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대나무 블라인드로 마감한 ‘플로팅 네스트(Floating Nest)’
베트남 호치민시 주택가에 5층짜리 협소주택 ‘플로팅 네스트(floating nest)’가 있다. 이 집은 대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얼기설기 띄워 입면 외관을 마감했는데 건축주는 이 모양이 둥지를 닮았다는 점에 착안해 집 이름을 ‘둥둥 떠있는 둥지(플로팅 네스트)’라고 지었다.
◆건축 개요
건축사무소 : 아뜰리에 엔지엔지(atelier NgNg)
위치 : 베트남 호찌민
연면적 : 192㎡
준공 : 2020년
대표건축가 : 중 응오(Dung Ngo), 피 응웬(Phi Nguyen)
사진작가 : 꽝 담(Quang Dam)
◆건축가가 이 집을 설계한 의도는…
이 집은 주택가 좁은 대지에 지은 데다 집의 삼면이 이웃 건물에 막혀 있다. 건축가는 개방된 한 면을 사생활 보호에 초점을 맞춰 설계했다. 사생활을 보호하면서도 덥고 습한 기후를 고려해 환기와 통풍이 잘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 대나무 블라인드로 사생활 보호
이 집의 입면은 대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띄워 마감했다. 대나무는 블라인드 역할을 한다. 덕분에 서쪽에서 들어오는 강한 햇빛으로부터 눈 건강을 지키고 사생활도 보호할 수 있었다.
계단을 배치한 집 뒷면에도 대나무 발을 설치해 외부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도록 했다.
■ 칸막이벽 없애 통풍에 신경쓴 집
이 집은 환기와 통풍이 잘 되도록 설계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그래서 공기 흐름을 막는 칸막이 벽을 없앤 대신 녹색 식물과 구멍난 철재 파티션으로 공간을 구분했다.
베트남은 1인당 녹지 면적이 작다. 공공 녹지를 조성하기 보다 집 안에 식물을 들여놓는 방식으로 자연을 끌어들이는 경향이 있다. 마침 건축주의 취미가 정원 가꾸기라는 점에서 집안에 녹지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집을 설계해 달라고 요구했다. 덕분에 집 안 곳곳에 대나무와 활엽수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