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해 서울시민이 서울 이외 지역에서 매입한 아파트 건수가 지난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와 인천에서 많이 사들였고,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의 아파트도 매입하는 소위 ‘원정 투자’도 적지 않았다. 정부의 규제로 서울 투자가 막히자 서울 투자자들이 지방으로 내려가 투자를 했고, 그 결과 지방 집값도 함께 강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아파트 매입자 거주지별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서울 거주자의 관할 시도 외 아파트 매입은 6만7000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만1444건) 대비 2.1배로 증가한 수치로,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건수(127만9305건)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지역 거주자의 타지역 아파트 매수도 이와 같은 추세를 보였다.
작년 서울 거주자의 아파트 매수가 가장 많았던 타지역은 경기도로 4만5959건에 달했다. 이어 ▲인천(5451건) ▲강원(2651건) ▲충남(2141건) ▲부산(1661건) ▲충북(1661건) 순이었다. 또 지난해 전북(1447건)과 세종(486건)은 서울 거주자의 아파트 매입이 전년의 3배 가까운 증가율(각각 2.9배, 2.7배)을 나타냈다.
서울시민의 아파트의 원정 투자가 크게 늘며 지난 해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KB국민은행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값은 서울이 3.4% 올랐으나 경기는 12.8%, 인천은 9.6%, 지방은 5.8% 상승했다. 서울 외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최근에는 매수세가 다시 서울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거주자들의 서울 아파트 매입건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시민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3만4871건)는 전년(2만4652건) 대비 41.5% 뛰었다. ▲2016년 3만8540건 ▲2017년 3만4293건 ▲2018년 3만3861건 ▲2019년 2만4652건으로 3년 연속 내리 줄었다가 지난해 반등을 보였다.
한편 서울 외 거주자들의 서울아파트 매입은 지난해 7월 3457건에서 10월 853건으로 3개월 연속 줄었다가, 11월 1066건, 12월 1831건으로 2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지난달의 경우 외지인들의 서울아파트 매수는 노원(174건)구에서 가장 많았다. ▲강남(152건) ▲송파(140건) ▲서초(117건) ▲강동(87건) 등 강남권도 외지인들의 매수세가 2개월째 큰 폭으로 늘어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서울 거주자의 원정 투자가 크게 늘면서 해당 지역의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면서 "작년 말부터는 ‘서울이 싸 보인다’는 심리적 착시 효과가 번지면서 지방 거주자들의 상경 투자가 다시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박 위원은 "올해부터 양도세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받으려면 2년 거주 요건이 적용되기 때문에 상경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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