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세상에 이런 분양 없다, 명백한 사기" vs. "엄청난 범죄, 난 그런 사람 아냐"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1.02.03 05:42
[땅집고] 충남 서산 성연면 테크노밸리 초입에 들어선 '이안큐브' 오피스텔. /손희문 기자


[땅집고] 충남 서산시에 2019년 준공한 오피스텔 ‘이안큐브 서산테크노밸리’ 분양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명의 대여 사태가 허위 분양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관련기사 2020년1월12일자 땅집고 '1000실 완판' 무색하게 텅텅…입주민은 "조직 분양에 뒤통수"
▶관련기사 2020년1월19일자 땅집고 "오피스텔 사건으로 인생 파탄"…발칵 뒤집힌 시골 동네

이 오피스텔은 1000실이 넘는데, 분양 초기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시행사인 유림디앤씨와 분양대행사 플랜디오스는 분양대행사와 계약자가 신탁약정서를 맺고 공동사업을 하는 조건으로 이른바 조직 분양에 나서 준공 무렵 100% 분양을 달성했다. 주로 충남 서산과 당진 일대 주민들이 1인당 2~3채씩 평균 1억3000만원짜리 오피스텔을 계약했다. 계약자들은 “분양대행사가 명의만 빌려주면 1인당 수백만원씩 돈을 주겠다고 해서 서명했던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이 오피스텔 입주율은 20% 안팎으로 사실상 텅텅 비었다. 시세도 분양가 대비 반토막 났다. 준공 이후 400명이 넘는 계약자는 무더기로 계약을 해지했다. 300명이 넘는 계약자는 중도금과 잔금을 내지 못해 연체 중이다. 계약자들은 재산을 압류 당하고, 세금 체납자가 돼 가정도 파탄났다고 주장한다. 시공사인 대우산업개발도 공사대금 약 200억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땅집고는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계약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한 데 이어 시행사와 시공사 입장을 들어봤다.

■ “사기 분양한 적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이안큐브 서산테크노밸리 오피스텔을 개발한 시행사인 유림디앤씨 유모 대표는 땅집고와 가진 대면 및 전화 인터뷰에서 “정상적인 마케팅에 따라 분양했는데, 계약자들이 억지를 부리면서 시행사를 고소·고발했다. 시공사 허가 하에 선정한 분양대행사가 있지만, 어떤 식으로 분양했는지 정확히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일부 계약자와 시공사(대우산업개발)는 시행사와 분양대행사가 짜고 “명의만 빌려주면 돈을 수백만원씩 주고, 나중에 되사가겠다”며 허위 분양을 했다고 주장한다.

“명의대여 사기 분양은 사실이 아니며 그럴 이유도 전혀 없다. 30년간 시행사업을 해 왔고, 나도 사업을 계속해야 할 사람이다. 엄청난 범죄인 걸 누구나 아는데 대형 시공사를 상대로 그런 대형 사기를 벌일 사람이 누가 있겠나. 분양 대행사가 허위 분양을 했다는 증거가 나오면 내가 오히려 분양 대행사를 고소해야 할 상황인데, 아직은 증거가 없어 지켜보고 있다.”

-계약자 상당수가 “분양 대행사 제의에 따라 돈을 받고 명의만 빌려줬다”고 증언했는데, 거짓말인가.

“준공 이후 분양가보다 오피스텔 시세가 떨어지니 일부 계약자들은 계약 해지를 하고 싶어하고, 중도금 대출 압박도 받고 있다. 그런데 시공사가 ‘분양 대행사가 억지로 분양하도록 한 것 아니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계약자들은 자기가 계약했으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일부 계약자를 부추겨서 분양 대행사를 고소했는데, 지금까지 모두 혐의 없음으로 끝났다. 더구나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전체 계약자(1000여실) 중 40~50실 정도에 불과하다. 잔금을 납부하지 못한 계약자들도 대부분 잔금을 치르고 입주하고 싶어하는 상태인데, 회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바람에 잔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가 건물에 유치권 행사하고, 안좋은 소문을 내면서 잔금 납부가 더 안됐다.”

-계약자들에게 수백만원씩 돈을 준 이유는 무엇인가. 명의 대여 대가 아닌가.

“그런 경우가 있을 수는 있기는 한데, MGM 마케팅 등 정상적인 마케팅 방법이었다. 신탁 약정 등 분양 대행사가 동원한 계약 형태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르겠다.”

-초기 미분양이 대거 발생한 이후 ‘조직 분양’을 하면서 무리한 분양 마케팅을 한 것 아닌가.

“조직 분양은 시공사에서 요구해서 진행한 것이다. 시공 계약에선 분양이 안돼도 무조건 공사를 끝내야 하는 책임 준공 약정이었다. 시행사 입장에선 분양이 안되더라도 공사를 완료한 후에 파는 게 훨씬 낫다. 시골이라 실물이 보이면 사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분양대대행사 플랜디오스 역시 내가 소개한 건 맞지만 시공사가 전체 허가를 거쳐서 선정한 거다. 시공사 허가 없이 한푼도 써서 빼서 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흔히 분양 사업에서 시행사가 완공 이후 계약자 요구로 해약을 해주는 사례는 거의 없다. 그런데 오피스텔 완공 이후 444실이나 한꺼번에 계약해지를 해줬다. 시공사에선 어차피 허위 분양이었기 때문에 대규모 계약해지를 해줬다고 주장한다.

“계약 해지는 시행사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이지만, 계약자에 대한 선의로 해 준 것이다. 재분양하면 다시 팔 자신도 있었다. 실제로 올해 초 추가 분양을 위해 서울 신림동에 홍보관을 마련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무산됐다. 또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을 섰던 시공사(대우산업개발)가 계약 해지를 해주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444실 해지하면서 내가 얻을 이익이 없다. 오직 중도금 연대보증이 없어지는 시공사가 이익이다. 분양 해지를 해주면서 계약금 다 몰취했다. 계약금 10% 계약에 의해서 몰취한 거고 허위 분양이었으면 그사람들이 계약금을 순순히 몰취 당했겠나. 그런데 오히려 이를 악용해 우리에게 사기 분양 프레임을 씌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공사 대금이 200억원(이자 포함)까지 연체됐다.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미지급 공사비는 대우산업개발과 대물 변제에 원칙적으로 합의가 이뤄졌었다. 작년 5월까지만 해도 대물 변제시 분양가의 시가인정 비율을 70%로 할지 75%로 할지만 합의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대우산업개발 대표와 개인적으로 언쟁이 오간 후 상황이 변했다. 그때부터 대우 쪽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중단하고 나를 사기범으로 몰아가고 있다.”

-시공사는 분양 대행수수료가 시행사로 흘러갔을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시공사가 사기 분양 프레임으로 경찰에 청탁 수사를 하면서 경찰·검찰에서 조사 다 받았는데, 경찰이 돈의 흐름에 대해서 가장 먼저 조사한다. 200억 분양 수수료가 나갔는데 그게 다 통장으로 거래됐다. 경찰이 압수수색해서 다 가져가서 계좌 조사했는데 분양 대행사에서 10원짜리 하나라도 받았다면 근거가 남지 않겠나.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조사를 했는데 진짜 그랬으면 경찰이 모르겠나.”

-계약자 중에는 선의의 피해자도 있다. 이들에게는 어떤 해결책이 있나.

“현재 미분양 상가 분양가만 500억원이다. 절반 가격에 할인 분양해도 250억원이 들어오니 공사비 180억원 갚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그런데 시공사가 할인분양·대물변제 등 해결 방법을 거부한다. 서울 강남 논현동에서 진행한 2개 사업에서 수익이 났다. 가능만 하다면 당장이라도 갚고 싶지만 시행 수익이 정산 완료되어야 가능하다. 두 곳에서 각각 50억원씩 100억원을 갚겠다고 제안도 했지만 대우가 ‘믿을 수 없다’면서 거부한다.”

[땅집고] 지난해 9월 초 충남 서산경찰청 앞에서 이안큐브 오피스텔을 분양받았다가 피해를 본 계약자들이 부가가치세 환급사기 등을 주장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이안큐브 계약자 제공


■“명백한 사기분양…시행사는 손해본 것도 없어”

이안큐브 서산테크노밸리 시공사였던 대우산업개발은 박모 부회장과 양모 과장이 땅집고와 대면 및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시공사 측은 “시행사 대표인 유모씨와 분양대행사(플랜디오스)가 짜고 황당한 방법으로 시골 사람 명의를 빌려 명백한 사기 분양을 했다”고 주장한다.

-시행사 유림디앤씨와 유모 대표가 사기 분양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 오피스텔은 전체 1009실 중 800실 정도가 명의 대여를 통해 허위로 계약됐다는 정황을 파악했다. 유림디앤씨와 분양대행사 글로벌하우징 등이 ‘명의만 빌려주면 1채당 200만원을 지급하겠다’며 허위 계약자를 모집해 분양 계약을 체결했다. 시골에 사는 계약자들이 평당 1000만원이 넘는 오피스텔을 평균 2채씩 샀는데, 이게 말이 되나. 허위 계약으로 계약률을 끌어올려야 새마을금고로부터 중도금 대출을 받아낼 수 있다. 계약자 100명 이상으로 명의를 대여해 줬다는 확인서, 명의 대여를 인정하는 녹취록도 다 확보했다.”

-시행사도 이 사업에서 실패하면 피해가 있지 않나. 그런데 이렇게 사기 분양할 이유가 없지 않나.

“시행사와 유모 대표는 손해본 것이 거의 없다. 계약률이 높아야 금융권(새마을금고)에서 약속한 중도금 대출이 나오는데, 이 돈을 마케팅 명목으로 가져갔다. 시행사가 조직 분양하면서, 마케팅 비용으로 처음에는 1채당 300만원 정도 책정한 것을 나중에는 4800만원까지 올렸다. 마케팅비로만 200억원을 빼간 것이다. 이 돈을 시행사와 분양대행사가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시행사(유림디앤씨)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지만, 어차피 아무 것도 없는 깡통 회사다. 유모 대표는 이미 다른 시행사 대표가 돼서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버젓이 오피스텔 사업을 벌여서 큰 돈을 벌었다.”

-분양대행사는 신탁약정서를 쓰고, 공동사업 방식으로 분양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도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대한민국에서 어느 누가 오피스텔을 분양받을 때 분양대행사와 신탁약정서를 쓰고, 공동사업을 하겠다고 계약서를 쓰나. 세상에 이렇게 분양하는 회사는 없다. 신탁약정이라는 것 자체가 사기다. 일선 경찰도 이런 내용을 잘 모르고, 고소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본다. 충남지방경찰청 차원에서 수사했고, 검찰에서 다시 수사하고 있으니 사기로 결론날 것으로 본다.”

-시행사 유모 대표는 분양대행사가 신탁약정서를 동원한 분양을 했는지 몰랐다고 주장한다.

“분양대행사는 하나부터 열까지 시행사가 시키는대로 해야 한다. 그것이 분양 시장의 원칙이다. 주택 사업을 한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유모 대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시공사 허락없이 시행사와 분양 대행사가 이런 방식으로 분양할 수 있나. 분양대행수수료를 지급할 때도 시공사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시공사 입장에서 좀 더 꼼꼼하게 점검했어야 했다는 것은 맞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사업은 시공사가 공사비만 받는 도급 공사 현장이다. 분양대행수수료의 경우 자금 집행시 시공사 동의를 받기는 하지만 시행사에서 만들어 준 분양내역 자료만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시공사가 일일이 계약자를 모두 만나서 진짜 당신이 분양받을 의사로 계약한 거 맞느냐고 확인할 수는 없지 않느냐.”

-시행사는 준공 후 4개월이 지났는데 444실을 무더기로 계약 해지해줬다. 유모 대표는 계약 해지가 시공사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시공사가 계약 해지 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 완전 거짓말이다. 우리가 그런 요청을 할 이유가 없다. 시행사가 중도금 대출 보증까지 선 건설 현장에서 준공 이후 400건이 넘는 계약을 한꺼번에 해지해 주는 경우는 상상할 수 없다.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 계열 건설사도 엄청난 소송에 걸리지 않는한 무더기 계약해지를 해 주지 않는다. 계약자들 사정이야 안타깝지만, 그렇게 하면 회사가 망한다.”

-서산 시장 규모에 비해 오피스텔 규모와 분양가가 비싼 편이었고, 시공사는 책임 준공약정까지 체결했다. 시공사로서도 이 사업이 실패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

“주택이든, 오피스텔이든 사업 성패에 대한 책임은 시행사가 지는 것이 상식이다. 시공사는 도급 계약을 하고 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 회사는 이 원칙에 충실했다. 책임준공약정이라는 것도 시행사와 체결한 것이 아니라 대출금융기관과 체결한 것이다. 대출 금융기관은 공사가 끝나야 대출금 회수를 할 수 있어 관례적으로 시공사에게 책임준공약정을 요구한다. 관례에 따른 것이다.”

-어떤 해결책을 원하는가

“유모 대표가 가족 명의 차명으로 재산을 숨기고 있다고 본다. 서산 오피스텔 사업을 시행했던 회사는 망했고, 유모 대표 개인 재산도 압류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유모 대표는 멀쩡하게 다른 시행사 대표가 돼서 강남에서 오피스텔 분양을 해서 크게 성공했다. 서류상으로 한푼도 없는 사람이 공사 대금 밀린 걸 해결해 주겠다고 협상도 제안해왔다. 숨겨 놓은 돈으로 떼먹은 공사대금을 갚고, 계약자들에게 피해 보상도 하면 된다.” /한상혁·손희문 땅집고 기자 hsangh@chosun.com


화제의 뉴스

"서울역 직접 연결" 단기임대 블루그라운드, 트윈시티 남산에 31호점
[단독] 나인원한남 156억 '갭투자' 했다고? 20대 청년의 대박 신화
정원오 "역세권 도시형 생활주택 인센티브" vs 오세훈 "강북권 용도 상향 인센티브"
세 번 버림받았는데…9년 만에 18억 뛰었다, 낡은 28평 빌라의 정체
"호텔 대신 살 곳 찾는다"…마곡 외국인 임직원이 꽂힌 '이곳'

오늘의 땅집GO

[단독] 나인원한남 156억 '갭투자' 했다고? 20대 청년의 대박 신화
세 번 버림 받았는데…9년 만에 18억 뛰었다, 28평 빌라의 정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