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이랜드가 지은 역세권 청년주택인 '신촌 청년주택' 입주를 앞두고 200개가 넘는 호실의 창문이 절반가량 불투명 유리로 가려진 상태로 시공돼 입주 예정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조망권과 일조권은 물론 안전 침해 우려까지 나온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달 19일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마포구 창전동 ‘이랜드 신촌 청년주택’ 전체 589호실 중 북향 209개 호실 창문 하단에 가로 약 110㎝·세로 약 60㎝ 크기로 여닫을 수 없는 불투명 유리창이 시공됐다. 전체 창문 크기는 가로 약 110㎝·세로 약 140㎝다. 창문에서 열리는 공간은 가로 56.5㎝, 세로 78㎝ 정도다.
이 창문은 키 160cm 가량의 여성 입주자가 까치발을 들어도 바깥을 내다볼 수 없는 위치로 만들어졌다. 더구나 창문이 완전히 열리지 않아 화재 등 비상상황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나머지 남향 호실에는 불투명 유리창 대신 일반적인 아파트의 발코니 창문처럼 철제 난간만 설치돼 있다. 입주자들은 추첨을 통해 남향·북향 호실은 각각 배정 받았고, 남·북향에 따라 임대료는 동일하다.
서울시는 모집 공고에서부터 유리창 형태를 충분히 설명해 절차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모집 공고문과 주택의 최종 도면 등에도 (유리창 관련 설명이) 정확히 기재돼 있다"면서 "절차상 안내나 사전점검 기간이 없으면 문제지만 당사자들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입주자들은 “모집 공고문에는 작은 글자로 ‘입면분할 창호 하부에 불투명 유리가 있다’ 정도로만 설명됐고 온·오프라인 주택 체험관에서도 이런 형태의 창은 소개하지 않았다”면서 “남향 호실과 보증금·월세가 같은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신촌 청년주택은 서울시가 저소득 청년층의 주거 문제 해소를 위해 이랜드건설과 손잡고 조성한 임대주택이다. 지난해 9월 1순위 청약에서 5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유리창을 바꾸는 방식으로 해결이 어렵다면 최소한 남향은 북향보다 계약금의 10%를 더 받는 등 경제적 유인이 있어야 한다”며 “도심에 주택 공급이 늘며 이런 문제가 더 심해질 것이니 정부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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