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해 전국 고가아파트와 저가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치로 벌어졌다.
27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이 8.5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8년 12월(8.1) 이래 가장 높았다. 5분위 배율이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한 뒤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즉 고가주택과 저가주택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지수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12월 전국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9억5160만원으로 1년 전(7억3957만원) 대비 2억1203만원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1분위 아파트는 1억835만원에서 1억1192만원으로 단 375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지역별 5분위 배율은 ▲대전(5.7) ▲울산(5.4) ▲광주·부산(5.3) ▲경기(4.8) ▲대구(4.6) ▲서울(4.2) ▲인천(3.9) 등 순으로 높았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6.6) ▲기타지방(5.6) ▲5대 광역시(5.2) 순이었다. 특히 지난해 경기를 비롯해 6대광역시는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이 2013년 역대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주거 양극화가 심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울은 5분위 배율이 4.2로, 전년(4.8) 대비 유일하게 낮아졌다. 서울에선 기존 저가아파트마저 가격이 큰 폭으로 뛰면서 배율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1분위 아파트값이 2019년 12월 3억7019만원에서 지난해 12월 4억7836만원으로 1억817만원 올랐는데, 같은 기간 5분위 아파트값은 17억6158만원에서 20억13만원으로 1년 사이 2억3855만원 오르는 등이다.
이어 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을 포함한 종합주택 5분위 배율 동향도 아파트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방에선 광역시를 중심으로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구매력과 소득 격차가 반영되면서 소위 부촌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서울에선 패닉바잉 등 영향으로 고가 주택보다 중저가 주택의 가격 상승률이 가팔랐다”라며 “앞으로는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되레 주거 양극화가 완화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올해부터 세금 폭탄. 전국 모든 아파트 5년치 보유세 공개. ☞땅집고 앱에서 확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