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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2억 우습게 폭등"…외면받던 옥정신도시 집값 반란

뉴스 전현희 기자
입력 2021.02.01 04:57

[발품리포트] 양주 옥정 신도시, 교통호재 날개 달고 집값 훨훨

[땅집고] 경기 양주 옥정동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현희 기자


[땅집고] 지난 26일 경기 양주시 덕정동. 지하철 1호선 덕정역 출구를 나와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이동하니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1862가구)’가 나왔다. 2016년 준공한 신축 단지로 7호선 연장선 양주옥정역 신설 예정지에서 가깝다. 현재는 서울 강남까지 가려면 1시간 30분쯤 걸리지만, 7호선 연장선이 개통하면 201역에서 강남구청역까지 50분 정도면 도착한다. 옥정동 뉴세종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 말에 집값이 갑자기 1억~2억원씩 뛰니까 매도자들이 줄줄이 계약금을 배액 배상하고 계약을 파기했다”며 “양주신도시 입주 10년 만에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동안 1·2기 신도시 중 가장 인기가 없었던 양주 옥정신도시 집값이 올 초부터 급격히 오르고 있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과 지하철 7호선 연장 등 교통 호재와 함께 서울 집값이 급등하자, 상대적으로 덜 오른 옥정신도시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 양주시 1월 첫째주 매매가 상승률은 1.44%로 부동산원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1월 둘째주 1.35%, 셋째주 1.27%로 3주 연속 1%대를 넘기며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 7호선 연장·GTX-C 노선으로 서울 접근성 개선

양주 옥정신도시는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최북단에 있으면서 규모도 가장 크다. 전체 면적이 약 1142만㎡이며 계획상 주택 6만여 가구, 인구 16만여 명을 수용하도록 돼 있다. 아파트는 2014년에 처음 입주했다. 서울 도심까지 직선거리는 30㎞ 정도. 서울까지 가는 지하철 노선이 없었던 탓에 주택 시장에서 소외됐다. 출퇴근 시간에 서울시청이나 강남역까지 가려면 1시간30분에서 2시간이 걸린다. 실제로 양주는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 급등세 분위기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0.08% 오르는 데 그쳤다.

[땅집고] 양주 옥정신도시 전철 예정지 인근 아파트. /전현희 기자


양주시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작년 말부터다. 7호선 연장 예정역 인근 아파트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기 시작한 것. 옥정동 ‘e편한세상 옥정 에듀써밋’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6일 5억8000만원에 팔려 한 달 전(4억5500만원)보다 1억2500만원 올랐다.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는 작년 11월만 해도 59㎡ 최고 매매가격이 3억2000만원이었는데, 한 달 새1억2000만원 올라 최근 4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땅집고] 옥정중앙역 예정지 인근 아파트 실거래가 추이. /전현희 기자


■ 마지막 저평가 신도시…공시가 1억 이하에 투자수요 몰려

전문가들은 양주 집값이 급등하는 이유로 교통 호재를 첫손에 꼽는다. 2024년 개통할 7호선 연장선은 서울 도봉산역에서 의정부 장암역과 탑석역을 거쳐 양주 옥정역~옥정중앙역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GTX-C 노선이 덕정역에 정차하면 강남까지 2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 집값이 오르지 않은 거의 유일한 곳이라는 것도 원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교통 호재는 이미 알려진 것이어서 최근 집값 급등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며 “풍부한 유동성과 전셋값 급등세로 서울과 인접지역 집값이 크게 오르자 수요자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을 찾은 결과”라고 말했다.

경기 북부에 대규모 신축 아파트가 드문 것이 또 다른 요인이다. 옥정동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의정부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 입주자 중 인근 저렴한 신축 아파트로 옮기고 싶어하는 수요자가 꽤 많다”며 “의정부 민락지구에 예정됐던 7호선 신설이 무산되면서 서울까지 거리는 멀어도 접근성은 더 좋아지는 양주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했다.

[땅집고] 경기 양주 덕정동 봉우마을 5단지 아파트. /전현희 기자


GTX-C노선이 정차하는 1호선 덕정역 인근에는 주로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는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가 주택을 추가로 살 때 8%의 취득세를, 3주택자는 12%의 취득세를 내야 하지만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주택에는 다주택자라도 취득세가 중과되지 않는다. 덕정역에서 가장 가까운 봉우마을 주공5단지 59㎡는 지난달 5일만 해도 2억2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달 들어 집값이 계속 올라 지난 23일 2억6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다. 이 아파트 59㎡ 공시가격은 9100만~9500만원이다.

■ “키맞추기 끝날 때까지 상승 여력 있어”

전문가들은 양주시 집값이 다른 수도권 외곽 지역에 비해 저렴한 데다 교통 호재로 주거 여건이 개선하면 실수요자들이 더욱 몰릴 것으로 본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이미 오른 파주 운정신도시, 인천 검단신도시 등 2기 신도시와 비교해 옥정신도시가 키맞추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서울 전세시장에서 집을 구하지 못한 수요가 밀려오는 효과까지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교통이 좋아지는 데다 공원 등 주거 환경이 좋은 편이어서 무주택 실수요자가 고려해봄직한 지역”이라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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