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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인프라 최상…도심 속 버려진 공장터의 천지개벽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1.02.08 07:48

지난 5일 찾은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차를 타고 제2경인고속도로 능해IC를 빠져 나오자 서쪽으로 대형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동쪽으로 지하철 수인분당선 인하대역이 나왔다. 인하대역 바로 앞 ‘인천 SK스카이뷰’ 아파트 남쪽부터 시작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뻗은 공사장 펜스가 눈에 들어왔다. 곳곳에 ‘City Ociel(시티오씨엘)’이라고 써 놓은 간판이 보였다.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옛 OCI 공장 부지 150여만㎡를 아파트 1만3000여가구가 들어서는 미니신도시로 개발하는 시티오씨엘 사업 현장. 주변은 대규모 아파트촌과 상업·업무지구로 개발됐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이곳은 화학·에너지 기업인 OCI가 운영했던 공장 부지로 2009년부터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지 면적이 150만㎡로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아파트 1만3149가구와 인구 3만3530명이 들어오는 미니신도시로 탈바꿈한다. 용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도심 알짜배기 땅이 10년 넘게 방치되고 있었는데, 다음달부터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다고 하니 지역 주민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도심 공장 터가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부지로 떠오르고 있다. 대부분 부지 면적이 크고, 교통·교육·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이미 잘 갖춰진 곳이 많아 개발이 끝나면 집값이 뛰고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장 터에 지은 아파트, 집값 고공행진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 등 대도시의 빈 공장 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기존 도심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아니고서는 대규모 주택을 공급할 땅이 없는데다, 대부분 공장 터의 입지가 좋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도심 공장터로는 서울 용산역과 맞닿아 있는 ‘철도청 용산정비창’ 부지를 들 수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로 불리던 이 부지는 철도청이 열차를 수리하던 공장이 있었다. 사업을 추진하다가 번번이 실패해 벌판처럼 방치됐지만, 여전히 이 땅은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노른자 땅으로 평가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위치상으로도 서울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고, 경부·호남선 철도는 물론 지하찰 1·4호선이 지나고, 강남과 강북을 잇는 신분당선도 지나갈 전망이다.

경기도 수원 장안구 정자동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수원SK스카이뷰’도 SK케미칼 공장 부지를 개발한 단지다. 지상 최고 40층에 26개동 총 3498가구로 2010년 6월 분양 당시 북수원에서 단일 브랜드 아파트로는 최대 규모였다. 올해 1월 이 아파트 전용 84㎡는 역대 최고가인 8억원에 거래했다. 같은 기간 주변 ‘수원장안힐스테이트’ 전용 84㎡가 6억2500만원에 거래한 것과 비교하면 1억7500만원 비싸게 팔렸다.

지방 도시에서 성공적인 도심 공장 터 개발 사업으로는 충북 청주 ‘지웰시티’가 손꼽힌다. 흥덕구 복대동에 있던 아시아 최대 규모 섬유공장(49만8000여㎡) 부지를 부동산개발 회사인 ㈜신영이 인수해 2007~2012년에 걸쳐 아파트 3개 단지 총 4852가구를 지었다. 처음에는 미분양이 많이 발생했지만, 이제는 청주의 신흥 부촌이 됐다. 청주 최고 상권도 지웰시티로 옮겨왔다. 올 1월 지웰시티가 있는 복대동 아파트는 3.3㎡(1평)당 평당 1019만원으로, 청주 전체 평균(726만원)보다 40% 높다.

◇”도심 공장 터는 인프라 이미 완비…경쟁력 높아”

도심 공장 터는 교통이나 생활 인프라가 풍부한 경우가 많다. 새로 개발하는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지하철과 도로는 물론 쇼핑·병원 등 생활 인프라가 부족해 입주 후 최소 5~10년씩은 고생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도심 공장 터를 개발한 아파트는 이미 주변 인프라가 갖춰진 경우가 많아 입주 초기의 불편이 적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번에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시티오씨엘 사업 역시 구도심 한복판에 있어 인천 안팎으로 가는 교통망이 우수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분당수인선 인하대역과 학익역(예정)까지 걸어갈 수 있는 역세권이다. 경인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가 부지를 지나 차를 타고 인천이나 서울로 이동하기도 편리하다. 인천 도심과 인천 3대 경제자유구역(청라·송도·영종)을 연결하는 입지여서 출퇴근 수요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티오씨엘 관계자는 “용현학익지구는 기존 교통 인프라도 경쟁력이 있고, 부지 자체도 넓어 주택 외에도 쇼핑·문화·체육시설을 다양하게 들어설 예정”이라며 “용현학인지구의 도시개발 사업이 완성되면 인천을 대표하는 주거 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들도 도심 공장 터에 짓는 주택 사업에 공을 쏟고 있는 분위기다. 조현욱 현대건설 부장은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 시공 때 중견사들이 빠지고, 대형 건설사들만 경쟁하면서 주택의 품질이 한단계 올라갔다”며 “도심 공장 부지 개발사업도 강남 재건축 사업처럼 대형 건설사들이 고품질 시공 경쟁을 하는 현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학익동 ‘시티오씨엘 3단지’ 내달 분양>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이 다음달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의 도시개발 프로젝트인 ‘시티오씨엘’ 업무1블록에 짓는 주거복합 ‘시티오씨엘 3단지’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46층 아파트 6개 동과 오피스텔 2개 동에 총 1879가구다. 아파트는 전용면적별로 ▲75㎡A 124가구 ▲75㎡B 83가구 ▲84㎡A 299가구 ▲84㎡B 231가구 ▲84㎡C 68가구 ▲101㎡ 170가구 ▲136㎡ 2가구(펜트하우스)다. 오피스텔은 ▲27㎡ 246실 ▲52㎡ 164실 ▲66㎡ 246실 ▲84㎡ 246실이다.

시티오씨엘 3단지는 교통 여건이 뛰어나다. 지하철 수인분당선 학익역(예정)을 걸어서 이용 가능하다. 학익역에서 1개역 떨어진 송도역은 오는 2023년까지 KTX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한다. KTX를 타면 부산까지 2시간 40분, 목포까지 2시간 20분이면 각각 갈 수 있다. 도로망도 잘 갖췄다. 단지에서 제2경인고속도로 능해IC가 1㎞ 정도 떨어져 있어 서울 등 각지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인근에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와 인천대교를 비롯해 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인천대로, 제3경인고속도로와 이어지는 아암대로 등도 있다.

지구 안에 연면적 3만 3882㎡ 규모 상업시설과 영화관(7320㎡)도 들어선다. 단지 맞은 편에 7만㎡가 넘는 대형 중심상업지구와 인천 뮤지엄파크도 조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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