5단지는 같은 달 13억7500만원에 팔려 2014년 분양가(4억8415만원)와 비교해 세 배 가까이 올랐다.

실거주 의무요건은 없어 전세를 놓을 수 있다. 전세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 전세금 호가는 전용 84㎡ 기준 8억원선이다. 인근 단지 동일 주택형의 2년 전 전세 시세보다 2배 정도 올랐다. 김유진 우대빵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2년 전 실입주율이 20~30%였던 것에 비해 지금은 60~70% 정도에 달해 전셋집 공급 자체가 많지 않고, 집주인들이 전월세 계약갱신 청구권 때문에 쉽게 호가를 낮추지도 않는다”며 “다만 입주가 다가오면서 실입주하지 않고 잔금을 치러야 하는 집주인의 경우 호가를 7억원 정도로 낮춰 부르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마곡지구 내 연구단지에 입주할 기업과 상업시설 증가로 배후 주거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심형석 미국 SWCU 교수는 “잠실 마이스 사업 투자비가 2조5000억원인데 마곡지구는 3조5000억~4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되고, 마곡지구 일자리 수가 약 16만5000개 쯤인데 아파트는 1만2000여 가구에 불과하다”며 “아직 기업 입주가 계획 대비 50%도 이루어지지 않아 향후 입주가 완료되면 주거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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