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주택임대사업을 할 때 유심히 살펴야 하는 통계는 뭘까. 바로 주택 자체에 대한 통계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통계다. 특히 중요한 것은 혼인과 관련한 통계라고 할 수 있다. 결혼, 이혼 등의 대소사는 가구를 합치기도, 분화시키기도 한다. 이 같은 가구 변화에 따라 임대사업의 수요도 달라지므로 장기적인 결혼의 추이는 부동산 시장을 해석하는 데 있어 중요한 변수라고 할 수 있다.
■ 빨라지는 가구 분화…임대사업자에겐 나쁘지 않아
현재 결혼을 제외한 혼인 관련 추이는 임대사업자에게 유리하게 형성되고 있다. 미혼, 이혼, 졸혼 등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우선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는 경향이 뚜렷해지며 평균 초혼 연령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0년 남녀 각각 31.8세, 28.9세였던 초혼 연령은 2019년 기준 33.4세, 30.6세로 각각 늘었다. 초혼 연령이 늘어나면 1인가구로 남아있는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1인 가구는 대부분 월세를 내는 임차인이 많아 이들이 오랜 기간 월세 시장에 머문다면 주택임대사업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결혼을 한 이후 무자녀 부부 비중이 늘어나는 점도 눈에 띈다. 201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초혼 신혼부부 중 5년 내 자녀를 출산하지 않는 부부 비중은 전체의 40.2%로 전년(37.5%)에 비해 2.6%포인트 상승했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은 국가적으로는 안타까운 현상이지만, 임대사업자에게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자녀가 없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구원 수가 적기 때문에 소형 월세 주택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거비용이 만만치 않은 수도권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혼으로 가구 분화가 일어나는 경우도 이전보다 많아졌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OECD 국가 내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높으며, 아시아에서는 단연 1위다. 2019년 이혼 건수는 11만 건을 넘었으며, 이는 전체 결혼 건수(23만9159건)의 46.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의 인구는 계속 줄어들지만 1인가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혼율 증가다. 예컨대 10가구 중 3가구가 이혼한다면 가구 수는 산술적으로 13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꼭 이혼이 아니라해도 가구가 분화되는 경우가 있다. 요즘은 졸혼(卒婚·‘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부부가 이혼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자유롭게 사는 것)이라는 풍습도 생겼다. 신성일·엄앵란 부부가 실행에 옮겨 유명한 라이프스타일로, 이들도 이혼은 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분화된 가구로서 살아가고 있다. 풍습의 변화로 실질적으로 분화되는 가구가 늘어나는 것이다.
■ 1인가구는 더 늘어…가구 성격은 고려해야
현대 사회가 복잡해지고 더욱 개방화되면 가구의 분화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빠른 결혼, 빠른 자녀 출산 등 가구원 수를 늘리고, 가구를 합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총 가구수는 2304만 가구로 나타났지만 2043년까지는 2257만 가구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인구 수는 감소하지만 가구 수는 증가하는 현상은 앞에서 살펴본 가구 분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결국 1인 가구는 앞으로도 더욱 많아질 것이다. 다만 임대사업자라면 1인 가구의 특성을 잘 고려할 필요가 있다. 1인가구라도 아직 미혼인 사회초년생, 기혼이지만 다양한 이유로 떨어져 사는 부부, 이혼한 커플 등 유형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소득변수 등을 살펴보면 저소득층 1인 가구는 전체 1인가구의 절반에 가깝다. 2인 이상 가구에서 저소득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대에 불과한 점을 비교해보면 가구 수 증가의 감춰진 이면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임대사업자는 이런 1인 가구들의 다양한 특성을 파악해 어떤 계층에 사업의 초점을 맞출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사회초년생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것과 중장년층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주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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