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요 주거지역 집중 분석] ⑥ '휴양의 도시' 가평에 외부 투자자 급증…왜?
[땅집고] 경기 동부권에 있는 가평군은 면적은 서울의 1.4배(843.69㎢)로 경기도에서도 2번째로 넓다. 가평은 북한강과 자라섬·남이섬 등 수도권 대표 휴양명소가 자리잡고있어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있다. 반면, 전체 면적의 80% 정도가 산이고, 서울과는 제법 거리가 있어 주택시장에서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과 대형 교통 호재 등으로 가평군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주택 거래량이 늘고, 외부 투자자도 빠른 속도로 유입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가평군 주택 매매 거래량은 681건으로 전년(2019년) 동기 473건 대비 44% 늘어났다. 가평군과 마찬가지로 경기도 외곽 시군의 주택 거래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양평군의 경우 같은 기간 1041건에서 1622건으로 55.8% 증가했다. 여주시(802→1251건)와 이천시(1278→2145건)도 각각 56%, 67.8%가 늘어났다.
경기도 외곽지역의 주요 투자자는 서울 거주자들이다. 같은 기간 서울 거주자가 가평군 주택을 매입한 건수는 158건으로 전년 동기(109건) 대비 45% 증가했다. 양평군의 경우 같은 기간 516건으로 전년 동기(314건) 대비 64.3% 늘었고, 여주시(85→140건)와 이천시(97→187건)도 큰 폭으로 서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 가평, 제2경춘국도, GTX B노선 건설도 간접적인 호재
휴양의 도시 가평에 부동산 거래와 투자가 활발해진 첫번째 요인은 대규모 교통 호재다. 가평군에선 제 2경춘국도 사업이 진행 중이고, 가평과 가까운 남양주 마석에 GTX B노선 ‘마석역’ 신설 사업이 추진 중이다. 제2경춘국도는 경기 남양주 금남분기점(JCT)과 춘천 서면 당림리를 연결하는 총 길이 33.6km의 도로망이다. 총 사업비 1조800억원이고, 2023년 착공 예정이다. 이 도로가 개통하면 서울춘천고속도로, 46번 국도 등의 교통량을 분산해 주변 간선도로의 정체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춘천에서 수도권 주요 지역까지 30분 안팎으로 이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가평 또한 서울과의 접근성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가평역에서 경춘선을 타고 4 정거장 떨어진 마석역(남양주시)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의 종점역이 생길 예정이다. GTX-B노선은 송도~서울역~청량리~마석을 잇는 노선으로 현재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으며, 2022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 노선이 개통하면 서울역, 여의도, 청량리, 인천 송도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현재는 서울로 나가려면 가평역에서 경춘선 ITX를 이용해 청량리역 40분대, 용산역까지는 60분대가 소요되지만, GTX를 이용하면 마석에서 서울역까지 23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다.
■ 올해 유례 없는 대규모 분양 진행…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처음 공급
교통 인프라 확충 등의 영향으로 올해 가평군에서 이례적으로 대규모 주택 공급이 진행된다. 주택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평군에는 3개 단지 1448 가구의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뤄진다. 가평군의 최근 5년간 분량 물량을 모두 합치면 793가구다. 한해 평균 160여 가구 정도의 공급이 이뤄졌던 것을 감안하면 10배에 달하는 이례적으로 많은 물량이다.
대부분의 물량은 가평군의의 주거·생활 인프라가 집중돼있는 최중심권 입지(대곡·읍내리)를 중심으로 공급된다. 이달에는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 2개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e편한세상 가평 퍼스트원’(472가구)과 ‘가평자이’(505가구) 등이다. 가평에서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이 대곡 1지구(가평읍 대곡리 480번지 일원)에 짓는 ‘e편한세상 가평 퍼스트원’은 대지면적 약 1만9001㎡(약 5747평)에 지하 3층~지상 최고 27층, 4개동, 전용면적 59~84㎡ 총 472가구 규모다. 가평군청 도시과 관계자에 따르면 읍내 1지구에 들어서는 아파트도 연중 분양을 앞두고 있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경기도 외곽 지역에서 주택 사업에 나서는 이유는 이들 지역에도 확실한 수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가평·양평처럼 수도권 외곽지역에 대규모 교통망이 확충되고 있고, 해당 지역의 주민들 사이에서도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서울과 경기도 대도시에 적용되는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피해 비 규제 지역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규제지역은 청약자격과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지역이다. 집값의 최대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다주택자여도 주택 구입 시 대출이 가능하다. 청약통장 가입 후 1년 이상이 되면 세대주뿐 아니라 세대원도 1순위 자격이 되며, 당첨 이후 6개월 이후에는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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