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땅집고 디스아파트] 올해 서울 마지막 분양단지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
[땅집고] 현대건설과 계룡건설이 올해 서울 마지막 분양 아파트로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5블록에서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을 공급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7층 7개 동으로 84~101㎡(이하 전용면적) 총 809가구다. 오는 29일 1순위 청약을 받고, 내년 1월 7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입주는 2023년 9월 예정이다.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은 고덕강일지구에 들어서는 첫 민간분양 아파트다. 공공택지에 짓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3.3㎡(1평)당 평균 분양가가 2230만원으로 정해졌다. 주변 아파트 시세를 감안하면 당첨 즉시 2억~4억원 안팎 시세차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지하철역이 멀고 출퇴근 교통 체증이 심한 점, 선호도가 떨어지는 독특한 단지 설계가 단점으로 꼽힌다.
■ 강일역까지 걸어서 30분 걸려…출퇴근 교통 체증 ‘최악’
흔히 강동구는 ‘강남 4구’로 불릴 정도로 좋은 강남 접근성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은 지하철 5호선이 지나는 강동구 중심지인 고덕·상일동과 다소 멀고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에 가로막혀 강동구 생활권으로 보기 어렵다. 오히려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와 붙어 있다. 행정구역만 강동구일 뿐 사실상 미사강변도시 생활권으로 봐야 한다.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은 분양 홍보 자료를 통해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췄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현재 이 아파트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 상일동역은 직선거리로 2㎞ 떨어져 있다. 걸어서 이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내년 3월쯤 5호선 강일역이 개통할 예정이지만 역시 직선거리 1.7㎞로 걸어가려면 약 30분이 걸린다. 가까운 곳에 9호선 미사 연장구간이 2027년 개통 목표로 추진 중이지만 빨라도 입주 후 5년 넘게 기다려야 한다.
입주 후 주로 자동차를 이용해야 하지만 평소 교통 체증이 심하다. 추진욱 바른길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출퇴근 시간에 올림픽대로 강일·암사IC, 아리수로 일대는 교통 체증이 심각해 강남역까지 1시간 이상 걸린다”면서 “앞으로도 강동구와 하남시 일대에 신축 단지가 계속 들어서는 점을 감안하면 혼잡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교육 여건과 생활 환경은 우수하다는 평가다.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에서 왕복 4차로 건너편에 강빛초등학교와 강빛중학교가 내년 3월 개교한다. 강일초, 강동중, 강일고가 인근에 있으며, 한강이 가깝고 고덕수변생태공원과 미사한강공원을 끼고 있다. 다만 고덕강일 2지구는 공공주택용지가 대부분이고, 1지구에 비해 상업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단지 인근 상가 5개동을 제외하면 대형마트, 은행, 우체국 등 편의시설 이용을 위해서는 미사신도시로 나가야 한다.
■ 분양가 평당 2230만원…시세차익 최대 4억 기대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 분양가는 3.3㎡당 평균 2230만원으로 정해졌다. 전용면적별 총 분양가는 ▲85㎡ 6억9830만~7억9520만원 ▲102㎡ 8억3000만~8억9990만원이다. 총 분양가가 9억원을 넘지 않아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85㎡ 이하는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선정하지만 102㎡는 50%를 추첨으로 뽑기 때문에 청약 가점이 낮아도 청약할 수 있다.
고덕강일 2지구에서 지난 6월 분양한 SH공사 14단지 분양가는 3.3㎡당 1800만~1900만원대여서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이 예상보다 비싸다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생활권이 비슷한 미사강변도시 아파트 시세보다 20% 정도 저렴해 당첨되면 2억~4억원 정도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단지에서 500m 정도 떨어진 ‘미사강변베라체’ 85㎡가 최근 8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한강뷰’ 대신 놀이터뷰…“한강 앞인데 한강 안 보여”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은 같은 동에서도 라인별로 배치와 층수를 달리해 눈길을 끈다. ‘ㄹ’자와 ‘ㄷ’자를 섞어서 배치했고, 라인별 최고 층수도 6~27층으로 차이난다. SH가 ‘친환경 소셜 스마트시티’를 콘셉트로 현상 설계공모를 받아 선정한 것이다. 예를 들어 501동의 경우 1~4호 라인 최고 층은 10층, 5~14호 라인은 6층(복층의 경우 5층), 15~16호 라인은 21층이다.
하지만 이 독특한 설계에 대해 정작 실수요자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저층부와 고층부가 어지럽게 뒤섞인 입면 때문에 한강 조망권이 침해받는 상황이다. 실제로 예비 청약자들은 “저층부에서는 한강에 가까운 일부 동을 제외하면 한강 조망이 불가능한 데다, 일부 고층에서도 부엌과 방 일부에서만 한강을 볼 수 있게 생겼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역시 공모를 통해 선정된 ‘개방형 설계와 커뮤니티’에 대해서도 반응이 좋지 않다. 입구(문주)는 물론 단지 주변과 경계를 구분짓는 담장도 설치되지 않고, 저층부 일부 호수에는 공동 현관문이 없어 외부인이 곧바로 현관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구조다. 커뮤니티 시설은 사우나와 독서실을 제외한 피트니스센터, 어린이도서관 등 모든 시설을 외부인과 공유하는 개방형으로 계획했다. 예비 입주자들 사이에서 “외부인 놀이터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주택형은 84㎡가 11개 타입(562가구), 101㎡가 4개 타입(247가구) 등 15개에 달할 만큼 다양하다. 이 중 84㎡ LDA형(15가구), LDB(19가구), LDC(19가구)형은 복층이다. 주방과 거실이 아래 층에, 침실 3개는 모두 윗층에 있다. 거실에서 방으로 가려면 계단을 올라야 한다. 더구나 이 주택형은 대부분 창이 동·서 방향으로 뚫려 있고 채광 면적도 좁아 오히려 인기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할 경우 연간 보유세는 얼마나 낼까. 땅집고 택스맵에 따르면 주변의 ‘강동리버파크4단지’ 84㎡(최근 실거래가 8억9500만원)의 경우 올해 보유세는 102만2160원으로, 2025년에는 종부세 16만원을 포함한 총 보유세 293만원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5년간 총 보유세 부담액은 1047만원으로 나타났다.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 입주자도 향후 비슷한 수준의 보유세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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